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회장 박종화)의 정기총회 보이콧사태로 인해 당구는 종목 자체가 아예 존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

체육단체 통합을 주관하는 통합설립기획단에서는 "전국당구연합회가 해산 총회를 마치지 못하고 통합될 경우 통합 당구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의 등급이 정가맹단체에서 등록단체로 강등될 수 있다"는 의견을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등록단체로 등급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상 종목 퇴출을 의미한다.

등록단체는 정가맹, 준가맹, 인정단체, 등록단체 등 4단계 단체 등급 중 최하위 단계로 대한체육회로부터 단체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만 받게 된다.

따라서 등록단체로 강등되면 국가대표 해외 파견, 전국체전 정식종목, 실업팀, 체육특기자 선발, 중고등학교 학생선수 육성 등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것은 물론,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에 대한 지원까지 모두 삭감된다.

지난 16년간 대한당구연맹과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모든 바탕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대한당구연맹(회장 장영철)은 지난 98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종목 단체로 승인받고 2001년 준가맹, 2005년 정가맹 경기단체로 승격했다.

전국당구연합회는 99년에 국민생활체육회에 가입하여 2000년 준회원, 2001년 정회원 단체로 승격했다. 

등록단체가 다시 정가맹단체로 승격되기 위해서는 최소 4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구 종목은 스포츠로써의 운명이 걸린 최악의 위기 순간을 맞게 되었다.

전국당구연합회는 이러한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 국민생활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 의견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22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창립총회가 열리기 두 시간 전 다시 한 번 정기총회 개최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박종화 회장은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대의원 여러분들이 22일 열리는 총회에 꼭 참석해서 당구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총회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대의원들이 22일 열릴 예정인 마지막 총회에 참석할 것인지에 대한 관계자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정기총회 보이콧을 이어 가고 있는 대의원 중 한 명은 “우리끼리 이미 합의한 이야기가 있다. 나 혼자 나올 수는 없다”고 말하며 단체 행동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 박종화 회장에 대한 재신임 또는 사퇴 ▲ 모든 고소, 고발 취하 ▲ 우인구 사무처장 미인준 등을 대의원총회 참석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박종화 회장 집행부는 이를 전 사무처장 파면에 대한 세를 규합한 보복 행위로 간주하여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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