'열아홉 살' 손준혁의 도전...월드컵 4대회 만에 본선 32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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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손준혁의 도전...월드컵 4대회 만에 본선 32강 진출
  • 김민영 기자
  • 승인 2022.09.15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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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손준혁(부천상동방통고3)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올해 첫 세계3쿠션당구월드컵에 출전해 최종 예선전인 Q라운드까지 오른 손준혁이 불과 4번째 대회 만에 본선 32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 모든 것이 당구를 배운 지 불과 4년 만에 이룬 성과다. 2004년생인 손준혁은 열아홉 살, 한창 진로를 고민하는 고3 학생이다.

한때, 축구선수를 꿈꿨으나 이제는 오로지 당구로 세계 제패가 목표다. 이제 막 세계 제패로의 첫걸음을 뗀 손준혁을 ‘2022 서울세계3쿠션당구월드컵’이 열리는 현장에서 만났다.  

열아홉살 손준혁이 4번의 월드컵 출전에 본선 32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김민영 기자
열아홉살 손준혁이 4번의 월드컵 출전에 본선 32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김민영 기자

세계3쿠션당구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한다. 

일단 본선에 올라가서 너무 좋다. 처음부터 32강을 목표로 정하고 온 게 아니기 때문에 좀 얼떨떨하다. 32강부터는 진짜 톱 클래스 선수들과 경기를 하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다. 또 그런 선수들과의 경기 자체가 나에게는 진짜 좋은 경험이다.  

올해부터 세계당구월드컵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출전을 결심한 계기는?

지금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대표님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제안해주셨다. 후원해 주시는 분이 흔쾌히 대회 출전을 후원해주시겠다고 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출전하게 됐다.  

그래도 고3 학생에게는 부담이 큰 세계 대회다.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솔직히 고3 학생이 경험하기에는 조금 쉽지 않은 무대다. 국내 톱 클래스 선수와의 경험도 전무한데, 월드컵은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이 있지 않나. 물론 세계 랭커들은 32강이나 가야 만날 수 있지만 예선전에도 잘 치는 선수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첫 출전에 예선 최종 라운드까지 갔다. 쉽게 낼 수 있는 성적이 아니다. 

첫 번째 대회와 두 번째 대회는 예선 파이널까지 가고, 세 번째 대회는 예선 2회전에서 떨어졌다. 이번 대회가 네 번째 대회인데, 32강까지 올랐다. 아마 나 혼자였다면 이런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 같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내가 온전한 컨디션으로 시합을 할 수 있어서 성적도 잘 나온 것 같다.  

또 지금까지 시합을 나가면서 한 번도 이 선수를 이겨야겠다, 어디까지 올라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안 해봤다. 게다가 워낙 당구를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돼서 내 실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목표를 잡는 게 사치라고 느꼈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험을 쌓으러 나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당구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치게 됐나? 

원래는 중학교 때까지 축구선수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축구부 친구들 따라서 가끔 당구장에 가봤는데, 아버지는 당구 치는 걸 안 좋아하셨다. 그러던 중에 내가 부상을 당해서 축구를 계속 하기 힘들어지자 아버지가 당구선수를 해보라고 권유해 주셨다. 그러면서 당구를 배울 선생도 직접 소개해주시고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하게 됐다.  

축구가 몸으로 뛰면서 하는 운동인 반면, 당구는 멘탈스포츠라고 하는 정적인 스포츠다.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당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라서 오히려 좋았다. 나만 온전히 집중하면 되니까, 다른 동료 선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그런 점이 좋았다. 반면, 당구는 멘탈이 굉장히 중요한 스포츠라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무너지니까 그런 점이 조금 힘들었다.  

월드컵이라는 세계대회에 참가하면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일단 여러 나라의 공 스타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월드컵은 전 세계의 잘 치는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데, 그 선수들의 스타일을 보고 배우는 게 많다.  

당구선수로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나 스스로한테 실망할 때가 제일 힘든 것 같다. 시합에서 일찍 떨어진다거나 내가 원하는 만큼 당구를 잘 못 쳤다던가, 혹은 잘 모르는 분들이 못한다고 뭐라 하실 때. 그럴 때 나 자신한테 실망하고 힘들다.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어떤 선수랑 경기를 해도 긴장하지 않는다. 단점은 분위기를 많이 탄다. 분위기에 따라서 안 될 때는 완전히 안 되고, 좋을 때는 너무 잘 된다. 이럴 때 평정심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그런 걸 빨리 못 찾는 게 단점인 것 같다.  

손준혁에게 3쿠션이란?

제일 가까운 친구 같은 존재다.  

하루 연습량은 얼마나 되나? 

집이 경기도 광명인데, 서울 강남의 구장까지 매일 낮 1시에 가서 밤 10시까지 연습을 한다.  

사람들이 손준혁은 '제2의 조명우’라고 부른다. 

아직은 내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과분한 별명 같지만, 그 별명에 어울리도록 열심히 하겠다.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한국에서 하는 월드컵이다. 모국에서 하는 대회에 출전하는 기분은 어떤가? 

시차 적응을 안 해도 되니까 너무 편하다. 다른 나라에서 시합을 하면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데, 직접 응원을 받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경기 중에도 응원해 주시는 소리가 들리니까 나도 힘이 나서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꼭 한 번 경기를 해보고 선수가 있다면? 

제러미 뷰리와 마르코 자네티. 사람들은 그 두 선수가 초를 많이 쓴다, 늦게 친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마저도 존중하고 그런 신중하고 꼼꼼한 경기 스타일이 저한테는 정말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배우고 싶다.  

서울당구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본선에 꼭 가겠다는 욕심이 있었나? 

첫날 경기가 제일 힘들었다. 지난주에 전국시합을 하고 바로 출전했기 때문에 컨디션이 상당히 안 좋았다. 다행히 운이 자 따라주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자신감이 좀 생겼다. 이렇게만 하면 또 잘 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고, 옆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힘을 주셔서 본선까지 올라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당구선수가 되고 싶은가? 

누군가 당구도 잘 치고 인성도 바른 선수가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손준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당구선수 손준혁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인생에서 내가 정해 놓은 목표가 단계별로 있다. 첫 번째는 다음 달 열리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거다. 그다음은 월드컵 우승을 한 번 하는 게 목표고, 그다음은 세계 랭킹 1위를 해보는 게 마지막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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