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를 잡아본 적은 없어도 굴려서 넣는 건 김가영급

당구신동이 나타났다. 당구 처음 쳐본다는 대한민국 남자 희귀종인 유병재 말이다. 무명의 방송작가에서 어느새 대세 예능인으로 떠오른 유병재가 런닝맨에서 그의 숨겨진 재능을 찾았다. 이 남자, 작가 말고 당구선수 해도 되겠다.

‘안양당구장’ 세트에서의 첫 번째 게임은 포켓볼 게임이었다. 실제 당구용품들이 세팅된 세트에 들어선 출연진들은 엄청난 사이즈의 당구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스눅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대형 당구대가 설치된 것. 하지만 축구공 대신 볼링공이 당구공을 대신하고 있었다.
룰은 간단하다. 큐볼을 굴려(?) 각 포켓에 공을 넣어라. 규칙은 어느 동네 당구장 포켓볼 룰이라도 OK. 포켓볼 게임을 앞두고 멤버들이 각자의 점수를 밝혔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개리는 짜디짠 150, 지석진은 10년째 120, 손호준은 150, 당구 처음 친다는 유병재는 30, 친구들 당구장 갈 때 자기는 데이트했다는 장수원도 30이란다.
게임이 시작되자 당구 좀 쳐본 멤버들의 훈수와 꼼수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각 팀당 3개의 공을 포켓에 먼저 넣는 팀이 승리팀이 된다. 단연 개리와 지석진, 이광수, 유재석 등 평소 당구를 즐기는 멤버들의 활약이 기대되었지만, 게임의 다크호스는 그 누구도 아닌 당구 처음 쳐 본다는 유병재였다.
당구장 삼재라는 초보+얇은 귀+예민함까지 다 갖추고 있었으나, 유병재는 가장 설득력 있는 회전과 쿠션 이용 등 천부적인 당구 재능을 선보였다. 그리고 150도, 120도 해내지 못한 기적의 역전승을 30점의 유병재가 이뤄냈다.

1라운드에서 연달아 공을 포켓인 시키며 팀에게 1승을 안긴 유병재는 2라운드에서도 그 진가를 드러냈다. 2라운드에서 이광수가 두 개의 공을 단숨에 포켓인 시키고 만들어놓은 마지막 공의 황금 찬스를 강균성이 날려버리고, 큐 대신 손가락에 초크칠까지 하며 신중함을 기한 유재석마저 실패하자 순서는 돌고 돌아 다시금 유병재에게 돌아왔다.
그 사이 상대편의 개리가 어려운 포지션의 두 개의 공을 연속으로 포켓에 넣으며 바짝 추격을 해왔고, 덕분에 두 팀 모두 1개의 공만 남은 상황이었다. 유병재가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구 초보인 유병재에게 넘어온 공은 당구 좀 쳐봤다는 실력자도 넣기 까다로운 공이었다. 입당구의 달인 지석진의 훈수를 들은 유병재는 신중하게 공을 굴렸고 공은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목적구를 향해 굴러갔다.
그리고 수구에 맞은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공은 빨려 들어가듯 정확하게 겨냥한 포켓 안으로 떨어졌다. 이리하여 완성된 유병재 당구신동설은 방송작가, 가수, 배우, 개그맨인 유병재에게 당구선수라는 또 다른 직업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