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사상 최초로 열린 프로포켓볼 '월드나인볼(WNT) 투어' 챔피언에 '이글 아이' 제이슨 쇼(스코틀랜드)가 등극했다.
지난 15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WNT 랭킹 이벤트 '하노이 오픈 풀 챔피언십' 결승에서 쇼는 알빈 우샨(오스트리아)과 풀세트의 치열한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13-12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결승 초반에 쇼는 여러 번 실수가 나오면서 0-4까지 밀렸다. 1세트는 4볼 포팅 실수에 이어 점프 샷을 놓쳐 패하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던 쇼는 0-2로 뒤지던 3세트에서도 3볼 디펜스가 살짝 길어지면서 우샨이 커브 샷으로 해결한 뒤 0-3까지 뒤졌다.
4세트에서는 우샨의 완벽한 수비를 쇼가 스리뱅크 샷으로 포팅까지 성공시켜 관중석에서 탄성과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7볼에서 큐 브릿지를 사용해 시도하다가 포팅 실수를 범하면서 0-4로 크게 벌어졌다.
5세트에서는 진기한 장면이 나왔다. 당구대 위에 공이 4개 남은 상황에서 쇼가 시도한 5볼과 9볼 캐롬 샷이 아깝게 실패하자 우샨이 5-9 캐롬 샷을 성공시켜 승리를 거두는 듯했으나, 큐볼이 코너 포켓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9볼은 다시 포켓에서 빼낸 다음 프리볼을 받은 쇼는 5, 6, 8, 9볼을 모두 포팅에 성공하며 1-4로 첫 세트를 따냈다.
쇼는 6, 7세트를 런아웃하고 3-4까지 쫓아갔다. 8세트에서는 브레이크 샷에서 큐볼이 포켓에 들어가면서 스크래치 파울을 범했다. 우샨이 2볼이 여유롭지 않자 디펜스를 시도했는데 쇼가 다시 한번 스리뱅크 샷으로 풀어내다가 2볼을 맞히지 못해 두 번째 프리볼을 내주면서 패해 3-5가 됐다.
다음 9세트에서는 브레이크 샷에서 우샨의 스크래치 파울이 나오면서 프리볼을 받은 쇼가 마무리해 4-5로 따라붙었다.
10세트는 우샨이 어려운 공들을 처리하며 8볼과 9볼만 당구대 위에 남겨 뒀으나, 8볼에서 포팅 실수를 범하면서 5-5 동점이 돼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흐름은 쉽게 쇼에게 넘어오지 않았다. 11세트에서는 우샨의 6볼-9볼의 컴비네이션 샷이 성공하면서 5-6이 됐고, 12세트 역시 우샨의 기막힌 5볼 디펜스가 적중했다. 이어서 우샨이 13세트부터 15세트까지 따내면서 5-10으로 다시 점수가 벌어졌다.
16세트, 쇼가 완벽하게 3볼을 디펜스하자 우샨이 원뱅크 점프 샷으로 3-4볼의 컴비네이션 샷을 시도했지만, 아깝게 실패하면서 승부의 변곡점이 시작됐다.
쇼는 16세트를 따낸 뒤 17세트에서 기막힌 디펜스에 다시 성공하며 7-10으로 쫓아갔고, 18세트에서는 2볼이 전혀 길이 보이지 않자 마세 샷으로 멋진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샷이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관중들의 탄성이 또 한 번 쏟아지면서 관중들의 시선은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쇼에게 집중됐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샨은 8볼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점점 무너졌다. 8-10으로 쫓아간 쇼는 어려운 포지셔닝을 해결하며 9-10으로 따라갔고, 20세트에서는 우샨이 장거리 2볼 포팅을 실패했으나 쇼가 4볼을 포지셔닝하다가 센터 포켓에 큐볼을 빠트려 9-11이 됐다.
21세트에서는 쇼가 장거리 2볼 포팅에 실패했는데 자연스럽게 디펜스가 되면서 10-11로 따라붙었고, 22세트는 브레이크 샷 후 2볼의 위치가 아주 좋지 않았지만, 이를 투뱅크 샷으로 포팅까지 성공하면서 마침내 11-11 동점을 만들었다.
화려한 플레이와 노련한 운영, 정확한 마무리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쇼는 23세트를 따내며 마침내 12-11로 역전에 성공했다. 다음 24세트에서 2볼을 뱅크 샷으로 멋지게 포팅시킨 쇼는 피날레 샷으로 이어가다가 5볼에서 포팅 실수가 나오면서 12-12, 마지막 세트에서 승패를 가리게 됐다.
어느 순간보다 중요한 마지막 브레이크 샷에서 우샨은 길게 호흡했다. 그런데 너무 신중했던 브레이크 샷이 오히려 독이 됐다. 1볼을 포팅하고 나머지 공은 뭉치지 않게 잘 열어두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만 큐볼이 센터포켓에 들어가고 만 것.
결국, 프리볼을 받은 쇼가 당구대 위에 남은 8개의 공을 차례대로 포팅하면서 13-1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쇼는 우승상금 3만달러(한화 약 4000만원)를 차지했고, 우샨은 1만5000달러(약 2000만원)을 받았다. 공동 3위에는 커핑중(대만)과 산진 펠리바노비치(보스니아)가 올랐다.
(사진=매치룸멀티스포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