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승자 쩐뀌엣찌엔(베트남)은 이번 호찌민 당구월드컵 32강에서 1승 1무 1패로 F조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사진=김한나/코줌스튜디오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원조' 유럽과 '신흥' 아시아의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호찌민 대회 사상 처음으로 '유럽 12명 vs 아시아 3명'의 비율로 16강이 구성된 것.

지난 24일 열린 '2019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에서 아시아는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와 베트남의 응오딘나이, 응우옌득안찌엔 등 단 3명만 살아남아 역대 최저 인원이 16강 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2015년 처음 열린 호찌민 대회에서는 한국과 함께 개최국 베트남 선수들이 선전하며 아시아권이 크게 강세를 보였다.

2015년 호찌민 첫 대회에서는 유럽 9명, 아시아 6명, 아프리카 1명 등이 16강에 올라 서서히 아시아권 선수들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다음 해에는 아시아 선수 8명이 16강에 진출하며 처음으로 유럽(7명)과 아프리카(1명)를 제쳤고, 2017년에는 아시아와 유럽이 8명씩 올라 16강을 양분했다.

지난해 호찌민 대회 16강은 다시 아시아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 7명, 남미 1명 등이었다.

이렇듯 아시아는 매년 5월 호찌민 대회마다 '사대천왕'이 이끄는 유럽과 16강을 양분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선수 3명이 우승과 준우승, 공동 3위 등을 싹쓸이하는 기록까지 남겼다.

터키의 비롤 위마즈는 쩐뀌엣찌엔과 승점 3점 동률로 경기를 마쳤지만, 합산 평균득점에서 1.841로 쩐뀌엣찌엔(1.507)에게 앞서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김한나/코줌스튜디오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권 선수들은 유럽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한 실력을 보이며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32강 본선 리그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에게 패하거나 평균득점에서 밀려 대거 탈락했다.

지난해 우승자 쩐뀌엣찌엔은 F조에서 1승 1무 1패로 경기를 마치면서 비롤 위마즈(터키)와 승점 3점으로 동점이 되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위마즈가 조 1위였던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13이닝 만에 40:25로 잡아 합산 평균득점 1.841을 기록하며 쩐뀌엣찌엔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쩐뀌엣찌엔은 마지막 경기에서 제러미 뷰리(프랑스)를 21이닝 만에 40:34로 꺾어 합산 1.507의 평균득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4강 진출자 응우옌꾸억응우옌은 H조에서 한 수 아래 배리 반 비어스(네덜란드)와 40:40 무승부를 기록하고, 이어서 벨기에의 에디 멕스와 에디 레펜스에게 연달아 패해 1무 2패 조 4위로 탈락했다.

한국의 김행직(전남)은 '하이런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무 2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경기를 마쳐 탈락했다. 사진=김한나/코줌스튜디오

한국의 김행직(전남)과 베트남의 민둑쩐이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와 경쟁했던 G조에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네티와 초클루가 2승 1패로 나란히 1,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고, 김행직과 민둑쩐은 1무 2패로 탈락했다.

김행직은 자네티와 초클루에게 져 먼저 2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하이런 18점'으로 분전하며 기사회생을 노렸다.

그러나 1승 1패였던 초클루가 자네티를 23이닝 만에 40:21로 꺾고 2승 1패가 되면서 김행직은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A조에서 뛴 강동궁(브라보앤뉴)은 마지막 경기에서 에리크 텔레즈(코스타리카)에게 14이닝 만에 27:40으로 발목을 잡혀 탈락했다.

E조 허정한은 롤랜드 포툼(벨기에)에게 첫 경기를 20이닝 만에 29:40으로 패하고, 다음 경기에서 터키의 아흐멧 알프를 40:27(19이닝)로 잡아 1승 1패를 기록하며 16강행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경기를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에게 17이닝 만에 17:40으로 패하면서 1승 2패로 3위에 머물렀다.

베트남의 응우옌득안찌엔은 16강에서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김한나/코줌스튜디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는 다시 한번 아시아와 유럽의 대륙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3년 연속 호찌민 16강에 진출한 조명우는 예선에서 한 차례 패했던 위마즈와 복수전을 벌이고, 응오딘나이는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대결한다.

응오딘나이는 지난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16강전에서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23이닝 만에 40:27로 꺾은 응오딘나이는 8강에서 8강에서 유럽의 강호 에디 멕스를 19이닝 만에 40:23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16강에 오른 응우옌득안찌엔은 지난해 호찌민 대회와 서울 대회에서 32강에 진출하며 주로 아시아권 대회에서 활약을 했다.

이번 대회 16강에서는 '터키 간판선수' 세미 사이그너(세계 4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16강 경기는 MBC Sports+와 당구 전문 인터넷방송 코줌에서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 16강 대진 및 시간(한국시간)

<25일 15:00>

조명우 vs 비롤 위마즈
마르코 자네티 vs 사메 시덤
응우옌득안찌엔 vs 세미 사이그너
에디 레펜스 vs 롤랜드 포툼

<25일 17:00>

타이푼 타스데미르 vs 에리크 텔레즈
다니엘 산체스 vs 에디 멕스
프레데릭 쿠드롱 vs 무랏 나시 초클루
딕 야스퍼스 vs 응오딘나이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