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8위' 김행직(전남)이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2승 1무로 조 1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세계랭킹 8위' 김행직(전남)이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2승 1무로 조 1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17살의 유망주가 하마터면 김행직(전남)까지 떨어트릴 뻔했다. 전년도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는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2006년생 부라크 하샤쉬(튀르키예)의 공격력에 밀려 타스데미르는 16강에서 탈락했고, 김행직 크게 휘청거려 한때 16강행에 먹구름이 크게 꼈다.

24:37, 하샤쉬가 승리까지 남은 점수는 단 3점. 그러나 김행직은 단 세 번의 타석에서 16점을 쏟아부어 역습에 성공하며 16강행의 물꼬를 텄다.

지난 7일 밤 11시에 이집트에서 열린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 32강 조별리그전에서 김행직은 하샤쉬를 31이닝 만에 40:38로 어렵게 꺾었다.

이번 대회에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난 하샤쉬는 예선 3라운드(PQ)부터 4연승을 거두며 32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32강 첫 경기에서 타스데미르에게 24이닝 만에 40:33으로 승리를 거두고 김행직과 두 번째 경기에서 대결을 벌였다.

김행직과의 승부 역시 하샤쉬는 뛰어난 공격력으로 초반 분위기를 압도했다. 전반전에 하샤쉬가 11이닝 동안 27점을 득점하면서 14:27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김행직은 힘겨운 승부가 시작됐다. 하샤쉬는 18:14로 앞서 있던 11이닝에서 9점을 득점하고 전반전을 큰 점수 차로 마쳤다.

하샤쉬는 앞서 열린 타스데미르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전을 21:11로 리드했다. 후반 시작 후 25:22까지 따라잡혔다가 8점타 한 방으로 달아나 36:24까지 다시 점수를 벌렸다.

공격력에서 하샤쉬는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와 경쟁해도 손색없는 활약을 보였다. 김행직과의 승부에서도 초반부터 붙은 불은 좀처럼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후반에 김행직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13번의 타석 동안 단 5득점에 그쳤다.

32강에서 김행직과 맞붙은 '17살 유망주' 부라크 하샤쉬(튀르키예)는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전년도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를 꺾은 데 이어 김행직마저 압도했다.
32강에서 김행직과 맞붙은 '17살 유망주' 부라크 하샤쉬(튀르키예)는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전년도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를 꺾은 데 이어 김행직마저 압도했다.

물론, 김행직도 점수가 잘 나지 않으면서 점수는 27이닝까지 24:37로 여전히 크게 차이가 났다. 하샤쉬의 공격을 막은 뒤 김행직의 연속타가 나오지 않은 것이 패배로 직결되는 상황이었다.

27이닝에 하샤쉬가 1점을 득점 후 리버스로 옆돌리기를 시도했는데 이 공격이 터무니없이 실패한 것이 추격의 단초가 됐다. 김행직은 더블레일로 첫 득점을 시작한 뒤 5점을 치고 길게치기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점수는 29:37까지 따라갔고, 하샤쉬의 다음 공격이 실패한 뒤 김행직은 뒤돌리기 기회를 잡아 이번에는 6점을 득점, 35:37 단 2점 차까지 추격했다. 순식간에 김행직이 따라오면서 하샤쉬는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

웬만하면 성공할 듯했던 코너에 몰려 있는 원뱅크 샷도 회전을 살리지 못하면서 놓쳤고, 길게치기 대회전을 실패하며 김행직에게 뒤돌리기 기회를 다시 내주기도 했다.

김행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4점을 득점해 39:38로 역전한 뒤 역회전 스리뱅크 샷으로 매치포인트까지 득점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 주니어선수인 '세계랭킹 76위' 하샤쉬의 놀라운 활약에 '세계 11위' 타스데미르가 1패를 안았고, 이어서 '세계랭킹 8위' 김행직까지 패배 일보 직전에 몰리면서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역대급 이변이 연출될 것인지 시선이 쏠리게 됐다.

김행직은 경기 막판에 운영이 살아나면서 기회를 잡아 40:38로 하샤쉬를 꺾었다.
김행직은 경기 막판에 운영이 살아나면서 기회를 잡아 40:38로 하샤쉬를 꺾었다.
타스데미르는 첫판에 하샤쉬에게 패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그웬달 마르샬(프랑스)에게 져 체면을 구겼다. 마지막 경기도 김행직에게 패색이 짙다가 겨우 무승부로 마쳤다.
타스데미르는 첫판에 하샤쉬에게 패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그웬달 마르샬(프랑스)에게 져 체면을 구겼다. 마지막 경기도 김행직에게 패색이 짙다가 겨우 무승부로 마쳤다.

다음 경기에서 김행직은 타스데미르와 21이닝 만에 40:40으로 비겼다. 김행직이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 7이닝에 20:7로 전반전을 마쳤고, 후반에도 30:11까지 달아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승부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법. 굳어 있던 타스데미르가 13이닝에서 9점을 곧바로 따라붙더니 36:20에서 2-3-2-9 연속타로 37:36, 단 1점 차로 따라붙었다.

김행직이 21이닝에서 남은 4점을 처리하면서 타스데미르도 무승부까지 4점이 남아 있었는데, 후공에서 4점타에 성공하면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2승 1무가 되면서 김행직은 조 1위를 확정했고, 타스데미르는 1무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같은 시각벌어진 경기에서 하샤쉬는 그웬달 마르샬(프랑스)에게 28이닝 만에 40:25로 승리해 2승 1패로 조 2위 티켓을 잡았다.

마르샬은 김행직에게 패한 뒤 두 번째 경기에서 타스데미르를 단 13이닝 만에 40:19(하이런 10점)로 꺾어 1승 1패가 됐고, 하샤쉬와 최종전을 벌였으나 초반에 소나기타를 퍼붓는 하샤쉬의 공격력 대결에서 밀려 20:5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샤쉬는 지난 2016년에 조명우가 달성한 '최연소 16강(18세)' 기록을 17세로 갈아치웠다.

후반에도 28:14, 36:21 등 계속 거리가 멀어지면서 하샤쉬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포르투갈과 베겔에서 두 차례 32강에 올랐던 하샤쉬는 17살에 최연소 16강 진출 기록에 도전했지만, 두 차례 무산됐다가 마지막 대회에서 작성됐다.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18살이었던 2016년에 세웠던 역대 최연소 16강 진출 기록이 하샤쉬의 활약에 깨졌다.

16강에서는 김행직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대결하고, 하샤쉬는 베트남의 쩐딴룩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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