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선수가 대대 28점 실력자 아버지와 팀 이뤄 김경률 추모배 4강에 올랐다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에 한팀으로 출전한 이영훈 선수와 아버지 이철호 씨. <사진 = 빌리어즈>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아버지와 아들'이 한 팀으로 당구대회에 나서 화제가 되었다.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렸던 ‘제2회 김경률 추모배 클럽팀 3쿠션 대회’는 ‘당구선수+동호인’의 스카치 대회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선수들은 각자 운영하고 있거나 활동하고 있는 클럽을 중심으로 팀 선수를 꾸려 다양한 지역의 선수들이 실력자인 아마추어와 함께 도전장을 던졌다.

누군가는 여자친구와 한팀을 이뤘고, 누군가는 유명 개그맨과 팀을 꾸렸다.

그리고 구리당구연맹 소속 이영훈 선수는 아버지 이철호 씨와 한팀으로 출전하여 당당히 4강까지 진출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비록 4강전에서 권영갑 선수 팀에 하이런 10점을 맞으며 패하긴 했으나, 4강까지의 성과도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실력파 경쟁팀을 모두 물리치고 공동 3위에 오른 것이다.  

먼저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한 쪽은 이영훈 선수였다. 평소에도 자주 아버지와 당구를 즐긴다는 그는 ‘김경률 추모대회’에 아버지와 함께 출전하면 뭔가 더 의미가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4강까지 진출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영훈 선수는 지난해 구리 세계3쿠션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한 실력자다. 딕 야스퍼스와의 8강전에서 4대천왕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그의 아버지 이철호 씨 역시 28점의 핸디점수를 보유한 실력파 아마추어다. 

아버지는 이영훈 선수와 시합할 때면 항상 더 과감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아들을 압박하곤 했다.

다른 사람들과 시합을 할 때면 딱 28점의 아마추어만큼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유독 아들인 이영훈 선수하고만 붙으면 힘이 넘친다.

덕분에 승률도 당구선수인 아들보다 아버지가 더 높다. 그 분위기가 이번 대회에 그대로 연출되었다.

나란히 대기석에 앉아서 경기하는 이영훈&#8729;이철호 부자. <사진 = 빌리어즈>

단, 이번엔 상대가 아니라 한팀이라 팀으로 그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이영훈 선수는 아버지와 함께라 부담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버지가 힘이 되며 어려운 공까지 잘 맞아 득점으로 이어진 덕에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 덕분에 아버지 앞에서 당구선수로의 체면도 섰다. 

“이번 대회 성과는 전적으로 아들 덕이다. 아들이 연결을 잘 해줘서 그 힘을 받아서 나도 평소보다 잘 쳤던 것 같다. 아들과 함께 출전한 대회에 4강까지 오르다니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아버지 이철호 씨는 아직도 철없는 아이처럼 보인다는 아들에게 마지막까지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당구를 즐기고,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영훈이는 조금씩 성장할수록 고개를 더 숙일 줄 아는 겸손한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바람이 아들에게 닿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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