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경기가 열리고 있는 대회장.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으로 구성된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 채택되었다.

최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오는 8월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시범종목으로 채택하여 각 참가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세부종목과 계획안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2018 아시안게임에 채택된 e스포츠 세부 6개 종목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스타크래프트2', '위닝일레븐(PES 2018)', '하스스톤'과 모바일게임 '아레나 오브 발러(펜타스톰)', '클래시로얄' 등이다.

e스포츠는 삼성과 SK 등 대기업이 후원하고 전문 방송으로 전 세계에 송출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을 중심으로 'e스포츠협회'가 발족되어 빠르게 성장했지만, 일반적으로 스포츠라는 관점 즉 피땀 흘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다른 종목의 스포츠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항상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러나 e스포츠가 이번에 국제종합경기대회인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 채택되면서 정식 스포츠 반열에 올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었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렸다. 

"e스포츠의 세계 최강인 한국이 메달을 휩쓸겠다"라며 아시안게임 입성을 환영하는 반면, "스포츠와 게임이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좀 아니다"라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한국은 e스포츠의 세계화를 선도한 사실상의 종주국으로 인식되는 게임 강국이지만, 정작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e스포츠를 총괄하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지난 2017년 8월에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지위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2016년 체육단체 통합 과정에서 대한체육회는 한국e스포츠협회 산하에 있는 시도지회 중 최소 9개 이상 시도체육회에 가맹해야 하는 기본 규정을 유예기간 1년 동안 충족시키지 못하자 한국e스포츠협회를 제명 처리했다.

당시 한국e스포츠협회는 산하에 11개 시도 지회가 구성되어 있었지만, 1년 동안 단 한 곳도 시도체육회에 가입하지 못했다.

또 협회장이었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비리 혐의로 기소되고 대기업 후원이 떠나면서 어려움을 겪어 아직도 지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청원이 제기되는 등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 국가대표를 파견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e스포츠의 국제 스포츠 무대 데뷔를 놓고 갑론을박 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아시안게임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일까.

e스포츠가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도 아닌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 채택된 것은 e스포츠 종목을 구성하는 각종 게임들이 전 세계에서 흥행몰이하며 많은 사용자와 관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치 때문에 '스포츠 논란'이 있는 e스포츠를 시범종목을 채택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구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구 종목 대회장. 당구는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었지만, OCA에서 아시안게임 축소 방침을 정하면서 실내 종목인 당구는 아쉽게도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로 자리를 옮겼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구도 과거에 레저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스포츠로 점차 발전해 아시안게임과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동아시안게임, 월드게임 등에서 정식종목으로 대회를 치러왔다.

현재까지 당구가 정식종목으로 참가한 가장 권위있는 대회는 아시안게임이다. 당구는 지금까지 4번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었다. 

지난 98년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었던 당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종목에서 제외되었다.

당시 OCA는 아시안게임 축소 방침을 발표하면서 아시안게임에 1년 앞서 열리는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에서 당구가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각국 당구계 관계자들이 아시안게임 종목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잔류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당구의 아시안게임 재입성은 과연 어떻게 되고 있을까.

논란이 있는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입성에 성공한 가운데 당구의 재입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당구 팬들이 많다.

아쉽게도 당구의 재입성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번 빠진 종목이 다시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 

관계자들은 대체로 "당구의 국제종합경기대회 복귀는 하계 올림픽에 채택되지 않는 한 어렵지 않겠냐"며 당구는 올림픽 입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스포츠당구연맹(WCBS)은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종목 채택에 공식적으로 도전하고 있고, 2024년 파리 올림픽과 2028년 미국 LA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에 채택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