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9일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외국 선수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9일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외국 선수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는 국내파 선수들의 약진으로 막판으로 갈수록 한국의 강세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역대 PBA 투어 중에서 외국 선수 최저 인원이 16강에 올라오는 기록이 갱신됐다.

9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32강전을 통과한 16명 중 무려 15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졌다.

외국 선수 중에 32강을 통과한 선수는 단 1명. '스페인 탑건'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팔라존은 이날 32강전에서 전승래를 세트스코어 3-0(15:12, 15:10, 15:3)으로 꺾고 외국 선수 중 유일하게 16강을 밟았다.

팔라존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짐을 쌌다. 전날 64강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승부치기에서 패배를 당한 데 이어 32강에서도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와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가 나란히 영봉패를 당해 탈락의 충격을 이어갔다.

사이그너는 '언더독' 박기호에게 세트마다 10점, 9점 등 끝내기타를 얻어맞아 세트스코어 0-3(10:15, 4:15, 3:15)으로 완패를 당했고, 위마즈는 조건휘(SK렌터카)에게 0-3(6:15, 11:15, 12:!5)으로 패해 일찌감치 큐를 접었다.

같은 시각 'PBA 최고령' 아드난 윅셀(튀르키예)까지 박정민A에게 0-3(14:15, 7:15, 11:15)으로 패하면서 튀르키예 선수들이 한 번에 무더로 떨어졌다.

앞서 모리 유스케(일본)는 한국의 유망주 임성균(하이원리조트)과 벌인 맞대결에서 1-3(9:!5, 10:15, 15:6, 15:7)으로 져 탈락했고, 마지막 경기에 나온 베트남의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도 이국성에게 1-3(12:15, 10:15, 15:14, 4:15)로 져 투어를 마감했다.

이날 세미 사이그너(휴온스)를 꺾은 한국의 박기호.
이날 세미 사이그너(휴온스)를 꺾은 한국의 박기호.

이처럼 외국 선수들이 32강에서 무더기로 떨어진 것은 프로당구 원년인 2019-20시즌에 딱 한 차례 있었다.

3차 투어로 열렸던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에서 32강에 올라온 외국 선수 8명 중 6명이 대거 탈락하고 마르티네스와 위마즈 단 2명만 16강을 밟았다. 당시 16강에서 혼자 살았던 마르티네스는 8강까지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라갔으나, 그 대회 우승자 최원준에게 졌다.

이후 PBA 투어에서 4년 동안 외국 선수들이 16강에 1~2 명만 남은 적은 없었고, 대부분 5~6 명 이상 올라와 한국 선수들과 8강과 4강에서 균형을 맞췄다.

그나머 적게 올라온 대회가 3명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외국 선수들의 시즌 초반에 강세가 이어져 6차와 7차 투어에서 4명이 가장 적은 16강 통과 인원이었다. 지난 2차 투어에서는 무려 7명이 올라왔고, 3차 투어는 역대 가장 많은 9명이 진출했다.

이후 계속 6명, 5명, 4명으로 줄어들었다가 이번 8차 투어는 아예 역대 최저 인원인 1명이 16강에 올라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팔라존의 16강 상대는 이국성. 32강전에서 이국성은 응우옌득아인찌엔을 꺾고 올라왔다. 이번 시즌에 이국성은 7차 투어까지 모두 128강을 넘지 못해 부진했다.

프로 원년 멤버인 이국성은 앞서 16강에 두 차례 올라온 적이 있고, 2021-22시즌 '웰뱅 챔피언십'에서는 128강에서 레펀스, 2022-23시즌 '웰뱅 챔피언십'에서는 64강에서 마르티네스를 이긴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128강에서 김현우(NH농협카드), 64강에서 김재근(크라운해태)을 모두 승부치기에서 꺾고 32강에 올라오더니 응우옌득아인찌엔까지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팔라존과 16강에서 대결하는 이국성.
팔라존과 16강에서 대결하는 이국성.

만약 팔라존이 이국성을 이기지 못하면 8강전 여덟 자리는 모두 한국 선수로 채워진다. 이마저도 처음 있는 일이다. 역대 8강에 외국 선수가 전멸한 사례는 없고, 원년 웰뱅 챔피언십에서 마르티네스 혼자 살아남은 대회가 유일하다.

두 선수의 대결은 10일 밤 9시 30분에 벌어지며, 이 승부에서 이긴 선수는 8강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박기호 경기 승자와 맞붙게 된다.

한편, 이날 16강전에서는 강성호-임성균, 황형범-정해명(이상 오전 11시 30분), 박정민A-김병호, 박주선-권혁민(이상 오후 2시), 김종원-강민구, 박기호-이상대(이상 오후 7시), 강동궁-조건휘, 이국성-팔라존(오후 9시 30분) 등의 승부가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