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3쿠션 월드챔피언십' 본선 32강에 오른 한국 선수 6명 중 허정한(경남)이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다. 사진=코줌스튜디오


[빌리어즈=김탁 기자]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제71회 3쿠션 월드 챔피언십' 32강전에 진출한 한국 당구 국가대표 6명 중 허정한(경남·세계랭킹 6위)이 유일하게 승리하고 16강에 올랐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4일 저녁 시작된 본선 32강전에서 라운드마다 한국 선수들의 아쉬운 패전 소식이 이어졌다.

저녁 9시 첫 라운드에 출전한 '헐크' 강동궁(동양기계·국내 1위)은 이집트 간판선수 사메 시덤(세계 11위)과 대결해 17이닝 만에 22:40으로 패했다.

초반 10이닝까지 강동궁이 극도로 부진하며 3이닝에서 단 3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는 사이 시덤은 4이닝에서 연속 11득점을 포함 9이닝까지 무려 30점의 소나기 득점포를 퍼부었다. (4-2-3-11-1-4-2-1-2점)

3:30으로 너무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 위해 중반부터 강동궁이 안간힘을 썼지만, 27점 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1이닝부터 살아난 강동궁이 1-3-3-3-4점을 만회해 17:33까지 쫓아갔지만, 시덤이 16이닝에서 6득점을 올려 강동궁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곧바로 17이닝에서 남은 한 점을 마무리해 승리를 거두었다.

 

32강전에서 아쉽게 패한 강동궁(동양기계). 사진=코줌큐스코


오후 11시 시작된 두 번째 라운드에는 최성원(부산체육회·세계 7위)과 서현민(충남·국내 2위)이 출전했다.

최성원은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세계 15위)와 대결해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아쉽게 승부치기에서 초구를 놓쳐 0:1로 졌다.

사이그너가 4이닝부터 1-1-10-4-3점을 득점하며 8이닝까지 23:7로 앞서고, 다시 12이닝부터 4-2-3점을 더해 14이닝까지 32:12로 크게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승부가 쉽게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승부사' 최성원은 15이닝 6득점으로 포문을 열어 20점 차를 뒤집고 먼저 40점을 끝내는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사이 초반 기세 좋던 사이그너는 19이닝까지 다섯 번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빌미를 제공했다.

최성원은 18:32로 지고 있던 17이닝에서 연속 9득점 한 방으로 27:32까지 쫓아갔고, 19이닝과 20이닝에서 각 2득점을 보태 31:32 한 점 차로 따라잡았다.

사이그너가 20이닝 후구에서 5점을 달아나며 31:37로 점수가 다시 벌어졌지만, 21이닝 최성원이 '마무리 9점포'를 터트리며 40:37로 먼저 경기를 마치는 기적을 썼다.

후구에서 사이그너가 3점을 처리해 40:40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면서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성원의 승부치기 초구가 짧게 떨어지면서 제2적구를 스치듯이 지나쳐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사이그너가 후구에서 초구를 득점하면서 경기는 아쉽게 끝이 났다.
 

'승부사' 최성원(부산체육회)ㅇ은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먼저 40점을 마쳤지만, 승부치기에서 초구를 놓쳐 아쉽게 탈락했다. 사진=코줌스튜딩오


같은 시각 서현민은 토니 칼센(덴마크·세계 31위)과 대결해 경기 초반 11이닝까지 단 3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3:18로 끌려갔다.

칼센은 26:12로 앞선 15이닝과 17이닝에서 연속 7득점으로 남은 점수를 마무리했고, 서현민이 후구 타석에서 8득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결과는 40:22 칼센의 승리.

한국시간 5일 새벽 1시 경기에 출전한 허정한이 14이닝 만에 40:14로 무랏 첼릭(터키·세계 69위)을 꺾고 32강전에서 한국 당구 국가대표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승전고를 울렸다.

7이닝까지 12:10으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허정한은 8이닝부터 6-6-1-10-2-0-3점을 쏟아부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32강전 마지막 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세계 1위)을 상대했던 김행직(전남·세계 3위)은 18이닝 만에 23:40으로 아쉽게 패했다.

김행직은 1이닝 후구에서 7득점을 올리며 초반 분위기가 좋았으나, 4이닝부터 터진 쿠드롱의 맹공을 막지 못해 무너졌다.

쿠드롱은 4이닝 5득점을 시작으로 5-3-3-1-3-1-2점을 득점하며 11이닝까지 26:16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13이닝에서 최고 연속득점 10점을 뽑아내며 36:16으로 리드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행직이 막판에 2-1-4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경기는 40:23 쿠드롱의 승리로 끝났다.

 

김행직(전남) '디펜딩 챔피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에게 18이닝 만에 23:40으로 패했다. 사진=코줌큐스코


같은 시각 조재호(서울시청·세계 8위)는 제러미 뷰리(프랑스·20위)의 막판 파이팅에 밀려 18이닝 만에 32:40으로 아깝게 졌다.

두 선수는 경기 초반 난타전을 벌이며 팽팽하게 대결했다. 전반전은 10이닝 만에 14:22로 뷰리가 앞선 가운데 마쳤지만, 후반전에서 조재호가 1-5-3점을 만회해 13이닝에서는 23:25로 따라잡았다.

그러나 23:27로 뷰리가 5점 앞서 있던 16이닝에서 연속 7득점 결정타가 터져 34:2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고, 이어서 뷰리가 2점, 4점 등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후구에서 4득점에 그친 조재호를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 선수 중에서 허정한이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5일 9시에 시작되는 16강전에서 허정한은 베트남의 응웬꾸억응웬(세계 14위)과 대결한다.

응웬꾸억응웬은 이번 대회 32강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세계 13위)에게 '끝내기 6점포'로 20이닝 만에 40:37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32강전에 한국과 같이 5명이 전원 진출했던 베트남은 4명이 16강에 올라갔다.

가장 먼저 응오딘나이(세계 17위)가 연속득점 14점 축포를 터트리며 20이닝 만에 40:34로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68위)를 누르고 16강에 진출했고, 이어서 지난 대회 '4강 돌풍'의 주인공 마민깜(24위)이 오스트리아의 아르님 카호퍼(59위)를 37이닝 만에 40:27로 꺾었다.
 

베트남의 응웬꾸억응웬은 32강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16이닝 만에 40:37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사진=코줌스튜디오


3라운드에서 응웬꾸억응웬이 산체스를 꺾고 16강에 합류한 베트남은 마지막 4라운드 경기에서 쩐뀌엣찌엔(세계 12위)과 즈엉안부(26위)가 대결해 승부치기 접전 끝에 2:1로 쩐뀌엣찌엔이 승리했다.

한편, 지난 대회 준우승자 에디 멕스(벨기에·세계 2위)가 이번 32강전에서 스페인의 루벤 레가즈피(세계 96위)에게 24이닝 만에 30:40으로 패해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되었다.

16강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5일 저녁 7시에 시작되며, 당구 전문 인터넷방송 코줌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 '제71회 3쿠션 월드 챔피언십' 32강 경기결과

<제1라운드>

딕 야스퍼스 40(13이닝)8 아메드 압달라

루벤 레가즈피 40(24이닝)30 에디 멕스

타이푼 타스데미르 40(22이닝)30 무랏 나시 초클루

사메 시덤 40(17이닝)22 강동궁

<제2라운드>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34(20이닝)40 응오딘나이

토니 칼센 40(17이닝)22 서현민

에디 레펜스 40(22이닝)23 모리 유스케

최성원 40(21이닝)40 세미 사이그너
*승부치기 0:1 사이그너 승

<제3라운드>

아르님 카호퍼 27(38이닝)40 마민깜

토브욘 블롬달 40(17이닝)21 마르코 자네티

다니엘 산체스 37(20이닝)40 응웬꾸억응웬

무랏 첼릭 14(14이닝)40 허정한

<제4라운드>

로빈슨 모랄레스 40(21이닝)30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즈엉안부 40(26이닝)40 쩐뀌엣찌엔
*승부치기 1:2 쩐뀌엣찌엔 승

제러미 뷰리 40(18이닝)32 조재호

프레데릭 쿠드롱 40(18이닝)23 김행직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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