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직(전남)이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에 진출, 한국의 베겔 대회 4회 연속 입상까지 마지막 한 관문만 남기게 됐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김행직(전남)이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에 진출, 한국의 베겔 대회 4회 연속 입상까지 마지막 한 관문만 남기게 됐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허정한(경남)은 16강전에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허정한(경남)은 16강전에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베겔 당구월드컵 4회 연속 입상까지 마지막 한 관문만 남겨놓게 됐다. 김행직(전남)과 허정한(경남)이 16강전에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27일(한국시간) 오후 9시에 네덜란드 베겔의 더노르트카데에서 열린 '2023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김행직이 샘 반 이튼(네덜란드)을 23이닝 만에 50:20으로 꺾었다.

승부는 일방적이었다. 김행직을 상대로 반 이튼의 돌풍은 통하지 않았다. 반 이튼은 전날 32강 조별리그전에서 '세계랭킹 1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를 탈락시키는 이변을 연출하며 16강전에 진출했다.

이번 16강전에서 김행직은 6:6이었던 6이닝 공격에서 대거 7점을 득점해 13:6으로 앞선 뒤 이어서 7이닝에 다시 5점을 올려 18:8로 리드했다. 그리고 9이닝 19:11에서 하이런 9점을 득점하고 28:11로 전반전을 크게 앞선 가운데 마쳤다.

일방적인 흐름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김행직은 13이닝부터 4-6-1 연속타를 올리며 15이닝 만에 41:12로 무려 29점을 앞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 이튼은 중요한 순간에 12이닝 동안 단 2득점에 그치면서 전혀 추격을 하지 못했다.

18이닝에서 4점을 더한 김행직은 20이닝에서 2점, 22이닝에서 2점을 올려 49:17로 32점 차까지 달아났고, 23이닝에서 반 이튼이 3점을 올린 다음 길게치기를 실패하고 공격권을 넘겨주자 김행직은 뒤돌리기로 깔끔하게 매치포인트를 성공시키며 50:20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김행직은 이번 승리로 포르투 당구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당구월드컵 준우승 이후 세 번째 대회 만에 4강 진출을 노리게 됐다. 8강에서는 마틴 혼(독일)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혼은 16강전에서 제러미 뷰리(프랑스)를 30이닝 만에 50:31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서 김행직은 살얼음판 경쟁을 펼쳤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피터 클루망(벨기에)과 40:40(28이닝) 무승부를 기록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응우옌쩐따인뚜(베트남)에게 25이닝 만에 36:40으로 패하면서 1무 1패에 그쳐 탈락 위기에 놓였던 것.

샘 반 이튼(네덜란드)은 '세계랭킹 1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를 탈락시키고 16강에 올라왔으나, 김행직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샘 반 이튼(네덜란드)은 '세계랭킹 1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를 탈락시키고 16강에 올라왔으나, 김행직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베트남 간판' 쩐뀌엣찌엔을 하이런 13점을 앞세워 21이닝 만에 40:25로 꺾고 조 2위로 올라서며 극적으로 16강에 올라왔다. 16강에서는 자신과 반대로 화려하게 3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하고 올라온 반 이튼을 한 수 위의 기량으로 꺾어 건재함을 보여줬다.

반 이튼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 32강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두고 애버리지 1.714의 기록으로 종합순위 2위에 오르며 크게 활약했다. 조별리그에서는 지난 포르투 대회 4강 진출자인 타이홍찌엠(베트남)을 21이닝 만에 40:32로 꺾었고, 한국의 '2002년생 돌풍' 정예성(서울)을 15이닝 만에 40:17로 제압해 B조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자네티를 상대로 막판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21이닝 만에 40:39로 승리,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폼이 올라온 반 이튼이 김행직을 어느 정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험이 많지 않은 27살의 선수가 큰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같은 시각 허정한은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를 25이닝 만에 50:25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지난 호찌민 당구월드컵에 이은 시즌 두 번째 8강 진출이다. 조명우는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32강 탈락한 데 이어 이번 대회도 16강에서 허정한에게 패해 탈락해 주춤하는 양상이다.

이번 16강전에서는 허정한이 후반에 소나기타를 터트리며 6이닝 동안 28점을 몰아치면서 승부가 갈렸다. 초반 9이닝까지 13:7로 앞서던 허정한은 11이닝과 12이닝에 조명우가 4점씩 득점을 올려 13:17로 잠시 역전을 허용했다.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폼을 유지했으나, 허정한에게 져 아쉽게 탈락했다.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폼을 유지했으나, 허정한에게 져 아쉽게 탈락했다.
에디 멕스(벨기에)는 16강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꺾고 8강에 진출, 이번 대회를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1위를 넘볼 수 있다.
에디 멕스(벨기에)는 16강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꺾고 8강에 진출, 이번 대회를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1위를 넘볼 수 있다.

그러나 14이닝부터 4-1-1-2-1 연속타를 올려 22:18로 다시 주도권을 잡았고, 20이닝에서는 하이런 9점을 득점하고 31:19로 크게 리드했다. 허정한은 계속해서 2-3-5-5-4 등 연속득점을 올리며 25이닝 만에 50:25로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허정한은 2승 1패를 거둬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첫 경기에서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베트남)을 16이닝 만에 40:24로 제압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베르카이 카라쿠르트(튀르키예)에게 23이닝 만에 31:40으로 패했다. 1승 1패에서 마지막에 붙은 사미흐 시덤(이집트)에게 25이닝 만에 40:25로 승리하면서 카라쿠르트에 이어 2위로 16강에 올라왔다.

조명우는 E조에서 2승 1패로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라왔다. 첫 경기에서 쩐딴룩(베트남)에게 22이닝 만에 36:40으로 패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던 조명우는 다음 경기에서 배리 반 비어스(네덜란드)를 20이닝 만에 40:23으로 꺾었고, 마지막에는 최고의 폼을 자랑하던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마저 18이닝 만에 40:24로 제압했다.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랭킹 1위인 자네티의 랭킹포인트가 357점으로 낮아짐에 따라 358점을 유지한 조명우는 291점으로 8위인 에디 멕스(벨기에)가 이번 대회를 우승하지 못하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한은 8강에서 멕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만약 8강에서 허정한이 멕스를 이길 경우 조명우의 세계랭킹 1위가 확정된다. 멕스는 16강전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20이닝 만에 50:17로 꺾고 8강에 올라왔다.

한편, 이번 대회 8강은 야스퍼스-폴리크로노폴로스, 더브라윈-타이홍찌엠, 허정한-멕스, 김행직-혼의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허정한과 김행직은 28일(한국시간) 새벽 2시에 8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아프리카TV로 생중계된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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