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당구용품 유통사 유니버설코리아(대표 박석준)와 대한당구연맹(KBF)의 공동주최로 2006년부터 국내에서 처음 여자 3쿠션 대회가 시작됐다. 이 대회는 기반이 전무했던 여자 3쿠션 종목의 선수를 육성하는 기초가 됐고, 지금 여자 프로당구(LPBA)가 출범해 흥행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2006년에 당구용품 유통사 유니버설코리아(대표 박석준)와 대한당구연맹(KBF)의 공동주최로 2006년부터 국내에서 처음 여자 3쿠션 대회가 시작됐다. 이 대회는 기반이 전무했던 여자 3쿠션 종목의 선수를 육성하는 기초가 됐고, 지금 여자 프로당구(LPBA)가 출범해 흥행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월간 빌리어즈>가 지난 35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해 김기제 발행인의 집필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여자 프로당구(LPBA)는 지난 2019년에 대표적인 한국 여자 3쿠션 선수 대부분이 이적한 가운데 출범했다. 당시만 해도 캐롬 3쿠션 여자부 종목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남자부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비전이 없었다. 항간에는 세계적으로 노령화된 여자 3쿠션 종목이 당구가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데 마이너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여서 LPBA가 아니었다면 빛을 보기 힘든 종목이었다.  

사실 여자 3쿠션은 2000년대 중반부터 당구가 전국체전에 입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된 종목이다. 당구가 시범종목과 정식종목의 단계를 밟으면서 집중 육성된 후 2010년대 중반에 여러 가지 사건이 겹치면서 현행을 유지하는 것 외에 지원과 투자가 더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LPBA의 출범은 여자 3쿠션 선수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반가운 일이었다.

남자 선수와 실력 차가 있는 여자 선수들이 큰 국제식대대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생중계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LPBA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과감하게 뱅크 샷 2점제와 세트제를 선택하면서 현재는 프로당구의 흥행을 견인하고 있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여자 3쿠션은 어떻게 시작돼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LPBA의 초석이 된 그때로 돌아가 보자.

제1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입상자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1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입상자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대회를 주최한 유니버설코리아 박석준 대표(뒷줄 가운데)와 대한당구연맹 소속 여자 3쿠션 선수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대회를 주최한 유니버설코리아 박석준 대표(뒷줄 가운데)와 대한당구연맹 소속 여자 3쿠션 선수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 유니버설코리아, 2006년부터 4년간 총 17회 3쿠션 여자 챔피언십 개최 

당구용품 유통 기업인 유니버설코리아(JBS·대표 박석준)는 2000년대 중반에 처음 여자 3쿠션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한당구연맹(KBF)·서울당구연맹과 함께 선수들을 모집해 대회를 유치했다. 지난 2006년 11월에 유니버설코리아와 KBF가 공동주최로 '3쿠션 여자 챔피언십'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우승상금이 100만원도 안 되는 대회였지만, 여자 3쿠션 대회가 없었던 당시로서는 몇 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이 대회가 선수들에게는 꿀 같은 대회였다.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으로 명명된 이 대회는 2010년 11월까지 총 17회 개최됐다. 3~4개월 분기마다 한 번씩 4년에 걸쳐 대회가 열렸다. 초창기에는 출전 선수가 불과 10여 명이었지만, 점차 선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한국 여자 3쿠션의 기초가 다져질 수 있었다. 국내 여성들에게 3쿠션을 대중화시키고 우수 선수 발굴 육성을 통해 한국 당구 발전에 이바지했던 유니버설코리아 대회에서 과연 어떤 선수가 활약을 하며 여자 3쿠션의 역사가 이어졌는지 1회부터 17회까지 기록을 살펴 보고자 한다.
 

· ‘제1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 우승 박수아  준우승 오지연

첫 번째 대회는 지난 2006년 11월 19일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임윤수당구클럽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는 앞서 10월 중순 ‘MBC-ESPN 큐스포츠 3쿠션 챔피언십’에서 여자부 국제식 중대 3쿠션 경기로 열린 데 이어 독자적인 여자 챔피언십으로는 처음 열린 대회였다. KBF가 신설한 3쿠션 여자부 소속 선수들뿐만 아니라 3쿠션 여성동호인들도 참가해 핸디 경기가 아닌 15점 단판 승부로 경기가 진행됐다. 

대회 출전자는 모두 14명. 예선전은 토너먼트 패자부활전으로 치러져 승자조 2명과 패자조 2명이 본선 4강에 진출했고, 승·패자 크로스토너먼트로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예선전을 진행한 결과 승자조 2강에는 오지연과 김민선이 진출했고, 패자조 2강에는 박수현과 박수아가 올랐다. 

4강전에서는 오지연과 박수현이 대결해 오지연이 15:12로 박수현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민선과 박수아의 경기에서는 15:11로 박수아가 승리해 오지연과 우승을 다퉜다. 결승전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박수아가 오지연을 15:1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제2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 우승 윤경남  준우승 오지연(2회 연속)

두 번째 대회는 첫 번째 대회 후 4개월 만인 2007년 3월 25일 서울시 서초동의 BIM당구클럽에서 개최됐다. KBF 소속 3쿠션 여자 선수뿐만 아니라 여성 동호인들도 참가해 핸디 경기가 아닌 예선 17점, 본선 4강 20점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됐다. 당시 전국에는 약 20명의 여자 3쿠션 선수가 있었는데, 이 대회에는 1회 대회보다 많은 17명이 출전했다. 

4강에는 오지연(서울), 박지현(전북), 윤경남(서울), 김은정(서울)이 진출, 오지연이 20:16으로 박지현을 꺾었고, 윤경남은 20:15로 김은정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1회 대회 준우승자 오지연과 윤경남이 대결한 결승에서는 윤경남이 24이닝 만에 20:16으로 애버리지 0.833의 좋은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2회 대회는 선수들 기량이 향상돼 1회 대회보다 경기 시간이 많이 단축되기도 했다.

‘제7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 4강 입상자들. (왼쪽부터) 공동 3위 정진수, 우승 오경희, 서울당구연맹 김낙균 회장, 준우승 오지연, 공동 3위 이마리.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7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 4강 입상자들. (왼쪽부터) 공동 3위 정진수, 우승 오경희, 서울당구연맹 김낙균 회장, 준우승 오지연, 공동 3위 이마리.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3회 대회 결승전에서 뱅킹하는 박지현(왼쪽)과 오지연.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3회 대회 결승전에서 뱅킹하는 박지현(왼쪽)과 오지연.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 ‘제3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 우승 박지현 오지연 준우승(3회 연속)

세 번째 대회는 2007년 6월 24일 건국대 앞 ESPN당구클럽에서 KBF 소속 여자 선수 13명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예선은 3개 조 풀리그를 벌여 각 조 상위 1명과 애버리지 상위 1명이 본선 4강에 진출,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예선 결과, 1조에서는 오경희(서울)가 3승, 2조에서는 박지현(전북)이 3승, 3조에서는 박수현(서울)이 3승으로 각 조 1위를 차지해 본선에 진출했다. 4강 한자리는 2승을 한 박수아, 오지연, 김민선 중 애버리지가 가장 좋은 오지연이 합류했다. 

본선 경기는 20점 단판승제였으나 40이닝의 제한 룰을 처음 적용했다. 준결승 첫 경기는 팽팽한 접전 끝에 오지연이 15:13으로 박수현을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박지현과 오경희의 대결에서는 박지현이 17:7의 일방적인 스코어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라갔다. 결승전은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 양상이 전개되다가 후반에 오지연이 난조에 빠지면서 박지현이 20:11 승리를 거두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에 그친 오지연은 연속 3회 준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 ‘제4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 우승 오경희  준우승 오지연(4회 연속)

4회 대회는 2007년 8월 26일 대구 BMC클럽에서 17명의 KBF 소속 여자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15점 단판 토너먼트 패자부활 방식으로 예선을 치러 승자조에서 2명, 패자조에서 2명 등 4강이 본선에 올라가 우승자를 가렸다. 예선 결과, 승자조에서는 박수아와 오지연이 본선에 진출했고, 패자조에서는 오경희와 박지현이 진출해 준결승에서 맞붙었다.

오경희는 준결승전에서 하이런 5점을 터트리며 박수아를 15:8로 꺾고 결승에 올랐고, 오지연은 15:5로 박지현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오경희가 15:12로 오지연을 제압하고 우승, 4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오지연은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 ‘제5회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 / 우승 정진수  준우승 오지연(연속 5회)

첫 대회 후 1년 만인 2007년 11월 30일에 5회 대회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JS당구클럽(대표 이장희)에서 개최했다. 이번에는 KBF 소속 여자 선수 15명이 출전해 15점 단판 토너먼트 패자부활 방식의 예선전과 승자조(2명)와 패자조(2명)의 크로스토너먼트 준결승전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예선 결과 승자조에서는 박지현와 정진수, 패자조에서는 오지연과 이향주가 본선에 올라 준결승전을 벌였다. 준결승에서는 정진수가 15:14, 단 1점 차로 이향주를 따돌렸고, 오지연은 15:11로 박지현을 꺾고 5회 연속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15:14로 정진수가 승리하면서 오지연은 5회 연속 준우승에 머무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제6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에 출전한 KBF소속 여자 3쿠션 선수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6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에 출전한 KBF소속 여자 3쿠션 선수들.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8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에 참가한 대한당구연맹 소속 여자 캐롬 선수들과 대구당구연맹 이훈도 회장(앞줄 왼쪽), 박석준 대표(앞줄 오른쪽).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제8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에 참가한 대한당구연맹 소속 여자 캐롬 선수들과 대구당구연맹 이훈도 회장(앞줄 왼쪽), 박석준 대표(앞줄 오른쪽).  사진=월간 빌리어즈 DB

· ‘제6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 / 우승 이마리  준우승 박지현

‘유니버설코리아 3쿠션 여자 챔피언십’으로 치렀던 대회는 6회부터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로 변경됐다. 이 대회는 2008년 3월 9일 서울시 강남에 있는 JS당구클럽에서 개최됐다. KBF 여자 선수 12명이 참가해 이번에는 6명씩 2개 조로 편성, 15점 단판 풀리그로 예선을 진행했다. 각 조 1, 2위 4명이 본선에 진출, 17점 단판경기로 우승자를 가렸다.

준결승에서는 이마리(서울)가 6회 연속 본선에 올라온 오지연(서울)을 17:1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해 오지연은 연속 결승행에 실패했다. 또한, 박지현(충북)이 권미숙(인천)을 17:6으로 꺾어 통산 두 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결승도 1점 차로 운명이 갈릴 만큼 치열했다. 이마리는 17:16으로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우승을 기록했다.


· ‘제7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 / 우승 오경희  준우승 오지연

2008년 4월 13일 JS당구클럽에서 개최된 7회 대회에는 KBF 소속 여자 선수 13명이 참가해 3명씩 3개 조와 4명 1개 조로 편성, 15점 단판 풀리그로 예선전을 벌였다. 처음으로 예선 각 조 1, 2위 2명씩 총 8명이 본선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준결승전에서는 오경희가 17:5로 정진수를 이겼고, 오지연은 이마리를 17:13으로 제압하고 통산 6번째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결승에서도 오지연은 오경희에게 13:17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오경희는 4회 대회에 이어 오지연을 결승에서 제압하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제8회 아담·듀프린 전국여자3쿠션대회’ / 우승 정은영  준우승 박상희

여덟 번째 대회는 1년 만에 다시 대구에서 열렸다. 유니버설코리아와 KBF의 주최, 대구당구연맹의 주관으로 8회 대회가 2008년 6월 8일 대구 특실당구클럽에서 개최됐다. KBF 소속 여자 선수 11명이 참가한 8회 대회는 20점 단판 토너먼트 패자부활 방식으로 예선을 진행했다. 이어서 승자조 2명과 패자조 2명 등 4명이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4강에는 승자조 정은영과 박상희, 패자조 정진수와 양승미가 진출했다. 정은영은 준결승전에서 정진수를 20:1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박상희는 양승미에게 20:18로 신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는 초반부터 우세를 유지한 정은영이 20:15로 박상희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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