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팀챔피언십'과 '남녀 오픈대회'에서 오랜만에 성적을 올린 한국 포켓볼 대표팀. 왼쪽부터 하민욱, 서서아, 권호준.  사진=PBS 제공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팀챔피언십'과 '남녀 오픈대회'에서 오랜만에 성적을 올린 한국 포켓볼 대표팀. 왼쪽부터 하민욱, 서서아, 권호준.  사진=PBS 제공

한국 포켓볼이 남자와 여자 모두 세계무대에서 오랜만에 8강과 16강 등 본선에 올라가는 활약을 펼쳤다. 

'월드클래스' 서서아(전남)는 팀챔피언십에서 상대한 여자 선수들을 모두 이기며 선봉에 섰고, 동시에 열린 개인전 오픈대회에서는 16강에 진출하며 세계 반열의 실력을 보여줬다.

그동안 세계 무대에 출전기회를 많이 얻지 못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남자 포켓볼도 오랜만에 권호준(인천체육회)이 남자 개인전 8강과 팀챔피언십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9일부터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2023 프레데터 WPA 월드팀챔피언십(이하 팀챔피언십)'에서 한국은 예선 리그전 D조에서 2승 1패로 1위에 오르며 본선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국이 이 대회 8강에 진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2014년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재개된 팀챔피언십에서 한국은 지난 2012년에 김가영(하나카드)과 황용(서울시청), 유승우(대전), 이완수(은퇴) 등이 출전해 16강에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다.

2010년 첫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2012년에 본선 16강, 2014년에는 대만과 러시아에 밀려 조 3위로 밀려 예선 탈락했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권호준과 유승우, 임윤미(서울시청)가 나가 보스니아와 스웨덴에 져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영국과 대결했다. 1세트 경기에 나선 서서아가 '세계 최강자' 켈리 피셔를 4-2로 제압했고, 권호준과 하민욱이 각각 필 버포드와 대런 애플턴에게 패해 1 대 2로 끌려갔다.

권호준은 4세트에 나와 버포드를 4-3으로 꺾으며 2 대 2동점을 만들었으나, 다음 애플턴과의 최종전에서 5-6으로 져 아쉽게 2 대 3으로 패했다.

서서아는 팀챔피언십에서 여자 출전자 중 유일하게 전승을 거두며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고, 오픈대회에서도 16강에 진출하며 활약했다.
서서아는 팀챔피언십에서 여자 출전자 중 유일하게 전승을 거두며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고, 오픈대회에서도 16강에 진출하며 활약했다.

첫 경기에서 강호 영국을 상대로 단 한 세트 차이의 접전을 펼친 한국은 다음 경기에서 폴란드를 3 대 1로 격파했고, 3라운드에서 뉴질랜드를 3-0으로 완파하며 2승 1패로 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을 꺾었던 영국은 3라운드에서 폴란드에 2 대 3으로 져 2승 1패를 기록했고, 세트 득실에서 한국이 +4로 영국(+3)을 앞서며 D조 1위를 차지했다. 빅토르 지엘린스키와 보이치에흐 셰프치크 등 세계 정상급 남자 선수가 나선 폴란드는 2승 1패(+2)를 기록하며 3위로 탈락했다.

8강에서 한국은 B조 2위 포르투갈과 대결해 1 대 3으로 패하며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 경기에서 1세트에 서서아가 사라 로샤에게 4-0으로 승리를 거둬 4강행의 청신호를 켰으나, 2세트부터 권호준과 하민욱이 번갈아 나와 포르투갈의 남자 선수 호앙 그릴로와 미겔 실바에게 모두 1-4로 졌다.

한국은 아쉽게 8강에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포켓볼 국가대항전에서 본선 8강까지 올라갔다. 8강을 밟은 것은 201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지난 2011년 열린 '월드컵 오프 풀'에서 한국은 황용과 이근재가 출전해 유일무이한 4강 신화를 달성한 바 있다. '월드컵 오브 풀'에서 한국은 2007년과 2014년에 두 차례 16강에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다. 

한국의 간판선수인 서서아는 이번 대회 출전한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전 경기를 승리했고, 권호준은 3승, 하민욱은 2승을 거두며 남자 선수들도 오랜만에 활약을 보였다. 

이 대회 우승은 독일이 차지했다. 결승에서 독일은 대만을 3 대 2로 제압하고 극적으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30만달러(약 4억원)와 우승상금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 준우승 6만달러(8000만원) 등이 걸려 있고, 한국은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대회 입상국. 왼쪽부터 준우승 대만, 우승 독일, 공동 3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이 대회 입상국. 왼쪽부터 준우승 대만, 우승 독일, 공동 3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한편, 같은 기간에 열린 '푸에르토리코 10볼 오픈'에서 서서아는 여자부 16강에 진출했으나, 필리핀의 체즈카 센테노에게 0 대 2(3-4, 3-4)로 져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남자부에서는 권호준이 전 세계챔피언을 꺾는 맹활약을 펼치며 8강까지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권호준은 승자 2라운드에서 '세계 최강' 쉐인 반 보닝(미국)을 상대로 1세트를 4-3으로 승리하는 등 풀세트의 접전을 벌이는 저력을 보여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아깝게 1 대 2(4-3, 3-4, 1-3)로 패해 패자조로 밀린 권호준은 이후 4연승을 거두며 본선 16강에 진출했다. 권호준은 패자조에서 '일본 최강자' 오이 나오유키와 '전 세계챔피언' 알렉스 파굴라얀(캐나다) 등 암초를 만났으나 모두 2 대 1로 꺾으며 승리를 이어갔다.

16강에서는 가르치아 피에르프란체스코(이탈리아)에게 2 대 0(4-2, 4-1)의 완승을 거두고 '8강 신화'를 썼다. 8강에서는 폴란드의 콘라드 유슈치신에게 0 대 2(0-4, 2-4)로 져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남자 오픈에서 우승한 콘라드 유슈치신(폴란드).
남자 오픈에서 우승한 콘라드 유슈치신(폴란드).

권호준을 꺾은 유슈치신은 결승까지 올라가 이 대회를 우승하며 3만7500달러(약 5000만원)를 받았다.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한국 남자 포켓볼은 그닥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 2002년 정영화(서울시청)의 '제7회 요미우리 오픈' 우승 이후 2008년에 유승우가 '기네스 투어' 4강에 진출했고, 권호준이 9년 만인 2017년 '구리 9볼 챔피언십'에서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권호준은 6년 만에 다시 이번 대회에서 세계대회 8강에 오르며 오랜만에 성적을 거뒀다.

 

(사진=P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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