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종목 최대 프로투어인 '월드스누커투어(WST)'가 지난 9일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한 오픈'을 시작했다.   사진=WST 제공
당구 종목 최대 프로투어인 '월드스누커투어(WST)'가 지난 9일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한 오픈'을 시작했다.   사진=WST 제공

프로당구 전 종목이 아시아에 상륙했다. 10월 한 달 동안 한국(3쿠션)과 중국(스누커), 베트남(포켓볼) 등 아시아 3개국에서 캐롬(3쿠션), 스누커, 포켓볼 등 3대 프로당구 투어가 열린다.

캐롬은 한국에서 PBA 투어가 명절 휴식을 거쳐 오는 18일에 5차 PBA-LPBA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고, 당구 종목 세계 최대 프로투어인 월드스누커투어(WST)는 지난 9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에서 랭킹이벤트 '2023 판다 클럽 우한 오픈'을 개최 중이다.

또한, 포켓볼은 영국의 매치룸멀티스포츠가 주최하는 월드나인볼투어(WNT) 랭킹이벤트 '하노이 오픈 풀 챔피언십'이 10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다.

점점 프로 종목으로 완전체를 이루고 있는 당구가 아시아에서 전 종목 프로 경기를 개최하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가 동참하는 프로화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스누커 종목은 중국에서 10여 년 전부터 WST 투어를 유치하고 있고, 포켓볼은 WNT 최근 프로화가 추진돼 이번 하노이 오픈을 계기로 정식 세계 프로 투어로 발돋움하고 있다.

캐롬은 지난 2019년에 최대 시장인 한국에서 출범해 개인투어와 팀리그 등 5시즌 동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이러한 PBA의 성공으로 당구는 전 종목의 프로 투어가 출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PBA와 WST, WNT 중 가장 오래된 WST는 1970년대부터 시작해 90년대 말부터는 WST라는 정식 투어로 출범했다. 세 투어 모두 기존 아마추어 협회가 아닌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에서 사업성을 평가해 투자를 유치하고, 선수 모집과 대회 운영 체계를 만들어서 첫발을 뗐다는 점이 같다.

이번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3대 투어 중 가장 상금 규모가 큰 종목은 단연 스누커다. WST는 이번 우한 오픈에 총상금 70만파운드(한화 약 11억5000만원)를 걸고, 우승상금 14만파운드(약 2억3000만원)와 준우승상금 6만3000파운드(약 1억원)이 걸려 있다. 공동 3위도 3만파운드, 우리돈 약 5000만원의 적지 않은 상금을 받는다.

한국에서 2019년에 출범해 5시즌 동안 성공적으로 치러진 PBA 투어. 올해는 '글로벌 투어'로 박차를 가하기 위해 베트남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PBA 제공
한국에서 2019년에 출범해 5시즌 동안 성공적으로 치러진 PBA 투어. 올해는 '글로벌 투어'로 박차를 가하기 위해 베트남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PBA 제공

PBA는 남자부가 총상금 2억5000만원과 우승상금 1억원, 준우승상금 3400만원을 받고, 여자부는 총상금 약 9000만원에 우승상금 3000만원, 준우승상금 1000만원 등이 지급된다. 스누커에 비하면 적지만, 팀리그까지 합하면 만만치 않은 규모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프로스누커에 비해 이제 5년밖에 되지 않은 PBA가 이 정도 규모로 치러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전 세계 당구계가 놀라고 있다. 유럽의 한 캐롬 종목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서 PBA 이전에 3쿠션 프로화를 시도하거나 준비했던 것은 전부 장난(joke)이었다"라고 지난 5년의 PBA를 평가하기도 했다

그만큼 PBA의 성공은 전 세계 당구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제 막 태동한 WNT 역시 PBA의 성공으로 출범 시기를 앞당겨지게 됐다.

또한, 3대 투어 모두 개별 국가의 한계를 넘어서 대륙별 확장을 이루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WST는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 진출에 무게를 두고 중국을 최대 후원국으로 만들면서 '글로벌 프로투어'라는 명칭에 걸맞은 성과를 가져왔고, WNT는 시작부터 아시아 시장을 과감하게 공략하며 베트남에서 사상 첫 세계포켓볼대회를 추진했다.

이번에 열린 WNT 하노이 오픈은 총상금 20만달러(약 2억6800만원)와 우승상금 3만달러(약 4000만원), 준우승상금 1만5000달러(약 2000만원) 규모다. WNT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프레데터 빌리어즈 시리즈'와 세계포켓볼협회(WPA)의 투어가 우승상금 7만5000달러(약 1억원)의 대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WNT는 더 많은 투어를 개최하며 규모 면에서는 세계 최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인프라가 분산되지 않고 합쳐지면 포켓볼은 스누커를 능가하는 프로 투어가 완성될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 프로포켓볼 투어(WNT). 사진은 이번 '하노이 오픈' 경기장 모습.  사진=WNT 제공
베트남 하노이에서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 프로포켓볼 투어(WNT). 사진은 이번 '하노이 오픈' 경기장 모습.  사진=WNT 제공

프로당구 3대 투어 PBA, WST, WNT는 아시아권에서 투어 수를 늘려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PBA는 올해 'HELLO WORLD'라는 새 슬로건을 내걸고 베트남으로 투어 확장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여기에 중국의 차이니즈8볼 종목 '헤이볼'의 IHPA 역시 우승상금 10억원이 걸린 파이널전을 매리트로 세계적인 당구선수들이 도전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의 프로당구 투어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러한 당구 전 종목의 프로가 아시아와 유럽에서 동시에 활성화할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PBA, WST, WN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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