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갑'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월드챔피언십 준우승 후 인터뷰에서 함께 경기한 선수들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인성갑'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월드챔피언십 준우승 후 인터뷰에서 함께 경기한 선수들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함께 경기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합니다"

프로당구(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경기 후 기자들을 만나 밝힌 소감에서 동료 선수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사파타는 지난 17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의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4-5로 아깝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결승에서 사파타는 3시간 넘게 혈투를 벌이며 세트스코어 3-4의 박빙을 연출하다가 8세트에 첫 타석에서 하이런 15점을 쳐 퍼펙트큐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마지막 9세트에서 조재호가 완벽한 플레이로 6점, 5점 등 연속타를 올리면서 6:15(4이닝)로 패해 역전에는 실패했다.

사파타는 조재호의 플레이를 두고도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9세트 중간에 3점 정도는 정말 어려운 샷이었다"라며 극찬했다.

지난 2021년 처음 열린 월드챔피언십에서 강동궁(SK렌터카)을 세트스코어 5-4로 꺾고 사상 첫 우승과 역대 최고 상금 3억원을 획득한 사파타는 이후 PBA 최정상 선수로 활약했다.

다음 2021-22시즌에는 2차례 정규투어 결승에 진출했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고, 월드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이번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2-23시즌 개막전과 2차 투어까지 3회 연속 결승 진출을 달성한 사파타는 개막전은 조재호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2차 투어를 우승하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뒤로 사파타는 성적이 나지 않고 이번 2023-24시즌까지 계속 부진했다가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총 4회 열린 월드챔피언십 중 3회나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사파타는 조별리그 '죽음의 H조'에서 강동궁,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등과 대결했고, 16강에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8강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준결승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등과 승부를 벌였다.

이 중 사파타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난 위마즈와 결승전 조재호에게 두 경기를 패하고 나머지는 모두 승리했다. 다음은 경기 후 사파타와 기자들이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사파타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죽음의 H조'에서 강동궁,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16강에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8강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준결승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결승전 조재호(NH농협카드) 등과 승부를 벌였다.
사파타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죽음의 H조'에서 강동궁,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16강에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8강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준결승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결승전 조재호(NH농협카드) 등과 승부를 벌였다.

경기 소감은?
항상 결승전은 5:5의 확률을 갖고 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기쁘지만, 아쉬운 마음도 크다. 같은 그룹에 있었던 조별리그에서 잘했고, 함께 경기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힘들게 오른 결승인만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특히, 9세트에서 조재호 선수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그가 이길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생각한다. 조재호 선수가 마지막 세트에 보여준 샷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 9세트 중간에 보여준 3점 정도는 정말 어려운 샷이었다.


결승전 패인을 꼽자면?
오늘 패인을 굳이 꼽자면 ‘어려운 포지션’이 많이 나와서라 할 수 있겠다. 이번 결승전은 굉장히 터프한 경기였다. 1:1이 되고 2:1, 2:2 등 한 세트씩 주고받는 세트가 이어지는 접전이었다. 특히 제가 8세트에서 퍼펙트큐를 기록했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공의 배치가 어려웠고, 쿠션에 공이 붙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세트스코어를 4:4로 힘들게 끌고 왔지만 마지막 세트는 누가 이길지 몰랐고, 9세트라는 긴 세트가 이뤄지는 동안 실수도 많이 했다. 반대로 조재호 선수 역시 실수를 했다. 승자가 있다면 패자가 있듯, 오늘의 경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결승전 뱅킹을 시작하며 조재호와 악수를 나누는 사파타.
결승전 뱅킹을 시작하며 조재호와 악수를 나누는 사파타.
시상식에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오른쪽)에게 준우승 상금을 받은 사파타.
시상식에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오른쪽)에게 준우승 상금을 받은 사파타.

퍼펙트큐를 쳤다. 더 아쉽진 않나. 퍼펙트큐 이후 9세트 분위기를 더 좋게 가져갈 수도 있었는데.
퍼펙트큐 기록하면 스스로 행복해지고 감정적으로 ‘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개의치 않고 9세트를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9세트는 제가 선공이었는데, 2-5-8 배치가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뱅크샷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다음 포지션이 더 쉬운 배치의 뱅크샷임에도 제가 실수로 인해 점수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 그 부분에서 점수를 냈다면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몰랐을거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무관이다. 아쉽거나 서운하진 않나?
저는 제 경기력을 개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점점 모든 게임이 어려워지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계속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승할 수 있는 찬스가 줄어들고, 어려워지고 있다. 저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그 마음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8강을 두 번 진출했고, 월드챔피언십이라는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왔다. 스스로 훌륭한 업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번대회 준우승으로 시즌 랭킹이 9위가 됐다. 이 또한 훌륭한 성적이라 생각한다. 이런 성적에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하다.


(사진=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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