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당구는 퇴출 위기에 몰렸다.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의 내홍이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아 통합 절차를 아예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퇴출당하지 않을 처방은 단 하나, 3월 22일 이전에 통합총회를 보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3월 27일까지 통합 체육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사단법인 인가를 내고 가입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당구연합회 박종화 회장은 통합을 서둘렀다. 대한당구연맹은 지난 2월에 이미 통합 안건이 모두 통과되어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반면 전국당구연합회는 지난해 비리 혐의를 받던 전 사무처장 방모 씨를 파면하고 나서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의결한 이사회는 반대 측 이사들이 두 차례나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끝내 무산시켰고, 2월 말이 되도록 통합 안건은 표류했다. 

결국, 지난 3월 11일이 돼서야 이사회는 통합 안건을 의결했다. 반대 측 이사들은 단 한 명도 이사회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사회가 끝나자마자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 종목육성부에 전화를 걸어 “지난해 사임한 이사들이 사임서를 서면 제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는 성원이 되지 않았으므로 무효다”라는 주장을 했다.

당구 종목의 통합은 이런 식으로 계속 방해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사임한 이사들은 이미 오래전에 사임서를 제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한당구연맹과 전국당구연합회는 두 차례의 협상을 통해 오는 3월 22일 오후 4시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창립총회를 의결했다.

의결이 이뤄진 2차 회의에서는 3시간에 걸친 설전이 벌어졌다.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끝내 5 대 5 통합을 이뤘다. 이런 결과면 박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국당구연합회 통합추진위원들은 ‘한 수 위’라 평가받는 대한당구연맹 측 통합추진위원들을 상대로 선전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었다. 전국당구연합회는 문체부에서 정해준 마지노선인 18일까지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해야 했다.

마치 행군을 하는 기분이었다. 겨우 한고비를 넘어가니 가파른 언덕이 또 있었다. 

지난 2월에 이미 한 차례 총회가 무산되었기 때문에 정기대의원총회를 다시 개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박 회장을 지지하는 14명의 대의원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미 17일로 날짜를 잡아놓은 상태였고 다시 설득에 나섰다.

14명의 대의원들은 의무를 다하겠다고 답해왔다. 오랜 싸움에 지칠 법도 한데, 고맙게도 당구 하나만 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대 측 대의원들에게도 계속해서 참석을 당부했다. 거절하는 대의원들도 있었고 참석하겠다는 대의원도 있었지만, 많은 대의원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의원은 총 32명이므로 17명 이상 참석하지 않으면 총회는 과반에 모자라 열릴 수가 없다. 전국당구연합회 정기총회 무산에 따른 결과를 이미 문체부와 국체회는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활이 걸린 전국당구연합회의 2016년 정기대의원총회는 오늘 오후 2시에 대전에서 열린다.

성원이 되지 않으면 전국당구연합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부탁한다. 꼭 참석하시라. 

 

전국당구연합회 대의원 32인

서울 - 태현선, 이남영
경기 - 마광현, 변만주
인천 - 김영수, 김영조
강원 - 김운근, 남영
대전 - 이철희, 김재호
세종 - 류제규, 이진명
충북 - 강원일, 이한근
충남 - 박승덕, 이시우
광주 - 정건표, 김대봉
전북 - 이정길, 이병주
전남 - 김용구, 정철
대구 - 배영대, 김정동
경북 - 이병규, 이동언
경남 - 방효성, 김수웅
울산 - 김영길, 김정수
부산 - 안상철, 윤미화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