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2023 카주 월드 스누커 챔피언십' 32강전에 환경단체의 일원이 난입해 당구대 위에 정체불명의 오렌지색 가루를 뿌리면서 경기가 중단 및 연기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사진=텔레그래프
18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2023 카주 월드 스누커 챔피언십' 32강전에 환경단체의 일원이 난입해 당구대 위에 정체불명의 오렌지색 가루를 뿌리면서 경기가 중단 및 연기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사진=텔레그래프

월드스누커투어(WST) 월드챔피언십 경기장에 영국의 과격 환경단체가 난입해 경기가 중단됐다.

18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프로 스누커 투어 '2023 카주 월드스누커챔피언십' 32강 경기가 진행 중에 남자와 여자 두 명이 경기장에 들어가 당구대 위에 주황색 가루를 뿌리고 접착제를 붙이려고 시도하며 경기 진행을 방해했다.

BBC를 통해 중계된 장면에 두 사람은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이라고 쓰여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환경단체는 과격한 방식으로 정부의 석유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과거 축구 골대에 몸을 묶고 F1 경기 중 트랙에 진입하거나 심지어 유명 미술품에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해 많은 비판을 받는 단체다.

이날 월드챔피언십 경기장에서는 1번 당구대에서 로버트 밀킨스와 조 페리의 경기가 막 시작된 상황이었고, 2번 당구대에서는 마크 앨런과 판정이가 시합 중이었다.

그런데 이들 중 남자 한 명이 1번 당구대 위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정체불명의 주황색 가루를 당구대 위에 뿌렸다.

안전요원에 의해 곧 당구대 위에서 내려왔지만, 가루로 덮인 당구대는 이미 경기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서 밀킨스와 페리의 경기는 다음 날로 연기됐다.

같은 시각 2번 당구대는 한 여자가 접근해 당구대에 접착제를 붙이려고 시도하다가 주심에 의해 제지됐다.

1번 당구대에 올라가서 가루를 뿌린 30세 남성(왼쪽), 2번 당구대에 올라갔던 52세 여성은 심판에게 제지됐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BBC
1번 당구대에 올라가서 가루를 뿌린 30세 남성(왼쪽), 2번 당구대에 올라갔던 52세 여성은 심판에게 제지됐다(오른쪽). 두 사람은 모두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BBC

두 사람은 저스트 스톱 오일의 일원인 30세 남성과 52세 여성으로 알려졌고, 모두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1번 당구대는 심하게 오염돼 경기가 불가능했으나 다행히 2번 당구대는 크게 훼손되지 않아 40분간 휴식한 뒤에 경기가 재개됐다.

이 경기에서 10-5로 승리를 거둔 앨런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돌아보니 당구대 위에 사람이 있었다. 이런 행동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나"라며 "나는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누커 전설' 스티븐 헨드리도 "스누커 경기에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처음이다.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당구대를 복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저기에 뿌린 가루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월드스누커챔피언십은 지난 15일 시작돼 본선 32강전이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1일에 결승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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