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에서 운영하는 심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과하면 공인심판 자격증이 교부된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과거 당구대회가 TV로 중계되기 시작하면서 보타이와 베스트를 착용한 당구선수의 모습은 그때만 해도 당구를 잘 모르던 대중들에게는 무척 신선한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이것은 미성년자가 당구장에 출입하게 되고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당구가 스포츠로 사회적 배경이 변화할 무렵에 대중들의 고정관념을 크게 바꾸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

당시 당구선수 옆에서 흰색 장갑을 손에 끼우고 정장 차림을 한 당구심판의 모습은 주인공인 선수 못지않게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 중에 "OOO, 1점, 2점, 3점... 안 맞았습니다. OOO, 3점"이라고 외치는 당구심판의 멘트는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구를 소재로 하는 것이면 단골처럼 따라다닐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이러한 당구심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져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서 당구심판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취미가 아닌 직업적인 '전문 당구심판'으로 활동하기 원하는 이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은 당구심판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제도가 미비한 실정이다. 

당구대회에서 심판을 보는 수당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면서 전문 당구심판으로 활동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구를 좋아하는 동호인들은 "당구심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과연 당구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 얼마나 보수를 받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스포츠 종목 심판은 해당 종목을 주관하는 협회에서 양성한다. 당구도 마찬가지다. 

다른 종목처럼 당구 종목 심판도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가능하다.

당구연맹이 운영하는 심판 아카데미나 심판연수와 같은 강습 프로그램을 통해 규칙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과하면 정식 심판 자격증을 받게 된다.

당구연맹은 심판연수 또는 심판강습을 통해 연 2회 정기모집을 하고 있다. 상반기는 6월경에 공지되고 하반기는 12월경에 공지가 올라온다.

일정 기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심판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 당구심판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심판은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이 된다.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 자격을 취득하면 전국에서 열리는 당구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하게 되며, 당구심판의 보수는 해당 경기에 참여하는 기간과 경력 등에 따라 차등화된 일급으로 지급된다.

다만, 보수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은 당구심판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류지원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은 "정식 직업으로 삼기에 수입이 일정하거나 충분하지는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인심판들은 투잡 형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에서 상임심판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당구 종목도 언젠가는 체육회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당구심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될 거라 기대한다"라고 조언했다.

몇 년 전부터 대한체육회는 공정한 심판 양성을 목적으로 상임심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임심판 제도는 스포츠 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심판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과거 태권도와 같은 여러 개인 종목에서 심판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는 비리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자 결국 체육회는 심판을 직접 관리하고 양성해 각 종목 대회에 파견하는 형태의 상임심판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다.

대한체육회 상임심판은 각 종목의 심판위원회에서 공개 모집하여 추천된 인원을 대한체육회 심판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선발한다.

체육회 관계자들은 대체로 당구 종목은 비올림픽 종목이기 때문에 상임심판 가능성을 섣불리 얘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구계 관계자들은 "당구도 국내에서는 전국체전 정식종목이고, 차후 올림픽과 같은 국제종합경기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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