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팀에 합류하게 된 페드로 고르스트(23).  사진=매치룸멀티스포츠 제공
미국 팀에 합류하게 된 페드로 고르스트(23).  사진=매치룸멀티스포츠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대회 참가가 어려웠던 러시아의 당구선수 페도르 고르스트(23)가 최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면서 앞으로 대회 출전이 수월해졌다.

고르스트는 올해 열리는 모스코니컵에서 미국 팀으로 출전하는 것으로 정식 발표됐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간판선수인 제이슨 쇼(35) 역시 미국 팀으로 출전 의사를 밝혀 유럽이 우세했던 모스코니컵의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스코니컵을 주최하는 매치룸멀티스포츠는 9일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 페도르 고르스트가 올해 모스코니컵에서 미국 팀으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적이었던 고르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영국 등에서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서 출전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초 미국으로 이주했던 고르스트는 1년 8개월 만에 미국 영주권을 취득해 앞으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미국 선수로 뛰게 됐다.

고르스트는 "지난해 2월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어디를 가도 두 팔 벌려 환영을 받았고, 나를 자기네 사람처럼 대해 줘 고마움을 느꼈다"며 "특히, US 오픈에서 정말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미국 영주권 취득을 결심해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월드나인볼투어(WNT)에서 미국 선수로 뛰게 됐고, 모스코니컵에서 미국 팀을 대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포켓볼 종목의 라이벌전인 모스코니컵은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으로 매년 1회 개최된다. 포켓볼 세계 무대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유럽이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승부다. 전 세계의 포켓볼 최강자들이 미국 팀과 유럽 팀으로 나뉘어 11선승제로 승부를 겨뤄 우승팀은 선수 1인당 4만달러(한화 약 5400만원)를 받는다.

총상금은 37만 5000달러(약 5억원)이 걸려 있고, 우승팀이 24만달러, 준우승팀은 12만달러를 받게 된다. 지난 1994년부터 매년 개최돼 올해가 3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로 오는 12월 6일부터 9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모스코니컵에서 미국 팀으로 스스로 공개한 제이슨 쇼.
올해 모스코니컵에서 미국 팀으로 스스로 공개한 제이슨 쇼.

지난해까지 모스코니컵에서는 15승 1무 13패로 유럽 팀이 2승 더 많았다. 초반에는 대부분 미국 팀이 승리했으나, 최근에는 유럽 팀이 대체로 우세했다. 유럽 팀은 2007년 이후에 8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13승을 거뒀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은 모두 유럽 팀이 승리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9회 모스코니컵은 유럽 팀이 11-7로 미국 팀을 이겼고, 독일의 조슈아 필러(26)가 MVP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미국 팀의 전력이 크게 보강돼 막상막하의 경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팀은 고르스트와 함께 2020년과 2021년 유럽 팀을 승리로 이끌며 MVP에 오른 제이슨 쇼가 합류 의사를 밝히면서 반전을 노리게 됐다.

쇼는 9일 자신의 SNS에 "미국에서 9년을 살았고, 항상 여기가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미국을 대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매치룸멀티스포츠의 에밀리 프레이저 CEO는 "모스코니컵 30년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발표다. 미국 팬들은 세계적인 선수가 최고의 선수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매치룸멀티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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