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 4번의 도전 만에 PBA 제패 성공... 결승전 4-2 승리
결승전 2점타 24개 성공하며 강민구 압도
'꿈의 상금' 1억원 쿠드롱 차지... 강민구 상금 3800만원 받아

'당구 제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14일 열린 프로당구 투어 4차전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승리하며 PBA 진출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자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당구 제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14일 열린 프로당구 투어 4차전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승리하며 PBA 진출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자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당구 제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4번의 도전 만에 마침내 프로당구 PBA 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다.

쿠드롱은 14일 밤 10시에 서울 강서구에 있는 메이필드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당구 투어 4차전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한국의 강민구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PBA 4대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에서 쿠드롱은 엄청난 득점포를 앞세워 강민구를 제압했다. 특히 2점짜리 뱅크샷에서 강민구를 크게 앞질렀다.

1점타는 쿠드롱이 48개, 강민구가 43개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2점타에서 24 대 12로 쿠드롱이 2배나 앞섰다. 2점타 성공률에서 결국 승부가 갈린 것. 

또한, 쿠드롱은 결승전 1세트를 6이닝에 마무리하고, 이후 승리한 모든 세트를 5이닝 만에 마쳐 세트마다 평균득점 3.00을 기록하며 조밀한 득점력으로 승부를 가렸다.

이에 맞서는 강민구도 0-3으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4세트와 5세트를 각각 5이닝과 3이닝으로 승리해 2-3으로 쫓아가는 등 선전을 펼쳤다.

이번 결승에서 쿠드롱과 처음 대결한 강민구는 경기 초반에 긴장한 듯 몇 번의 타석에서 실수를 범한 부분이 아쉬웠다.

결승에서 쿠드롱은 3세트까지 연승을 거두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섰지만, 강민구에게 추격을 허용해 3-2까지 따라잡혔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에서 쿠드롱은 3세트까지 연승을 거두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섰지만, 강민구에게 추격을 허용해 3-2까지 따라잡혔다. 사진=이용휘 기자

1세트에서는 쿠드롱이 1이닝부터 1-5-2-6점 연속타로 가볍게 14점을 만들며 14:6으로 크게 리드했고 6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따내 15:6으로 승리했다. (1-0)

2세트에서도 쿠드롱은 강민구가 2이닝 타석에서 연속 7득점으로 선제공격을 하자 곧바로 9득점타로 받아쳐 접전을 벌였다.

다음 3이닝 타석에서 강민구가 3점을 올려 9:11로 뒤집혔지만, 2-2-2점 연타로 15:11 승리를 거두었다. (2-0)

쿠드롱은 3세트 2이닝부터 다시 득점포를 가동해 6-4-3-2점을 득점하고 15:5로 세트스코어 3-0을 만들었다.

'강뱅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뱅크샷에 강했던 강민구는 이번 결승에서 쿠드롱이 24개의 뱅크샷을 성공한 반면 불과 12개에 그치며 2점타 득점에서 크게 밀렸다.  사진=이용휘 기자
'강뱅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뱅크샷에 강했던 강민구는 이번 결승에서 쿠드롱이 24개의 뱅크샷을 성공한 반면 불과 12개 득점에 그치며 2점타 득점에서 크게 밀렸다. 사진=이용휘 기자

승부가 완전히 기울어 쿠드롱의 완승이 예상되는 상황. 4세트부터 한 차례 반전이 있었다.

쿠드롱은 1이닝 2득점과 2이닝 7득점으로 9:0으로 크게 앞서 우승까지 6점을 남겨두었지만, 다음 공격에서 왼손으로 강하게 밀어치기를 시도하다가 득점에 실패했고 분위기는 급반전되었다.

강민구는 여러 차례 뱅크샷 기회에서 득점을 성공시켜 곧바로 8득점으로 받아치면서 살아나기 시작해 4이닝 4득점과 5이닝 3득점으로 4세트를 마무리하고 3-1로 쫓아갔다. (15:9)

기사회생한 강민구는 5:3으로 앞선 5세트 3이닝에서 10점타 하이런에 성공하며 15:3으로 승리, 세트스코어 3-2로 추격했다.

그러나 쿠드롱을 상대로 연속 3회나 승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6세트부터 안정을 다시 찾은 쿠드롱은 다시 무섭게 몰아쳤다.

1이닝부터 6점, 5점 등을 득점해 11:1로 크게 점수를 벌린 쿠드롱은 5이닝 공격에서 2뱅크샷을 시작으로 옆돌리기와 제각돌리기로 챔피언십포인트를 올리며 15:3으로 승리하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4-2)

경기가 끝나자 서로를 격려하는 쿠드롱과 강민구.  사진=이용휘 기자
경기가 끝나자 서로를 격려하는 쿠드롱과 강민구.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은 '3쿠션 사대천왕' 중 한 명으로 불리며 20여년 동안 세계 당구계에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아 왔다.

3쿠션 세계선수권에서는 3회 우승을 차지했고, 당구월드컵에서는 무려 21회나 우승하는 등 각종 세계당구대회에서 수많은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6월에 프로당구 PBA 투어가 한국에서 출범하면서 세계 톱랭커 중 유일하게 PBA로 진출한 쿠드롱은 앞선 세 차례 대회에서 기대와 달리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꿈의 상금'으로 인식되던 1억원의 우승상금과 빈쿠션치기 2점제, 서바이벌 예선 등 몇 가지 경기규칙이 바뀌며 지금까지 다른 형식으로 토너먼트가 치러지면서 그동안 대회장에서 큐를 들고 펄펄 날던 쿠드롱도 힘을 쓰지 못했다.

4번의 도전 만에 PBA 우승컵을 차지한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4번의 도전 만에 PBA 우승컵을 차지한 쿠드롱이 시상식에서 박술녀 한복에서 후원한 우승자 한복을 입고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지난 세 번의 대회에서 쿠드롱의 최고성적은 16강에 불과했다. 지난 3차전에서는 아예 2라운드 서바이벌 64강에서 탈락하며 사대천왕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쿠드롱은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해내듯 매 경기 집중포화를 이어가며 적수가 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승리를 이어갔다.

16강전에서는 한국의 이연성을 상대로 평균득점 3.00을 기록하고 단 36분 만에 승리를 거둬 PBA 최단시간 경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상식에서 대회 관계자와 기념촬영하는 쿠드롱. 왼쪽부터 PBA 방기송 이사, 황득희 선수위원장, 안진환 심판위원장, 남도열 경기위원장, 한복연구가 박술녀 원장, 프레데릭 쿠드롱, TS트릴리온 장기영 대표이사, PBA 장상진 부총재, 김영헌 부총재, 김종율 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대회 관계자와 기념촬영하는 쿠드롱. 왼쪽부터 PBA 방기송 이사, 황득희 선수위원장, 안진환 심판위원장, 남도열 경기위원장, 한복연구가 박술녀 원장, 프레데릭 쿠드롱, TS트릴리온 장기영 대표이사, PBA 장상진 부총재, 김영헌 부총재, 김종율 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은 시상식에서 "매우 힘든 경기였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경기가 잘 풀려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프레스룸을 찾은 강민구도 "재미있는 경기였다. 초반에 쿠드롱의 기에 밀려 세 세트를 먼저 내준 것이 아쉬웠다. 2세트에서 기회를 놓친 것이 패배의 원인인 것 같다"라며 "준우승 징크스가 될 것 같아서 이기고 싶었는데 져서 아쉽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강민구는 지난 1차전에 이어 두 차례 결승을 밟아 PBA 최초로 2회 결승 진출 기록을 세웠다.

32강부터 다비드 마르티네스, 신남호, 서현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등 PBA 최강자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강민구는 아쉽게도 결승에서 쿠드롱의 2점타를 막지 못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 챔피언에 오른 쿠드롱은 우승상금 1억원을 치지했고, 준우승을 차지한 강민구는 3800만원을 상금으로 받았다. 공동 3위 조건휘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는 1000만원을 받았다.

 

◆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 경기결과

프레데릭 쿠드롱 4-2 강민구

1세트: 15(6이닝)6
2세트: 15(5이닝)11
3세트: 15(5이닝)5
4세트: 9(5이닝)15
5세트: 3(3이닝)15
6세트: 15(5이닝)3


<최종 순위>

우승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준우승  강민구(한국)
공동 3위  조건휘(한국)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공동 5위  김현우 서현민 김종원 문성원(이상 한국)


경기결과 제공=빌리보드/PBA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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