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병호와 딸 김보미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김병호와 김보미, 아버지와 딸이 서울시당구연맹에서 주최 주관한 제8회 하림배 3쿠션 마스터스에서 나란히 남자부와 여자부의 준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도 아닌, 아버지와 딸이 같은 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함께 활동하는 것만 해도 예사롭지 않은 일인데, 한 대회에서 남자부와 여자부의 결승전에 부녀가 나란히 오르는 일은 그보다 더 특별한 경우다. 게다가 짜기라도 한 듯 함께 준우승이라니 더더욱 재미있는 우연이다. 

김보미가 당구선수가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당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당구가 그녀의 꿈이 될 줄은 물론 그때는 몰랐다.

막 중학생이 된 그녀의 손에 당구큐를 쥐어준 아버지는 딸보다 더 신이 나 있었던 것 같다. 중학생 딸에게 당구큐를 준 아버지는 그녀가 빨리 자신의 진로를 찾길 바랐고, 그의 바람대로 당구는 점점 그녀의 미래가 되어 갔다.

왜냐면, 딸은 아빠만큼이나 당구에 소질이 있었으니까. 결국 아버지와 딸, 모두 당구선수가 되었다. 

딸이 당구선수가 된 게 아버지의 영향이었다면, 아버지 김병호 선수가 당구선수가 된 건 어쩌면 딸 김보미 때문이었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차근히 실력을 인정받은 김보미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구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김병호 선수 역시 아마추어 생활을 접고 선수로 데뷔하며 딸과 함께 대구당구연맹 소속으로 자신의 경력을 쌓아 나갔다. 

그 아버지에 그 딸, 선수로 데뷔한 김병호와 김보미는 전국대회 본선에 진출하며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4년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의 남자 3쿠션 개인전 16강 본선에 오른 김병호는 2016년 제4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에서 공동3위까지 올랐다.

그리고 같은 해 서울시당구연맹의 주최로 열린 제2차 상쾌한배 3C그랑프리 오픈에서 신대권, 이충복, 김무순, 오태준, 이상헌, 김형곤 등 서울시당구연맹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조재호와 함께 파이널리스트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그의 가능성을 충분히 드러냈다.

심기일전한 김병호는 지난 2월에 열린 제7회 하림배 3C 마스터스대회에 이어 3월에 개최된 제8회 하림배 3C 마스터스대회까지 2회 연속으로 결승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제8회 하림배 3C 마스터스에서 이지연, 오수정, 김민아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오른 김보미는 김경자에게 패하며 아버지 김병호와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일 후 열린 제15회 경기도당구연맹회장배 여자3쿠션 챔피언십에 참가한 김보미는 이미래, 김예은 등 실력파 또래 선수들 속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아버지와 딸의 당구 경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들이 당구 역사 속에 어떤 기록을 남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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