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가 10년 만에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히긴스 18-15로 꺾고 2년 연속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마크 셀비 <사진 = Tai Chengzhe/빌리어즈>

세계 랭킹 1위이자 지난해 스누커 세계 챔피언인 마크 셀비(34・잉글랜드)가 2016/17 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5월 1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2017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셀비는 12시간의 혈투 끝에 존 히긴스(42・스코틀랜드, 세계 랭킹 6위)를 18-15로 꺾고 2년 연속, 개인 통산 세 번째 스누커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2011/2012 시즌부터 현재까지 무려 6개 시즌 동안이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셀비는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스누커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스누커 세계 일인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셀비는 잉글랜드 세필드에 있는 크루시블극장에서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게 된 1977년 이후 전년도 세계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셀비는 그 외에도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에 세 번 우승을 차지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되었고, 스누커 역사상 가장 큰 우승 상금인 37만5,000 파운드(한화 약 5억4,570만원)의 주인공도 되었다. 

그동안 '월드 스누커' 투어 중 가장 우승 상금이 큰 메이저 대회는 지난해 열린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33만 파운드)으로 이 또한 셀비가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셀비는 이번 시즌에 오랫동안 깨지지 않던 ’스누커 황제’ 스티븐 헨드리(49・스코틀랜드)의 한 시즌 최다 획득 상금 74만 파운드(한화 약 10억7,687만원) 기록을 93만2,000 파운드(한화 약 13억5,628만원)로 갱신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만 셀비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까지 129만8,425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8억9,440만원의 상금을 받았고, 1999년 프로 전향 이후 총 445만7,516 파운드(약 65억2,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그 외에 한 시즌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5회)도 헨드리, 딩준후이(31・중국)와 동률을 이루었고, 이번 시즌에 3대 메이저 대회 중 월드 챔피언십과 UK 챔피언십 등 2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여 개인 통산 여덟 번째 트리플 크라운 타이틀을 획득했다. 

우승 후 가족과 함께 포토라인에 선 마크 셀비 <사진 = Tai Chengzhe/빌리어즈>

이번 월드 챔피언십은 지난 4월 15일에 막을 올려 16일간의 대장정을 벌였다.

셀비는 1라운드 32강전에서 세계 랭킹 45위 퍼갤 오브라이언(46・아일랜드)을 10-2로 가볍게 꺾었다. 

2라운드 16강전에서는 샤오궈동(29・중국, 44위)을 13-6으로 눌렀고, 3라운드에서는 마르코 푸(40・홍콩, 8위)를 13-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중국의 스누커 스타’ 딩준후이(4위)와 대결하여 접전 끝에 17-15로 승리를 거뒀다.

셀비는 결승전에서 2007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히긴스를 만났다.

2007년에는 히긴스가 셀비를 18-13으로 누르고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히긴스는 1998년과 2007년, 2009년, 2011년 등 네 차례나 스누커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결승전까지 여섯 번이나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오른 베테랑 선수다. 

스누커 역사상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여섯 번 이상 진출한 선수는 히긴스를 포함해 헨드리와 스티브 데이비스(8회), 레이 리어든(7회), 로니 오설리번(6회) 밖에 없다.

히긴스는 현역 선수 중에서 오설리번과 함께 가장 많이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올라갔다. 

셀비는 이번까지 총 네 번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하여 히긴스에게 패배한 2007년을 제외하고는 세 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자에 머문 존 히긴스 <사진 = Tai Chengzhe/빌리어즈>

4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결승전에서 제1세션은 히긴스가 6-2로 앞섰다. 히긴스는 4프레임에서 141점 하이 브레이크를 기록했다.

제2세션에서도 히긴스가 셀비를 압도하며 14프레임까지 10-4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셀비가 15프레임부터 내리 다섯 프레임을 승리하며 9-10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셀비는 22프레임에서 68:19로 승리하며 11-11 동률을 이뤘고, 23프레임에서 82:0으로 승리해 전세를 뒤집었다. 

히긴스도 마지막 제4세션이 시작되면서 바짝 고삐를 당겼다.

16-12로 셀비가 우승까지 단 두 프레임만 남겨 놓았지만, 히긴스가 29프레임부터 내리 세 프레임을 승리하며 16-15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셀비는 32프레임에서 131점 하이브레이크를 기록하며 132:0으로 승리했고, 마지막 33프레임에서 75점을 연속 득점하며 80:19로 승부를 갈랐다. 

경기 후 영국 국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셀비는 “스누커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스포츠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것을 많이 느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어려운 싸움이었다.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했다.

어제 4-10으로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음 날 7-10까지 따라잡았을 때 내가 세 프레임을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나는 많이 무너져 있었다.

이 세 프레임을 통해 나는 자신감을 많이 회복할 수 있었다. 오늘 히긴스는 정말로 강했다. 이번 결승에서 그와 함께 경기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크 셀비 vs 존 히긴스의 '2017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사진 = Tai Chengzhe/빌리어즈>

▶︎ 결승전 결과

마크 셀비 18- 15 존 히긴스

<제1세션>
76-34 (76), 7-50, 121-8 (62, 58), 0-141 (141), 40-99 (63), 1-126 (95),
54-59 (58), 33-68

<제2세션>
86-0 (86), 8-60, 44-74, 69-22, 1-68, 0-76 (76), 81-9 (81), 121-12 (121), 96-17 

<제3세션>
76-1, 53-2, 29-107 (78), 63-40, 68-19 (67), 82-0 (58), 72-0 (72)

<제4세션>
72-22, 36-74, 76-1 (71), 134-4 (54,70), 34-88 (88), 0-119 (111), 47-75,
132-0 (131), 80-19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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