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월간 빌리어즈>가 지난 35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해 김기제 발행인의 집필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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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1월 21일에 단일 종목 최대 규모로 선수부와 아마추어부, 시니어부 등으로 나눠 KBS 88체육관(현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95 3쿠션 당구대제전'.  빌리어즈 자료사진

◆ 대한당구선수협회 주최, (주)서울방송 후원으로 KBS 88체육관에서 성대히 개최

과거 대한당구선수협회(회장 김문장)는 당구 경기 확산 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선수들과 1천만 당구동호인이 대회 참여를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신인선수를 발굴하는 등 한국 당구계의 활성화와 비약적인 발전이 목적이었다.

그 일환으로 (주)서울방송(SBS)의 후원을 받아 지난 95년 1월 21~23일에 서울 등촌동에 있는 KBS 88체육관(현 KBS스포츠월드)에서 ‘95 3쿠션 당구 대제전’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선수부인 '제4회 전국당구3쿠션선수권전'과 아마추어부 '제1회 한국 오픈 아마추어3쿠션선수권전', 시니어부 '95 전국시니어3쿠션선수권전' 등의 타이틀로 열린 3쿠션 한 종목으로 개최된 최대 규모의 단일대회였다.

개회식에는 176명의 선수와 274명의 동호인이 참가해 대회장인 88체육관이 북적였다.

대한당구선수협회 김문장 회장은 대회사에서 "돌이켜 보면 10년 전 오늘인 85년 1월 21일에 처음으로 서울 문화체육관에서 당구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1시간대의 녹화 중계를 하는 당구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습니다”고 술회했다.

개회식에서 SBS 정건일 TV스포츠국장은 "당구 경기에 대한 사회의 이해를 뒷받침하게 하는 이미지 개선에 있어서 방송과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피력하고, "이번 대회가 사회의 당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로 마음의 벽을 허무는 축복의 제전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축사했다.

김무순 대 신용순의 결승전 뱅킹.  빌리어즈 자료사진
김무순 대 신용순의 결승전 뱅킹. 빌리어즈 자료사진
SBS와 인터뷰하는 우승자 김무순. 빌리어즈 자료사진
SBS와 인터뷰하는 우승자 김무순. 빌리어즈 자료사진
대회 입상자들.  빌리어즈 자료사진
대회 입상자들. 빌리어즈 자료사진

◆ ‘제4회 전국당구3쿠션선수권전’ 대한당구선수협회 소속 선수들의 국제식 3쿠션 종목 경기로 치러

대한당구선수협회 등록 선수들은 ‘제4회 전국당구3쿠션선수권전’이라는 타이틀로 국제식 3쿠션 종목으로 경기를 진행다.

국제식 3쿠션 11점 3전 2선승제를 채택한 이 선수권전은 단일대회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였다. 당시에 출전선수가 제한되었던 여느 대회와는 달랐다.

지방에서 올라온 각 지회 선수들이 중앙 무대에 진출하면서 우승 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예상을 낳게 하였다. 

경기 결과는 프로위원회를 비롯한 수도권 중심의 서울지회와 경기도지회, 인천지회 소속 선수들이 풍부한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비수도권 선수들에 우세한 경기를 했다.

16강에는 김무순, 조수형, 김동수, 강호산, 박영훈, 안철홍, 박승기, 이상열, 이홍기, 신남호, 신용순, 엄동열, 강문수, 김효수, 정정우, 유창선 등이 진출했고, 8강에는 김무순, 신용순, 강문수 등 프로위원회 소속 선수 3명과 경기도지회 김동수, 서울지회 이홍기, 인천지회 정정우가 진출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지회 안철홍과 전북지회 이상열 등 2명이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서는 김무순이 김동수를 세트스코어 2-1(8:11, 11:10, 11:4), 안철홍이 이상열을 2-0(11:7, 11:10), 신용순이 이홍기를 2-0(11:8, 11:4), 정정우가 강문수를 2-0(11:3, 11:8)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무순 대 안철홍의 준결승전은 김무순이 세트스코어 2-0(11:0, 11:9)으로 안철홍을 일축하고 결승에 나갔다.

신용순 대 정정우의 준결승전은 신용순이 2-1(5:11, 11:10, 11:8)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프로위원회 김무순과 신용순의 대결로 압축된 결승전은 경기 초반의 위기를 잘 극복한 김무순이 신용순에게 2-1(8:11, 11:9, 11: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제4회 전국 당구 3쿠션 선수권전'에서는 우승 김무순, 준우승 신용순, 공동 3위 정정우·안철홍이 올라 트로피와 소정의 상금을 받았다.

아마추어부 결승전 뱅킹.  빌리어즈 자료사진
아마추어부 결승전 뱅킹. 빌리어즈 자료사진
아마추어 입상자들.  빌리어즈 자료사진
아마추어 우승 김용각과 준우승 김용찬. 빌리어즈 자료사진

◆ 국내식 3쿠션 경기로 치러진 ‘제1회 한국 오픈 아마추어3쿠션선수권전’

초대 아마추어 3쿠션 챔피언을 선발한 아마추어부 제1회 한국 오픈 아마추어3쿠션선수권전'은 더 성황리에 열렸다.

사전 예선을 전국 120여 개 클럽에서 먼저 치러 274명을 선발했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던 강자들이 대거 올라와 초대 아마추어 챔피언 선발은 혼전을 거듭했다.

1조 김상호를 비롯해 김용찬, 김용각, 이욱 등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출전자들이 무난히 8강까지 진입했다.

이 대회에서 선수의 요람인 동호인층이 이때부터 아주 두터웠다는 사슬이 입증됐다.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강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

'제19회 전국당구선수권대회 겸 제2회 회장기 전국당구대회' 개인전 3쿠션 A조 우승자인 권오선(대한당구협회 경기중부지회장)과 고양시장배를 2연패한 전남수, '월간당구배 전국아마추어3쿠션당구대회'에서 A조(500점 이상) 3위에 입상했던 배흥동 등이 대회 2~4회전에서 탈락해 두터운 동호인층을 반증했다.

대회 8강 진출자 중 서울 지역의 아성에 유일하게 입성한 최의걸(인천시 프로클럽)은 홍현철을 16강에서 2-1(15:4, 9:15, 15:5)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우승 후보자들이 밀집한 1조에서 분투하며 8강 대열에 진입한 김상호는 김용각에게 1-2(15:6, 10:15, 13:15)로 분패,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서울 킹클럽에서 출전한 김용찬은 8강에서 이욱에게 2-1(15:3, 1:15, 15:14)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고, 준결승전에서 최의걸을 2-0(15:14, 15:9)으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김용찬과 김용각은 출전 동호인들의 평준화된 기량으로 인해 힘겹게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에서는 1세트 17이닝에서 15:13으로 승리한 김용각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200만원의 상금을 차지다.

우승자 김용각은 ‘월간당구배 전국 아마추어 3쿠션 당구대회’ A조 준우승을 한 바 있다.

한편, 한국당구원로회 회원들이 출전한 ’95 전국 시니어 3쿠션 선수권전’에서는 남성우가 우승을 차지했고 2위에는 정인수 대한당구협회 전북지회장이, 3위는 최종수 회원이 각각 수상했다.

 

<월간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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