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당구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돌아온 챔피언' 세미 사이그너. ⓒ 코줌 스튜디오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벌인 끝에 '돌아온 챔피언' 세미 사이그너(터키)가 블랑켄베르크 당구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사이그너는 준결승전에서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에게 19이닝 만에 40:39로 승리하는 '1점 차 신승'을 거두고 11년 만에 당구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되었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에 시작한 '2018 블랑켄베르크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사이그너와 폴리크로노폴로스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9:6으로 3점 앞서던 폴리크로노폴로스가 7이닝에서 연속 6점을 득점하며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사이그너는 초반 분위기를 빼앗겼다.

그러나 7:19로 지고 있던 9이닝에서 사이그너가 연속 14득점을 터트리면서 순식간에 21:19로 승부를 뒤집었다.

사이그너의 갑작스러운 일격으로 전반전이 끝나며 후반전은 더욱 긴박하게 전개되었다.

사이그너는 후반전 초반 공방전에서 10이닝 3점, 11이닝 4점을 올려 28:24로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이어서 15이닝에서 연속 5득점하며 33:24로 완벽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그런데 17이닝에서 폴리크로노폴로스가 연속 7득점을 하며 31:34로 근접하면서 분위기는 또 한 번 요동쳤다.

18이닝을 공타로 보낸 폴리크로노폴로스는 후구에서 사이그너가 2점을 더 달아나 31:36이 되자 다음 19이닝 공격에서 연속 8득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39점을 만들었다.

하마터면 경기가 폴리크로노폴로스의 역전승으로 끝날 뻔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득점은 아깝게 빗나갔고 타음 타석에서 사이그너는 수구와 제1적구가 근접해 쉽지 않았던 포지션을 앞돌려치기대회전으로 풀어내며 역전시킬 기회를 만들었다.
 

19이닝 공격에서 연속 8득점으로 39점을 만든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마지막 40점째 득점에 실패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코줌 중계화면 갈무리


사이그너는 남아있던 3점 중 2점을 차분하게 득점했고, 마지막 40점째 점수를 1쿠션 걸어치기로 짧게 떨어뜨려 득점하며 40:39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사이그너는 11년 전인 지난 2007년 그리스 코르푸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 올라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과 대결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후 당시 터키당구연맹 집행부의 비리에 항의하며 무기한 선수생활 중단을 선언했고, 7년 동안이나 선수활동을 하지 않다가 이후 7년 만인 지난 2014년 9월 포르토 당구월드컵에서 복귀를 선언했다.

월드컵 예선 1라운드부터 뛰며 서서히 예전 감각을 회복한 사이그너는 1년 뒤 '2015 구리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에 성공했고, 5개월 후에는 본선 32강을 넘어 16강에 진출했다.

그해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복귀 후 최고 성적을 거둔 사이그너는 지난해 룩소르 당구월드컵에서 첫 8강 관문을 뚫었다.

올해 첫 대회인 안탈리아 당구월드컵에서도 한차례 8강에 올랐고, 지난 호찌민 대회에서는 32강전에서 즈엉안부(베트남)와 승부치기 접전 끝에 2:3으로 아깝게 패해 탈락했다.

사이그너는 3년 10개월의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바닥부터 한 걸음씩 올라가 마침내 14년 만에 벨기에에서 열린 의미 있는 당구월드컵에서 다시 챔피언에 도전하게 되었다.

사이그너의 마지막 당구월드컵 우승은 지난 2004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다. 사이그너는 딕 야스퍼스-에디 멕스의 준결승전 승자와 한국시간으로 17일 밤 11시 20분에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준결승전에서 마지막 40점째 1쿠션 걸어치기를 시도하는 사이그너. 사진=코줌 중계화면 갈무리

 

◆ '2018 블랑켄베르크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 경기결과

니코스 폴리크르노폴로스 39(19이닝)40 세미 사이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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