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위 최성원, 에디 멕스(313) 3위 프레데릭 쿠드롱(291) 4위 토브욘 블롬달(277) 5위 마르코 자네티(270)

‘불사조’ 최성원(39·부산시체육회)이 3쿠션 세계 랭킹 공동 1위에 올랐다.

이것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한국 선수가 3쿠션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최초의 기록임과 동시에 30대의 나이에 톱 랭커에 오른 몇 안 되는 선수 중에 최성원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대기록이다.

관록 있는 선수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3쿠션의 특성상 20~30대의 젊은 선수들이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토브욘 블롬달, 프레데릭 쿠드롱, 딕 야스퍼스, 다니엘 산체스, 에디 멕스, 마르코 자네티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철벽처럼 막아서고 있는 상위 랭킹에 진입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로 여겨질 정도다.

고 이상천(1954~2004) 대한당구연맹 전 회장이 1994년 2월 UMB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을 때, 비교적 젊은 선수층에 속해 있던 이상천 전 회장의 나이는 41살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상천 전 회장의 국적은 미국이었기 때문에 한국 선수로는 이번에 1위에 오른 최성원이 최초의 3쿠션 세계 톱 랭커가 된다.

물론 기록적인 부분으로 엄밀히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고, 한국 사람인 이상천 전 회장이 3쿠션 세계 정상에 오른 이후 장장 21년 만에 맞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최성원 선수

최성원은 지난 1월 22일 막을 내린 제7회 아시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32강 1회전에서 탈락했다.

아쉽게도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종전 1위 에디 멕스와 313점으로 동률을 이뤄 공동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지난해 최성원은 잠실종합운동장 내 체조관에서 열린 2014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한국 3쿠션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자가 되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최성원은 랭킹 포인트 120점을 획득했다. 최성원의 랭킹 포인트 획득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한국 랭킹 5위에 올라 랭킹 포인트 7점을 획득, 2015 아시아3쿠션선수권에서는 8점을 추가했다.

월드컵 투어에서는 2013년 12월에 열린 후르가다 월드컵 공동 3위(38점)의 성적이 반영되었고, 2014년에는 이스탄불 월드컵 준우승(54점), 룩소르 월드컵 16강(16점), 포르투갈 월드컵 공동 3위(38점), 구리 월드컵 16강(16점), 후르가다 월드컵 16강(16점) 등에 오른 성적이 반영되었다.

최성원은 2011년 3월 아지피 마스터스에서 세계 대회 첫 우승을 거머진 이후 11개월 만인 2012년 2월에 안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결승전에 오르는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010년 슬루이스킬 월드컵에서 처음 4강에 진출한 이래 4년 동안 세계 대회에서 우승 세 차례와 준우승 두 차례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톱 랭커로 성장했다.

이런 그의 성장 동력은 재능과 기반,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최성원이 당구선수가 된 것은 2002년 9월이었지만, 실제로 9살 때 처음 큐를 잡았고 초등학교 때 4구 200점을 쳐 재능을 보였다.

학창시절에도 계속해서 당구로 유명했던 최성원은 군대에 다녀오고 대학을 다니면서 경남권 아마추어 사이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재능만으로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특히 당구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경험을 쌓는 시간과 노력, 두 가지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성원도 올해로 큐를 잡은 지 30년이나, 당구선수가 된 지는 13년째가 되었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남다른 노력을 통해 기반을 만들고, 그 바탕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렸기에 그는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최성원은 앞으로 유럽의 열강들과 경쟁하며 한국 3쿠션의 발전은 물론, 3쿠션 종목이 세계적으로도 도약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피부색이 다른 ‘초이(선수들 사이에서 최성원의 애칭)’의 활약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듯한 분위기가 풍겼으나, 지금은 모두 최성원을 명실상부한 3쿠션 톱 클래스 선수로 인정한다.

세계적으로도 붐을 이루지 못하고 수십 년 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캐롬 종목의 앞날은 블롬달과 야스퍼스, 쿠드롱으로 대변되는 유럽 선수를 넘어서는 최성원과 같은 선수들의 활약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성원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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