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LPBA 여왕'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는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2세트에 최연주의 하이런 10점을 맞고 아쉽게 패했다. 지난 경기를 돌아보며 "처음 치지만, 당구대는 좋다. 아무 문제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PBA 제공
'일본 LPBA 여왕'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는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2세트에 최연주의 하이런 10점을 맞고 아쉽게 패했다. 지난 경기를 돌아보며 "처음 치지만, 당구대는 좋다. 아무 문제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PBA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당구대는 아주 좋아요. 문제없습니다"

'일본 LPBA 여왕'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가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뒤 새로 바뀐 당구대에 적응이 어렵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사카이는 지난 9일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애버리지가 0.688에 그치며 최연주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이 경기를 패하면서 사카이의 16강 진출은 어려운 길을 걷게 됐다.

다음 상대로 박다솜,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연달아 만나는데, 2승을 거둬야 자력 16강행이 가능해졌기 때문.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마칠 경우 세트득실과 애버리지를 모두 따져야 해서 첫 경기에서 애버리지가 낮고 한 세트도 이기지 못한 사카이는 그만큼 불리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당구대가 바뀌면서 컨디션에 따라 애버리지 격차가 큰 여자 선수들은 새로운 경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사카이는 첫 경기에서 1세트를 14이닝 만에 9:11로 패했다. 7이닝까지는 7:6, 한 점 차로 리드했지만, 갑자기 살아난 최연주가 1-3-1-1 연속타를 터트리면서 그사이에 단 3득점에 그친 사카이는 2점 차로 아깝게 1세트를 내줬다.

그런데 2세트 2이닝에서 비껴치기와 옆돌리기로 2득점 후 사카이가 시도한 스리뱅크샷이 실패하면서 이번 월드챔피언십 최고 하이런이 나온 것.

최연주가 곧바로 3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10점을 치며 11:2로 승부를 끝내 사카이는 손쓸 새도 없이 패하고 말았다.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는 각 조 1위와 2위만 16강에 올라가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세트득실과 종합애버리지, 하이런 등을 따지기도 하는데, 초반 경기에서 당구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16강에 올라가기 어렵다. 사진은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대결한 사카이와 최연주(오른쪽).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는 각 조 1위와 2위만 16강에 올라가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세트득실과 종합애버리지, 하이런 등을 따지기도 하는데, 초반 경기에서 당구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16강에 올라가기 어렵다. 사진은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대결한 사카이와 최연주(오른쪽).

첫 경기는 '하이런 10점' 친 최연주에게 2세트서 '덜미'
사카이 "처음 치는 당구대지만 아무 문제 없어"

만약 초구가 실패해 11점이 남아 있었다면 월드챔피언십 사상 첫 퍼펙트큐의 주인공은 한지은(에스와이)이 아니라 최연주가 됐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최연주의 마지막 10점째 매치포인트가 성공하자 사카이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사카이는 "나는 당구대에 적응하고 있었는데, 최연주 선수가 너무 잘 쳐서 기회가 없었다"며 2세트 패배를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날 처음 새 당구대에서 처음 공을 쳐봤다. 당구대는 아주 좋더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경기에서는 첫 경기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PBA 투어는 이번 월드챔피언십부터 새로운 공식 당구대 'MIK 5.0'으로 기존 'PBA TOUR 3.0'에서 교체했다. 

PBA 공식 당구대 제조사 프롬에서 개발한 당구대로 2년간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산업전(스포엑스 2024)'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월드챔피언십을 앞두고 당구대를 교체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카이는 이번 시즌 '정규투어 2승'의 최고 성적을 거두고 월드챔피언십에 3회 연속 출전했다. 남은 두 경기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카이는 이번 시즌 '정규투어 2승'의 최고 성적을 거두고 월드챔피언십에 3회 연속 출전했다. 남은 두 경기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시즌에 정규투어에서 2승을 거둔 사카이는 이번 대회가 월드챔피언십 세 번째 연속 출전이다. 지난 두 차례 대회에서는 32강 조별리그와 16강에서 탈락했다.

성적이 좋았던 시즌이기 때문에 이번 월드챔피언십을 사카이는 "특별한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사카이는 "매 시즌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번 시즌에 하나카드 선수로 뛰어서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각오를 말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제주도에 처음 왔다고 밝힌 사카이는 "경치가 아름답고 음식도 맛있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시즌은 평소보다 가족과 일, 훈련의 균형이 더 잘 맞았다"고 돌아보며 "지난 시즌보다 당구대 같은 경기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기본기를 더 쌓아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카이는 11일 오후 9시에 한국의 박다솜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첫 경기에서 1패를 안았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배수의 진을 친 승부다. 박다솜 역시 1패로 사카이와 일전을 벌인다. 이 경기에서 패한 선수는 조별리그에서 탈락이 유력해진다.

사카이의 마지막 상대는 이미래(1승)여서 이날 두 시간 먼저 벌어지는 이미래와 최연주의 승부에 따라 조별리그에서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사진=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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