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메다 류지

1968년 도쿄에서 태어난 우메다 류지는 일본의 가장 성공한 당구선수 중 한 명이다.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선수일지도 모르겠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2007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등 경력만 봐도 당구선수로서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9살부터 시작된 그의 당구 인생이 어느새 불혹도 훌쩍 남긴 나이가 되었지만, 당구선수로서의 그의 감각은 이제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실력과 함께 그동안 참가한 수많은 대회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까지 갖춘 그는 아직도 챔피언의 자리가 탐난다. 23년 전 고바야시 노부아키가 월드 챔피언에 오른 이후 23년 만에 그 자리를 다시 차지했듯 다시 한 번 그 자리를 탈환할 때까지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일본의 대표 선수로 우메다 류지 선수를 꼽는다. 당구선수로서의 경력이 궁금하다.

당구를 처음 친 건 아홉 살 때부터였다. 아버지가 당구클럽을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큐를 잡았던 것 같다.


그럼 처음부터 당구선수가 되려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나?

그건 아니다. 그땐 당구선수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보다 그저 당구를 치는 게 재미있었다. 그러다 열여덟 살 때, 월드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부터 더 많이 연습하고 본격적인 당구선수의 삶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당구클럽을 운영하셨듯이 우메다 류지 선수도 도쿄에서 가장 큰 당구클럽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던데, 일본에서는 주로 당구클럽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나?

보통은 대회에 참가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대회 기간이 아닐 때는 개인적인 연습도 하고, 후진 양성을 위해 주니어 선수도 가르치고 있다.


어떤 선수인가?

모리 유스케라는 주니어 선수인데, 내가 가르친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지금은 비록 애버리지 1.11 정도의 선수지만 점점 성장하고 있다. 요즘 일본에는 3쿠션 선수가 되려는 주니어 선수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모리 유스케 같은 주니어 선수들이 있기에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고바야시 선수가 그랬듯이, 그리고 또 내가 그랬듯이 그 역시 세계 챔피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우메다 류지


우메다 류지 선수에게 당구의 매력은 무엇인가?

당구는 생각보다 꽤 어렵다. 나 같은 경우 보통은 잘 못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잘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럴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좋다. 그런 기분에 중독되는 것 같다. 당구는 항상 못 하지도, 또 항상 잘 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이 흥미로운 것 같다. 내 생각에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항상 잘할 수는 없다. 나는 요즘 마르코 자네티가 세계에서 당구를 제일 잘 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뒤에 야스퍼스나 블롬달 등 잘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그 위치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대회는 어떤 대회였나?

세계 챔피언이 되었을 때다. 물론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따보고, 은메달도 따봤지만 그건 아시아에 국한된 거니까. 2007년에 에콰도르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미 몇 차례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손에 넣었던 다니엘 산체스를 결승에서 3-2로 꺾고 월드 챔피언이 되었다. 그때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반대로 힘든 순간도 있었나?

그때 월드 챔피언이 되기 전에 꼭 1등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이제는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항상 챔피언이 되길 바랐지만 막상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더 이상 이룰 목표가 없어진 거다. 그때가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떤가? 목표가 다시 생겼나?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월드 챔피언이 되는 게 나의 목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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