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스누커의 '젠틀맨' 조 페리는 1991년부터 꾸준히 톱 랭커로 성장해온 선수다.

조 페리. 사진제공 월드 스누커
“그것은 나의 평생 꿈이었습니다. 나는 12살 때부터 스누커를 쳤고, 그때부터 줄곧 내가 원한 단 한 가지는 메이저 토너먼트에서의 우승이었습니다. 2014년 우시 클래식 결승전에 진출하고 닐 로버트슨에게 9-10으로 역전당해 졌을 때, 닐의 승리가 나의 기회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드디어 그것을 해냈습니다.” 
 
- 2015 플레이어 챔피언십 그랜드 파이널에서 첫 랭킹 타이틀을 차지한 후 조 페리 인터뷰 중에서
 
영국 출신 스누커 선수인 조 페리는 1974년생으로 중견 프로 스누커 선수다. 1991년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후 착실하게 랭킹을 쌓아올린 그는 데뷔 10년 만인 2001 유러피언 오픈에서 처음으로 랭킹 토너먼트 결승전에 진출했으며, 2002년에 처음으로 톱 랭킹 16위에 올랐다.
 
2001년에 첫 랭킹 토너먼트 결승전 진출 후 랭킹대회 타이틀을 금세라도 손에 넣을 수 있을 듯 보였으나 다시 한 번 랭킹 토너먼트 결승에 오르기까지 그는 무려 13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13년이란 시간이 얼마나 긴지는 기다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분명 있었을 테지만, 그를 무려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기다릴 수 있게 해준 것은 평생을 건 꿈이었다.
 
12살 때 처음 스누커를 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가 원했던 모든 것은 단 한 가지, 메이저 토너먼트 우승이었다.  비록 스티븐 헨드리에게 2-9로 패하며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2001 유러피언 오픈 결승전 진출은 조 페리의 돌파구가 되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데뷔 10년 동안 1999/2000 시즌 8강 진출이 가장 좋은 성적이던 그가 드디어 랭킹 토너먼트 결승전에 오르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1999년 월드 챔피언십 데뷔 무대에서 스티브 데이비스를 이기고 16강까지 진출했던 조 페리는 2004년에서야 처음으로 월드 챔피언십 준준결승에 올랐다.
 
월드 챔피언십 준준결승까지 오는 도중에 디펜딩 챔피언인 마크 윌리엄스를 13-11로 이긴 조 페리는 자신의 대회 최고 기록이자 토너먼트 최고 브레이크 점수인 145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준준결승에서 매튜 스티븐스에게 패하며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2004년과 2005년 연속으로 UK 챔피언십 준결승에 오른 조 페리는 아쉽게도 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번번이 그의 꿈이 좌절되고 말았다. 하지만 확실히 그는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두 번의 UK 챔피언십 준결승 진출은 페리를 월드 랭킹 5위까지 밀어주었지만, 남은 5개의 토너먼트 중 그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을 하지 못한 그는 결국 14위로 떨어지며 시즌 랭킹을 확정 지었다.  
 
2007/2008 시즌 중 조 페리는 그랑프리와 웰시 오픈의 준준결승에 올랐으며, UK 챔피언십 16강까지 진출한 그는 월드 챔피언십의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알리 카터에게 15-17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결과 그는 당시 그의 최고 랭킹인 12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것은 톱 랭킹 16위 진입으로 그가 앞으로 자동적으로 메이저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까지 오르며 점점 상승 분위기를 타던 그는 비록 비랭킹 토너먼트이긴 하나 챔피언십 리그에서 우승하며 첫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보았다. 2008년 벳프레드 프리미어 리그 출전 자격을 얻은 조 페리는 지난 시즌에 얻은 큰 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메이저 토너먼트의 높은 압박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잘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페리는 3개의 대회에서 16강에 오르며 2008/2009 시즌을 시작했고, 비록 일시적이나마 랭킹 8위 안에 들어갔다. 특히 그는 UK 챔피언십에서 로니 오설리번을 9-5로 이겼으며, 이것은 그의 가장 우수한 승리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준준결승에서 마르코 푸의 벽을 넘지 못하며 7-9로 패하고 말았다.
 
사진제공 월드 스누커
2009년 새해가 시작되고 마스터스에서 로니 오설리번에게 5-6으로 아깝게 패한 그는 지난 시즌의 성적을 회복하지 못하며 나머지 랭킹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첫 라운드에서 제이미 쿠퍼에게 6-10으로 패하며 랭킹 12위로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2009/2010 시즌 동안 월드 오픈 단 하나의 대회에서만 준준결승에 올랐을 뿐, 결국 랭킹은 19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페리는 2011/2012 플레이어 투어 챔피언십(PTC) 시리즈 동안 첫 번째 이벤트의 결승에 올랐지만 로니 오설리번에게 0-4로 지고 말았으며, 열두 번째 대회에서는 스티븐 맥길에게 4-2로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결과 PTC 순위 11위에 오른 그는 파이널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PTC 그랜드 파이널에서 퍼갈 오브라이언과 그레이엄 닷을 이기며 준준결승에 오른 조 페리는 닐 로버트슨에게 1-4로 지고 말았다. 이 해에 열린 랭킹 대회에서 세 번의 2라운드 진출이 성적의 전부였던 조 페리는 랭킹 24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2/2013 시즌 중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페리는 그해 베스트를 기록했다. 베리 핀치를 이기며 예선을 통과한 그는 첫 라운드에서 스티븐스를 5-2로 물리쳤으며, 그다음 닐 로버트슨을 5-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는 8강에 올랐다. 페리는 마크 윌리엄스와의 8강전에서 131점의 브레이크를 만들며 그를 압박했다.
 
한편, PTC 순위 20위로 PTC 그랜드 파이널에 출전한 페리는 4-2로 스튜어트 빙햄을 꺾었으나, 벤 울라스톤에게 3-4로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그가 월드 랭킹 83위인 샘 베어드에게 월드 챔피언십 예선전 마지막 라운드에서 3-10으로 졌을 때, 그의 시즌 엔딩 랭킹은 20위였다.
 
2013년 6월, 페리는 PTC 대회인 이싱 오픈 결승전에서 마크 셀비를 4-1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우시 클래식과 호주 골드필드 오픈 8강에서 존 히긴스와 닐 로버트슨에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터내셔널 챔피언십에서 라이언 데이를 6-1로 무찌르며 이 시즌 세 번째 8강 진출 만에 처음으로 8강에서 이기며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마르코 푸와의 준결승전은 그야말로 접전이었다. 페리는 전략적인 플레이로 푸를 괴롭혔고, 대부분의 프레임은 40분 이상 지속되었다. 하지만 푸는 야금야금 점수를 획득하며 9-8로 페리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2014 독일 마스터스의 준준결승까지 진출하는 동안 페리는 단 세 프레임만을 놓치며 좋은 플레이를 이어갔다. 하지만 딩준후이에게 2-5로 패하고 말았다. 또한 웰시 오픈 준준결승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마크 셀비를 5-1로 꺾은 그는 새로 발견한 게임에 대한 접근 방법이 이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그와 경기를 펼치며 그의 경기 운영을 경험한 딩준후이는 준결승에서 그의 행진을 중단시켰다. 이 시즌 동안 여섯 차례 8강까지 진출한 페리는 PTC 그랜드 파이널에 올랐으나 주드 트럼프에게 2-4로 패하고 말았다.
 
사진제공 월드 스누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조 페리는 상대 선수들에게 강력히 맞섰다. 첫 라운드에서 만난 제이미 버넷을 10-7로 이긴 그는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챔피언 로니 오설리번과 맞대결을 펼쳤다. 5-3을 시작으로 두 프레임 어드밴티지를 계속 유지해 나간 페리는 심지어 기회를 놓쳤지만 10-6으로 여전히 앞서나갔고 계속해서 11-9로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냥 물러설 로니 오설리번이 아니었다. 11-11로 동점을 만들어낸 오설리번은 그 후 연달아 센추리 브레이크를 기록하며 11-13로 페리를 꺾었다. 조 페리는 이 시합 이후 인터뷰에서 “천재에게 완패를 당했다”며 패배를 인정했지만, 앞으로 지금처럼의 태도를 유지한다면 곧 그의 첫 메이저 랭킹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페리는 월드 랭킹 15위로 시즌 대회를 마쳤고, 5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톱 16위 안에 오를 수 있었다.
 
2014년은 페리에게 뜻깊은 해였다. 2014 우시 클래식에 출전한 그는 단 네 프레임만 잃고 준결승까지 진출하더니 준결승에서 마틴 굴드를 6-4로 꺾고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그의 두 번째 랭킹 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 그의 친구이자 연습 파트너인 닐 로버트슨과 경기를 펼친 페리는 6-8의 아슬아슬한 스코어에서 세 개의 어려운 프레임을 따내며 9-8로 우승을 코앞에 두었으나, 로버트슨은 이후 프레임에서 87, 78 브레이크를 만들었고 끝내 9-10으로 페리의 첫 메이저 랭킹 토너먼트 우승을 막았다.
 
시합 후 페리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에 열린 네 개의 랭킹 대회에서 32강 이상 진출에는 실패했다. 쉬저우 오픈에 출전한 페리는 결승전에서 대만 선수인 뎁차야 우노를 4-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며 두 번째 아시아 투어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2015년 방콕에서 열리는 PTC 그랜드 파이널에 출전권을 따낸 그는 딩준후이를 4-1로, 앤터니 맥길을 4-3으로, 그리고 마이클 홀트와 스튜어트 빙햄을 각각 4-1로 이기고는 그의 세 번째 랭킹 파이널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마크 윌리엄스와 맞붙은 그는 0-3으로 뒤지는 경기를 4-3으로 역전시키며 승리하였고, 그의 23년 선수 생활 중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더불어 그의 최고 상금인 10만 파운드와 월드 톱 텐에 드는 영광까지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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