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클럽도 이젠 금연 구역
드디어 당구클럽 금연의 시대가 온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스포츠라며 대중의 인정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당구 종목의 발목을 잡던 당구장 내 흡연 문제가 이제 종지부를 찍고 드디어 스포츠 클럽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모든 음식점과 PC방, 술집조차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마당에 당구클럽은 금연 시설에서 빠져 그동안 흡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흡연을 하며 당구장을 이용해 왔다.
심지어 금연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금연건물 내 당구클럽 안에서는 흡연이 가능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특히 당구업 종사자들은 본의 아니게 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건강을 위협받았고,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급기야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당구클럽이 금연이 되면 흡연을 원하는 손님을 잃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볼링장이나 탁구장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전성기 시절 모습을 잃고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며 당구클럽도 같은 상황에 처하는 게 아닌가 막연한 두려움이 오랫동안 당구클럽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법적으로 모든 당구클럽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흡연실 문화가 자연스레 정착될 것이고, 모든 당구클럽들이 ‘금연클럽’이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당구클럽에 자욱했던 담배 연기 때문에 당구장을 멀리 했던 금연 인구들과 여성, 청소년들이 이제 보다 자유롭게 당구클럽을 출입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지금의 한정된 자원이 아닌 새로운 자원들이 당구클럽으로 유입될 여지가 커졌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스포츠로서 당구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운동을 하려고 당구를 즐기는 사람보다 아직은 당구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구 치고 건강도 지킨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는 누리지 못할지언정 간접흡연으로 건강을 해칠 위기의 당구가 이제는 당구 치러 왔다가 건강을 잃었다는 오명만큼은 씻을 수 있게 되었다.
김명연 의원(새누리당, 경기 안산 단원구 갑)이 발의한 당구장과 스크린 골프장을 포함한 실내체육시설을 금연시설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후부터 시행되지만, ‘실내 체육시설 금연’ 조항은 공포 후 1년 후인 내년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구클럽의 미래를 결정 지을 것이다.
유은호 기자
유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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