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뱅크샷에 울고, 뱅크샷에 웃었다.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복병' 장혜리에게 일격을 맞아 조별리그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두 선수는 세트 막판에 뱅크샷 공격을 주고받으며 회심의 한 방을 노렸는데, 김가영보다 장혜리의 큐 끝이 더 예리했다.
김가영은 이번 경기에 지면서 1승 1패로 D조 다른 선수들과 모두 동률이 돼 마지막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입장이 됐다.
11일 오후 7시에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32강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김가영은 장혜리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지난 9일 첫 번째 경기에서 김가영은 '슈퍼루키' 장가연(휴온스)을 세트스코어 2-0으로 꺾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LPBA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애버리지 2.444를 기록까지 세우며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만난 장혜리에게는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51분 만에 패하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김가영은 1세트 8이닝까지 단 3득점에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반면에 장혜리는 초반에는 득점이 지지부진하다가 5이닝에서 스리뱅크샷으로 2득점 후 안정을 찾았다.
김가영은 6이닝에 2점을 따라붙어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회전 비껴치기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한 뒤 두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며 장혜리에게 2-2-2 연속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장혜리는 뱅크샷이 적시에 터졌다. 7이닝에 스리뱅크샷을 한 번 더 성공시켜 5:3으로 다시 리드했고, 8이닝에 다시 2점을 보태 7:3으로 앞섰다.
9이닝에서는 김가영이 스리뱅크샷으로 2점을 따라와 7:5가 된 상황에서 장혜리가 다시 대회전 뱅크샷으로 2점을 더 따내고 9:5로 달아났다.
뒤늦게 김가영이 1점씩 쫓아와 9:7까지 추격했지만, 10이닝과 11이닝에 1득점 후 시도한 두 차례 뱅크샷이 모두 빗나가 뒤집기에 실패했다.
장혜리는 11이닝 공격에서 비껴치기로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뒤 뒤돌리기로 마지막 득점을 올려 11:7로 1세트를 승리했다.
1세트를 내주고 끌려가던 김가영은 2세트에서 장혜리의 6점타 한 방이 터지면서 결국 아쉽게 큐를 접었다.
8이닝까지 4:3으로 1점 앞서가던 장혜리는 9이닝 선공에서 뒤돌리기로 포문을 연 후 행운의 뱅크샷까지 득점하면서 공격을 이어갔고, 앞돌리기와 뱅크샷 한 방을 더 성공시키며 총 6점을 득점, 10:3으로 순식간에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장혜리가 후속 공격에서 마무리에 실패해 공격권이 넘어갔는데, 김가영은 9이닝에 3점을 득점한 뒤 시도한 회심의 스리뱅크샷이 아깝게 빗나갔다.
10이닝에서는 장혜리의 스리뱅크샷이 간발의 차이로 벗어났고, 김가영에게 마지막 기회였던 원뱅크 넣어치기가 돌아갔다.
그러나 김가영의 이 공격이 투쿠션으로 맞으면서 득점에 실패, 결국 장혜리가 11이닝에서 길게 비껴치기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승부를 마무리했다.
D조는 앞서 열린 강지은(SK렌터카)과 장가연의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장가연이 승리하면서 4명 모두 1승 1패가 됐다.
이로써 D조는 8개 조 중 유일하게 1승 1패 동률로 두 번째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13일 열리는 마지막 날 경기에서 맞대결로 16강 진출자를 가리게 됐다.
김가영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강지은과 대결하고, 장혜리는 장가연과 16강 진출이 걸린 맞대결을 벌인다. 이 대결은 13일 밤 9시에 시작된다.
(사진=P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