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게 스트로크하는 이미래(한체대). 지난 15일 열린 제1회 강진청자배 전국당구대회 선수 여자부 8강전에서 이미래는 애버리지 1.666을 기록했다. 상대방인 김예은(충남)도 애버리지 1.333의 수준급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미래를 비롯한 한국 여자 3쿠션 선수들의 기량이 지속적인 대회 개최 효과로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강진=김민영 기자


강진청자배 8강서 이미래ㆍ김예은 수준급 기량 과시
(주)한밭 등 여자 3쿠션 대회 개최 효과 나타나
韓, 애버리지 1점대 이상 선수 여러 명 보유 목표해야 

 

[빌리어즈=김탁 기자] 수구로 적구 2개를 맞히는 종목인 캐롬(Carom)은 꽤 어려운 종목이다. 때문에 남자보다 여자의 진입장벽이 높다. 

캐롬 종목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은 3쿠션은 더욱 그런 현상이 강해 남자와 여자 3쿠션 선수들의 경기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여자 3쿠션 선수 중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ㆍ세계 랭킹 1위)나 히다 오리에(일본ㆍ세계 2위) 등은 애버리지 1.00 이상의 수준급 경기력을 갖추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이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주)한밭(대표이사 권오철)을 비롯한 용품업체들이 여자 3쿠션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한국 여자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제1회 강진청자배 전국당구대회' 캐롬 3쿠션 선수 여자부 8강전에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줄 만한 재미있는 경기가 벌어졌다.

'여자 3쿠션 신성' 이미래(한체대ㆍ세계 랭킹 5위)와 '10대 유망주' 김예은(충남ㆍ국내 랭킹 6위)의 경기에서 이미래는 단 12이닝에 경기를 마무리해 애버리지 1.666을 기록했다. 상대방이었던 김예은도 1.333의 높은 애버리지를 올렸다. 

경기 내용은 더 흥미로웠다.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연속해서 득점을 이어갔고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공타'도 이미래가 단 4이닝, 김예은이 단 6이닝에 그쳤다.

1이닝 3점, 2이닝 1점 등으로 포문을 연 이미래는 2이닝에서 김예은이 연속 5득점하며 4:5로 역전시키자 4이닝 연속 2득점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6:5)
 

9이닝까지 15점을 몰아치며 이미래와 명승부를 벌인 김예은. 강진=김민영 기자


초반부터 치열하게 엎치락뒤치락하던 승부는 계속해서 중반까지도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6이닝에서 김예은이 2점 보태 6:7로 역전했고, 7이닝에서 이미래가 3점 올려 9:7로 달아나자 후속 타석에서 김예은은 연속 3득점으로 계속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9:10)

8이닝에서는 나란히 연속 4득점씩을 사이좋게 득점했고, 9이닝도 마찬가지로 1점씩을 주고받아 점수는 14:15로 여전히 김예은이 한 점 앞서 있었다.

10이닝 공타 이후 한 템포 죽은 김예은에 비해 이미래는 막판 스퍼트를 유지했다. 승부처는 바로 여기.

이미래는 11이닝에서 2점 올려 16:15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12이닝에서 곧바로 남은 4점을 마무리했다. 후구에서 김예은이 1점을 쫓아오는 데 그치며 경기는 20:16으로 종료되었다.

이미래와 김예은이 활약한 이번 경기를 통해 한국 여자 3쿠션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크게 향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열린 '제1회 강진청자배 전국당구대회' 동호인부 여자 3쿠션 입상자들. 3쿠션은 엘리트뿐만 아니라 여자 동호인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생활체육 인기 스포츠다. 강진=김민영 기자


이러한 여자 3쿠션 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되면서 한국 여자 3쿠션 인프라도 크게 확장되고 있다. 그에 따라 최근 '여자 3쿠션 1020 유망주'들의 선수 가입 문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계속 국내에서 여자 3쿠션 대회가 개최되면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또한 올림픽 입성이 유망한 여자 3쿠션 종목의 경쟁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3쿠션 대회를 수년 동안 후원해 온 (주)한밭 권혁준 팀장은 "캐롬 종목의 여성 인구 유입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구장 금연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는 더욱 활발하게 인프라 확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트 여자 3쿠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대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2월 28일과 29일에는 2017년 한해를 마감하는 '2017 한밭배 한국 여자 3쿠션 왕중왕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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