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프로당구 이번 시즌에 데뷔전 우승의 신화를 쓴 '로얄로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와 무명의 '언더독 신화'를 쓴 박기호.
두 선수가 천적 간에 벌어진 리벤지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며 통산 첫 월드챔피언십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2024' 16강전에서 사이그너는 '천적' 서현민과 풀세트의 치열한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입성했다.
사이그너는 이번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서현민에게 세트스코어 0-3의 패배를 당해 16강 진출이 쉽지 않았다.
다음 두 경기를 모두 이겨 C조 2위와 종합순위 16명 중 14위에 오르며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 데뷔한 사이그너의 정규투어 첫 상대가 서현민이었는데 당시에는 사이그너가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고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러나 지난 7차 투어 64강전에서 서현민과 두 번째 대결을 벌여 1-3으로 패하며 탈락했고,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까지 두 경기 연속 패하며 고전을 이어갔다.
리벤지매치에 나선 사이그너는 1세트부터 끝내기 하이런 12득점에 성공하며 경기 시작부터 서현민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1세트를 2이닝 만에 15:4로 따낸 사이그너는 2세트도 4-6-1-4 연속타로 매 타석 점수를 쌓아 4이닝 만에 15:9로 승리해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사이그너는 3세트에 잠시 주춤해 6이닝 만에 5:15로 패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서현민은 2:5로 지고 있던 5이닝에 7득점을 올렸고, 6이닝에 6점타로 승부를 끝냈다.
다음 4세트에서도 8강까지 한 세트 남은 사이그너와 막다른 길에 몰린 서현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는데, 서현민에게 5이닝까지 2:9로 지고 있던 사이그너는 5이닝 5득점을 올리며 7:9로 따라잡아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7이닝 선공에 나선 서현민이 5점을 득점하고 다시 점수는 7:14로 벌어져 사이그너의 패색이 짙어졌고, 곧바로 3점을 따라왔지만 8이닝에서 서현민이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10:15로 세트스코어 2-2 동점이 됐다.
5세트 역시 4이닝까지 6:4의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가 사이그너가 5이닝에 7득점 결정타를 올리며 13:5로 달아난 다음 6이닝에서 2점을 마무리하고 15:5로 승리를 거뒀다.
사이그너는 8강에서 또 한 명의 복병을 만나게 됐다. 같은 시각 열린 16강전에서 '언더독 신화' 박기호가 이상대를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올라온 것.
지난 8차 투어 32강전에서 사이그너는 박기호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하며 탈락한 바 있다.
이날 16강전에서 박기호는 이번 시즌 2전 2승을 거둔 이상대와 세 번째 대결해 정교한 두께감으로 마지막 세트를 따내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박기호는 1세트를 11이닝 만에 11:15로 패했지만, 2세트를 10이닝 만에 15:9로 승리한 뒤 3세트도 7이닝 만에 15:3으로 따내 세트스코어 2-1로 역전했다.
4세트는 이상대가 5이닝에 8점타를 터트려 5:15(7이닝)로 패했고, 5세트 초반부터 6-2-3-4 연속득점을 올리면서 15:5로 승리를 거뒀다.
박기호는 이번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임성균(하이원리조트)과 한동우를 각각 3-0, 3-2로 이겼고,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는 0-3으로 패해 2승 1패(세트득실 1)로 B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라왔다.
16강전에서 이상대를 꺾고 사이그너와 8강에서 만나게 된 박기호가 과연 '언더독 신화'를 월드챔피언십 4강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