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유은호 기자] 스누커 세계 챔피언 마크 셀비(34∙잉글랜드, 세계 랭킹 1위)가 샷의 진수를 보여주는 놀라운 장거리 뱅크 샷을 성공시켰다. 

셀비는 지난 4월 27일 열린 '2017 벳프레드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4위 딩준후이(31・중국)와 맞붙었다.

딩준후이에게 0-1로 뒤진 2프레임에서 셀비는 68:22로 앞서 있었다. 

점수차가 46점이나 나고 테이블 위에 9개의 공밖에 남지 않았지만, 딩준후이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게 되면 역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레드볼-컬러볼 포지셔닝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으려는 셀비와 마지막 기회를 잡아서 역전을 노리던 딩준후이는 테이블 위에서 한참 동안 기싸움을 벌였다.

계속해서 딩준후이는 큰 점수차를 뒤집기 위해 막판 수비전으로 셀비의 실수를 유도하려고 했다.

수구를 목적구인 레드볼과 멀리 떨어뜨려서 레일에 붙여 버리거나, 컬러볼 뒤에 수구를 숨겨놓고 레드볼을 안 보이게 만드는 이러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수차례 반복되었다.

그러나 셀비가 엄청난 장거리 뱅크 샷을 성공시키면서 딩준후이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공격 대신 수비로 셀비의 실수를 노렸던 딩준후이 <사진 = 유로스포츠1 방송 화면 캡처>

셀비의 전 타석에서 딩준후이는 오랜 고민 끝에 코너 포켓 근처에 있는 레드볼의 득점을 시도하는 장거리 공격 대신 수비를 선택했다. 

반대편 긴 레일에 붙어 있던 선택 가능한 또 다른 레드볼을 걸어치기로 살짝 건드려서 셀비가 득점을 하지 못하도록 한 뒤 다음 타석에서 더 완벽한 기회를 노렸던 것.

그런데 셀비는 뱅크 샷, 그것도 상당한 거리의 어려운 샷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테이블에서 뱅크 샷 각도를 재고 테이블에 엎드린 셀비는 수구를 경쾌하게 타격했고, 수구에 맞은 레드볼은 레일에 맞고 반대편 코너 포켓에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장거리 뱅크 샷 시도 전 테이블에서 각도를 재는 마크 셀비 <사진 = 유로스포츠1 방송 화면 캡처>

셀비의 이 환상적인 득점은 그대로 2프레임을 77:22로 마무리짓게 했다. 

이후에도 딩준후이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던 셀비는 17-15로 승리하고 지난해에 이어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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