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NH농협카드)가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준우승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보미(NH농협카드)가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준우승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너무 아쉽지만, 후련해요"

김보미(NH농협카드)는 결승전에서 통한의 패배를 뒤로 하고,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 17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당구(LPBA) 2023-24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결승전에서 김보미는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에게 매치포인트 직전에 역전을 허용하며, 세트스코어 3-4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김보미는 이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앞선 5세트에 10:6으로 리드하며 우승 직전까지 갔다가 노련한 김가영의 폭풍타에 휘말려 역전을 허용한 뒤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프로당구(PBA) 투어 원년 2019-20시즌에 데뷔한 김보미는 이날까지 LPBA 투어 결승에 두 차례 올라와 두 번 모두 마지막 세트에서 발목을 잡혔다.

지난 2022-23시즌 8차 투어에서 7차례의 4강 탈락 후 처음 결승에 진출했던 김보미는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에게 세트스코어 3-1로 지다가 3-3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7세트를 3:9(9이닝)로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김보미는 한동안 결승 문턱을 넘는 것이 숙제였는데, 당시 8번째 올라온 준결승전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를 3-1로 꺾고 데뷔 4년 만에 마침내 결승을 밟았다.

과거 아마추어 시절에는 스롱과 국내 톱랭커를 다투는 사이였던 김보미. 그러나 스롱의 프로 정착이 워낙 화려해서 상대적으로 슬럼프가 길어 보였던 김보미는 이날 처음 올라간 결승전에서 만난 'LPBA 최강' 스롱을 날카롭게 견제하며 명승부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개막전부터 4강에 진출해 김가영과 대결했고, 결승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연이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다.

이후 8차 투어에서 8강에서 다시 만난 김가영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해 10번째 결승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 두 차례 4강에 올라온 김보미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한 뒤 16강부터 장혜리와 김갑선,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연파하고 통산 두 번째 결승을 밟았다.

지난 8차 투어 8강에서 이겼던 김가영을 다시 만나게 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은 초반부터 김보미의 기세가 김가영을 압도했고, 2세트부터 내리 3연승을 거두며 3-1로 리드한채 5세트를 시작했다.

5세트 막판에 세 번의 공격이 모두 득점과 연결되지 않으면서 매치포인트 득점에 실패한 김보미는 역전을 허용한 뒤 6세트 1이닝에서 김가영의 하이런 10점을 맞고 안타깝게 무너졌다.

경기 후 기자단 공통 인터뷰에서 김보미는 아쉬운 두 번째 준우승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다음은 김보미의 인터뷰 전문이다.

김보미가 이번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보미가 이번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경기 소감은?
너무 아쉽다. 그래도 이번 시즌 마무리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회가 끝나서 후련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패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경험 부족도 있었던 것 같고, 매치포인트 순간에 저에게 집중되는 카메라, 장내 아나운서 등 이런 주변 상황들에 너무 집중이 됐다. 제가 그런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다.

마지막 샷을 칠 때 기억이 나나.
결정적인 패인은 마지막 옆돌리기라고 생각을 한다. ‘그냥 편하게 힘만 들이지 말고 치자’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힘이 들어갔다. 타격이 들어간 것 같은데, 그 순간 부담 때문에 어깨가 굳어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 김병호가 결승전에 없었는데, 따로 스케줄이 있었나.
그건 아니다. 원래 경기장 방문 예정이었는데 아빠(김병호)는 하나카드의 주장이다. 결승전에서 (김)가영 언니와 대결하다 보니까 누구 한 명 응원하는 게 부담스러우셨던 것 같다.

하나카드 측에서도 아빠를 모셔 오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셨는지 경기장에 안 오셨다.

결승에서 손에 나는 땀을 입으로 불어서 말리는 김보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결승에서 손에 나는 땀을 입으로 불어서 말리는 김보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지난 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준우승 후 경험치가 있는 상태였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결승전을 경험했으니 ‘편하게 치자’고 생각했다. ‘4강이나 결승이나 뭐가 다르겠나’하는 생각이었다. ‘지난 결승전보다는 긴장감이 덜하겠지’하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 생각보다 마음은 괜찮았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서서 제가 쫓길 때, 또 상대가 저와 격차를 벌릴수록 힘들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그게 잘 안됐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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