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청주직지 3쿠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든 김행직. 청주=김민영 기자

[빌리어즈=청주/김탁 기자] 3쿠션 월드컵의 32년 역사를 '한국 당구의 대들보' 김행직(25∙전남당구연맹)이 새로 썼다.

김행직은 한국 당구선수로는 최초로, 그리고 사대천왕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월드컵 연승(連勝)' 기록을 세웠다.

1일 오후 7시 30분 열린 '2017 청주직지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김행직은 터키의 무랏 나시 초클루(43∙세계 랭킹 9위)를 16이닝 만에 40: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행직은 처음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어려운 공도 과감하게 회전을 주어 밀어 넣어 성공시키는 등 초반부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3이닝에서 연속 5득점하며 13:9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김행직은 뛰어난 경기운영으로 끝까지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앞서 월드컵 2회 우승 경험이 있던 초클루는 준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김행직이 32:13으로 크게 앞선 12이닝에서 연속 9득점하며 쫓아오기도 했지만, 초클루는 계속해서 난조를 보였다. (32:22)

결국, 16이닝에서 김행직이 빈쿠션치기를 성공시키며 먼저 40점을 마무리했고, 후구에서 초클루가 7득점에 머물러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청주 월드컵 입상자들. 왼쪽부터 3위 뤼피 제넷, 준우승 무라 나시 초클루, 우승 김행직, 3위 딕 야스퍼스. 청주=김민영 기자

김행직, "더 열심히 해서 새로운 기록 써 나갈 것"
3쿠션 사대천왕 30년 독주 무너지는 기폭제될까

김행직의 이번 '월드컵 연속 우승'은 블롬달∙야스퍼스∙산체스∙쿠드롱 등 '3쿠션 사대천왕'의 30년 독주 역사를 새로 쓰는 기념비적인 우승이다. 

지난 포르토 월드컵에서 우승한 김행직은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 아니냐. 블롬달 등 사대천왕이 세운 기록들 언젠가는 깨질 날이 오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김행직은 지금까지 사대천왕에게만 허용됐던 월드컵 연속 우승 기록의 새로운 주인공된 것. 

포르토 월드컵 본선 32강전부터 다섯 경기, 그리고 이번 청주 월드컵 본선 32강전부터 다시 다섯 경기 등 두 대회에서 10전 전승을 거둔 김행직은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블롬달, 야스퍼스, 산체스, 쿠드롱에 이어 다섯 번째 위치에 이름 석 자를 올렸다. 

주니어 시절 월드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던 김행직은 당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계속해서 새로 쓰고 있다. 

김행직을 비롯한 한국 당구선수들은 3쿠션 세계 무대에서 세대교체를 이뤄낼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중에서 '당구 천재'로 가장 주목을 크게 받던 김행직은 이번 청주 월드컵 우승으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한발 먼저 치고 나갔다. 

월드컵 3회 우승, 4회 우승 그리고 더 나아가서 '월드컵 43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 버금가는 대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다음 3쿠션 월드컵은 오는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라볼에서 개최된다. 

라볼 당구월드컵 이후에는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볼리비아 산타 크루즈에서 '2017 3쿠션 월드 챔피언십'이 열릴 예정이다. 

 

◆ '2017 청주직지 3쿠션 월드컵' 결승 경기 결과

김행직 40(16이닝)30 무랏 나시 초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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