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맨' 김준태(경북체육회)가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에서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베트남)을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라스트맨' 김준태(경북체육회)가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에서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베트남)을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던 김준태(경북체육회·세계 12위)가 4강까지 질주했다. 

세계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준태는 올해만 세 번째 준결승에 올라갔다. 개인통산은 5번째. 아직 결승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지만, 과연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축포를 터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준태는 준결승에서 'PBA 이적생' 글렌 호프만(네덜란드)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호프만은 처음으로 당구월드컵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이번 준결승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첫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김준태의 8강전 상대는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베트남)이었다. 김준태는 총 23차례 공격권에서 18번 득점에 성공하며 애버리지 2.173, 하이런 11점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화려한 공격력으로 바오프엉빈을 큰 점수 차로 따돌렸다.

8일(한국시간) 밤 11시에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전에서 김준태는 23이닝 만에 50:22로 바오프엉빈을 꺾었다.

11이닝 타석까지 11:11의 팽팽하던 분위기에서 김준태는 하이런 11점 한 방으로 뒤집은 뒤 계속 점수를 달아났다. 22:11에서 12이닝 6점, 13이닝 3점을 올려 세 타석 만에 20점을 득점하고 31:1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순식간에 기울어진 승부의 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김준태는 32:14로 앞선 17이닝에 3득점을 시작으로 23이닝까지 7번의 타석 동안 남은 18점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50점을 마쳤다.

바오프엉빈도 사상 첫 당구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김준태의 맹타가 이어지는 동안 3점, 5점 등 두 차례 점수를 올리는 데 그치며 부진한 탓에 결국 28점의 큰 점수 차로 고배를 마셨다.

두 대회 연속 이어졌던 16강 징크스를 깨고 8강에 올라간 김준태는 바오프엉빈을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28점 차의 대승을 거뒀다.
두 대회 연속 이어졌던 16강 징크스를 깨고 8강에 올라간 김준태는 바오프엉빈을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28점 차의 대승을 거뒀다.

김준태는 올해 열린 라스베이거스와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2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행직(전남)과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져 결승 관문을 넘지 못했지만, 전 세계 선수 중에서 3차례나 준결승에 올라온 선수는 김준태가 유일하다.

나머지 대회 모두 김준태는 16강 이상에 올라오며 가장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갔다. 포르투갈에서 열린 당구월드컵은 8강까지 올라갔다가 사미흐 시덤(이집트)에게 패해 탈락했고, 다음 네덜란드 베겔과 서울 당구월드컵은 16강 징크스를 남기고 아깝게 패했다.

두 차례 모두 16강 통과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패하면서 뜻밖의 16강 징크스가 생겼다. 베겔에서는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게 47:42로 앞서다가 끝내기 8점타를 맞고 47:50으로 패했고, 지난달 서울에서는 에디 멕스(벨기에)에게 49:46에서 49:5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김준태에게 극적으로 승리한 야스퍼스와 멕스는 결승까지 올라가 두 선수 모두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두 대회 연속으로 16강에서 김준태에게 역전승한 선수가 다음 경기는 큰 어려움 없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김준태는 강호 제러미 뷰리(프랑스)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내내 10점 차 이상의 리드를 지켰고, 마지막에는 49:33으로 16점 차 까지 앞섰다.

김준태에게 져 사상 첫 준결승 진출 기회를 놓친 바오프엉빈.
김준태에게 져 사상 첫 준결승 진출 기회를 놓친 바오프엉빈.

그러나 매치포인트를 다시 세 차례 놓치면서 불안한 기운이 싹트기도 했다. 노련한 뷰리의 반격이 시작되는 듯했으나, 다행히 37이닝에서 김준태가 먼저 남은 1점을 득점하면서 50:37로 마무리됐다.

16강 징크스를 시원하게 털어낸 김준태는 8강에서 바오프엉빈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 호프만을 상대로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호프만은 8강전에서 우승후보 멕스를 35이닝 만에 50:49로 꺾고 사상 첫 준결승행에 성공했다.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2019년부터 세 시즌 동안 뛰다가 지난 시즌에 투어를 이탈하고 네덜란드로 돌아갔던 호프만은 최근 세계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유럽에서 열린 당구월드컵에 두 차례 나와 자국 네덜란드 베겔 대회에서 32강에 한 차례 올라왔다. 현재 세계랭킹은 140위. 이번 대회는 예선 2라운드(PPQ)부터 출전해 라운드마다 패배와 무승부 등 우여곡절 끝에 본선 32강에 진출했다.

'PBA 이적생' 글렌 호프만(네덜란드)은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에디 멕스(벨기에)를 차례로 꺾고 사상 첫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PBA 이적생' 글렌 호프만(네덜란드)은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에디 멕스(벨기에)를 차례로 꺾고 사상 첫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32강에서도 호프만은 '세계랭킹 1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에게 패했다. 그러나 애버리지에서 앞서 조 1위를 차지했고, 16강에서 '세계랭킹 2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대결해 34이닝 만에 50: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라왔다.

8강전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멕스와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승부를 벌이다가 48:49에서 멕스의 매치포인트가 실패하자 곧바로 2점을 득점하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상 첫 파이널리스트에 도전하는 김준태와 호프만의 준결승전은 9일(한국시간) 오후 5시에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파이브앤 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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