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키 회장 "KBF로부터 상생 협의안 국내대회만 관계된다는 확인 받았다"

"KBF 국내대회에서 PBA 선수들은 KBF 랭킹포인트 받을 수 없어"

KBF 상생 세부안 최악의 결론 우려... "국내랭킹 3부로 전락과 함께 UMB 징계도 받을 것"

UMB 세계캐롬연맹 파룩 바르키 회장이 최근 빌리어즈에 이메일을 보내 'KBF-PBA 간 상생협약' 세부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UMB 세계캐롬연맹 파룩 바르키 회장이 최근 빌리어즈에 이메일을 보내 'KBF-PBA 간 상생협약' 세부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UMB 세계캐롬연맹 파룩 바르키 회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KBF)-프로당구협회(PBA) 상생협약'의 세부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바르키 회장은 최근 <빌리어즈>에 이메일을 보내 "KBF로부터 '상생협약은 국내대회에만 관계되고, UMB 규정도 준수하겠다'라는 확인을 받았다"라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KBF 국내랭킹은 UMB 세계랭킹에 반영되기 때문에 외부단체(PBA) 선수는 KBF 랭킹포인트를 받을 수 없다"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KBF 국내랭킹 1위는 UMB 세계랭킹에 반영되는 내셔널챔피언 점수 30점을 받는다.

그런데 KBF와 PBA가 상생협약으로 교차출전을 추진하면 UMB의 제재 대상인 PBA 출전 선수들이 KBF 랭킹포인트를 받게 되어 UMB 규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바르키 회장은 "UMB 규정을 준수하겠다"라는 KBF의 답변을 확인하고, 동시에 "상생협약이 국내대회에만 국한해 적용되더라도 PBA 선수들은 KBF 랭킹포인트를 받으면 안 된다"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르키 회장은 "UMB는 우리의 규정이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KBF 랭킹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바르키 회장이 이러한 입장을 국내 언론사에 전달한 것은 최근 KBF 집행부가 허위 사실들을 공식 문서로 보고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요한 이중등록 문제를 KBF가 단순히 '국내 문제'로만 유리하게 해석해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상생협약 세부안이 알려지면서 당장 오는 6월 개최되는 경남고성군수배 대회부터 교차출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BF가 지난 4월 28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상생협약 세부안에 따르면 "UMB 정관 제123조 4항 '자국연맹이 관할하는 자국영토 개최 대회는 UMB 제재를 확대시킬 수 없다'라는 규정을 근거로, 2020년에 한해 KBF-PBA 간 한시적 교차등록 및 출전을 허용하고 여자부는 전면 오픈대회로 개최한다"라고 되어 있다.

다만, "랭킹포인트는 KBF 등록전문선수에 한정한다"라고 단서를 달아 UMB의 규정도 따르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KBF가 개최하는 국내대회는 초청대회와 오픈대회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랭킹 점수가 주어지는 랭킹토너먼트이기 때문에 UMB 랭킹 규정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UMB 규정에 따라 KBF 국내대회 랭킹포인트는 PBA 등록선수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체육회에서 지양하는 '상금대회'로 변질될 우려를 낳아 지속적인 대회 개최에 어려움이 있게 될 전망이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UMB 규정에 따라 KBF 국내대회 랭킹포인트를 PBA 등록선수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KBF의 대회 개최 목적이 변질될 우려를 낳는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KBF 이사회가 의결한 상생협약 세부안에 따라 오는 6월부터 KBF 국내대회가 시작되면 KBF와 PBA에 이중등록을 한 선수들은 대회에서 입상을 해도 상금(훈련보조금)만 가져가고 랭킹포인트는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상생협약 세부안에 대해 대다수 당구 관계자들은 "KBF를 올해 안에 3부로 전락시키겠다는 노골적인 계획"이라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당장 올해부터 KBF는 국내랭킹 산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상생 세부안처럼 PBA가 1부와 2부, KBF가 3부가 되면, 국내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세계랭킹 점수 30점을 결국 3부 선수가 받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3부 랭킹 1위 선수가 UMB 랭킹포인트 30점을 받게 되는 이 문제는 KBF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오픈 대회로 치러지는 여자부도 국내랭킹 작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국은 남녀부 모두 UMB 세계랭킹에 문제를 일으켜 UMB의 페널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해 KBF 강자인 선수위원장은 "국내랭킹 점수를 줄 수 없는 KBF 대회는 주최 목적에 어긋난 대회로 변질될 것이고, 대한체육회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것은 상생협약 세부안을 당사자인 선수가 아닌 임기가 몇 달 남지도 않은 집행부가 만들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상생협약 세부안을 이사회에 통과시키면서 KBF 남삼현 회장이 선수위원 14명을 전원 해임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수위원회의 장외투쟁이 점점 과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KBF 당구선수들.   빌리어즈 자료사진
상생협약 세부안을 이사회에 통과시키면서 KBF 남삼현 회장이 선수위원 14명을 전원 해임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수위원회의 장외투쟁이 점점 과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KBF 당구선수들. 빌리어즈 자료사진

상생협약 세부안에 대해 한 당구 관계자는 "상생 세부안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 당구의 중대한 협상을 다루는 상생협의체는 감투가 아닌 실무 자리다. 그런데 과연 실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나. 이번 상생협의체는 관련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했고, 상급단체 문의도 제대로 안 했고, 따라서 해석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KBF 집행부가 이사회 다 통과시켜놓고, 뒤늦게 문제가 터지면 책임은 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런 내용을 전혀 따져보지도 않은 남삼현 회장이나 이사회, 사무처 모두 중징계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차피 총회에서 한 번 검토를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여러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찬반투표가 아니라 총회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해 세부안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KBF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는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상생협약 세부안의 진행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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