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허들 100m 종목 결승전 직후 중국의 린위에이(좌)와 우옌니(우)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허들 100m 종목 결승전 직후 중국의 린위에이(좌)와 우옌니(우)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100m 허들 결승전 후 6번과 4번 트랙에서 달린 두 중국 선수가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 중국 매체에서 삭제됐다.

지난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100m 허들 결승전이 끝난 후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중국의 린위웨이와 우옌니가 진한 포옹으로 서로를 축하했다.

각각 6번과 4번 트랙에서 달린 두 선수가 포옹하면서 트랙 숫자를 몸에 붙인 까닭에 공교롭게도 '6'과 '4'라는 숫자가 나란히 사진에 담겼다.

금메달리스트와 은메달리스트의 훈훈한 포옹 장면은 중국의 관영 매체인 중국 CCTV의 SNS 위챗 계정에도 게재됐다. 하지만 이 사진이 돌연 삭제돼 의문을 샀다.

이유는 바로 두 숫자가 천안문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는 천안문 사태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여론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왼쪽) 예선전에서 중국의 유옌니와 한국의 조은지의 포옹 사진과 (오른쪽) 결승전에서 중국의 린위웨이와 우옌니의 포옹 사진이 중국 매체에서 모두 삭제됐다. 사진= X(전 트위터) 캡처
(왼쪽) 예선전에서 중국의 유옌니와 한국의 조은지의 포옹 사진과 (오른쪽) 결승전에서 중국의 린위웨이와 우옌니의 포옹 사진이 중국 매체에서 모두 삭제됐다. 사진= X(전 트위터) 캡처

숫자 6과 4는 1989년 6월 4일 중국이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천안문 사건을 연상하게 해 중국에서는 검열 대상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예선전에서 8번 트랙에서 뛴 우옌니가 9번 트랙에서 뛴 한국의 조은주와 악수하며 '89' 조합을 완성한 사진도 현재 CCTV 웨이보에서 삭제됐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천안문 사건 사진을 검열한 것으로 보인다”며 “6/4라는 표현은 34년 전 6월 4일 발생한 천안문 사태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관련 표현은 중국 당국에 의해 빈번히 검열되고 삭제된다”고 전했다.

BBC는 이 소식에 대해 “천안문 사건에 대한 논의는 중국에서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으며, 당국은 인터넷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언급을 정기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6번과 4번 스티커를 붙인 채 포옹하는 선수들 이미지가 검열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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