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세계캐롬연맹(UMB)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당구연맹 홈페이지에 공지된 남 회장의 공식성명.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세계당구대회 개최권을 둘러싸고 세계캐롬연맹(UMB)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KBF) 간의 분쟁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당구연맹은 홈페이지에 남삼현 회장 명의로 '국제대회 국내개최 사업권에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남 회장 성명의 주요 요지는 "UMB가 규정을 바꾸어 국내에서 개최되던 대회의 사업권을 일방적으로 강탈해갔고, 탐욕스러운 UMB가 한국 당구인을 기만하고 있으므로 KBF의 회장으로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국내 스포츠단체 회장이 세계 스포츠단체를 상대로 탐욕, 강탈, 횡포 등의 강한 어조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당구계에서도 당구 관련 세계 단체와 이런 상황까지 마찰이 일어난 사례는 없다.

더군다나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파룩 엘 바르키 UMB 회장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당구연맹과 관계자들과 만난 뒤에 나온 성명이기 때문에 더 놀라운 일이다.

최근 당구연맹은 방송중계권과 마케팅권 등의 사업권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며 상급단체인 UMB 규정에 반발해 UMB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 과정에서 얼마 전 UMB가 당구연맹에서 주최하는 청주 3쿠션 당구월드컵과 LG 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등 2개 핵심 대회를 스케줄에서 삭제하여 논란이 되었다.

문제가 알려지자 당구연맹 관계자들은 "UMB와 코줌 인터내셔널 사이의 미디어권 계약으로 당구대회 개최 비용이 크게 늘어나서 생긴 문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UMB 관계자는 "(KBF의 주장은)사실과 다르다. 월드컵 등 종전 대회는 코줌 계약건과 관계가 없다. 올해도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종전처럼 대회들이 모두 개최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열린 청주 3쿠션 당구월드컵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는 KBF 남삼현 회장과 뒷자리에 앉아 있는 파룩 바르키 UMB 회장. 빌리어즈 자료사진

남삼현 회장의 공식성명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당구연맹의 입장과 방향이 담겨 있다.

남 회장은 "일반적으로 국제 스포츠단체에서는 국제대회 개최 시, 개최국의 권한으로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 표준이다. 그러나 UMB는 규정을 변경해 월드컵 방송중계권과 초청대회의 사업권까지 강탈해갔다"라고 이 사건의 발단에 대해 말했다.

이어서 "4월 11일 UMB 회장을 만나 횡포에 대해 항의했으나, 오히려 UMB의 규정을 따르라며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새로운 조건만을 내세워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UMB는 KBF 이해관계자들의 내분을 촉발하기 위해 흑색선전으로 호도하는 등 한국 당구인을 기만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는 한국에서 형성된 각종 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한 UMB의 탐욕"이라고 말하며 "KBF 회장으로써 이러한 횡포와 탐욕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당구 관계인의 적극적인 상황인식과 협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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