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행어 중에 ‘스메하라(スメハラ)’라는 단어가 있다. 영어 ‘스멜 해러스먼트(Smell Harassment)’의 일본식 줄임말로, ‘악취로 타인에게 불쾌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스메하라’는 ‘세쿠하라’(セク·ハラ, sexual harassment, 성적인 발언이나 행위로 직장 동료를 괴롭히는 행위)나 ‘파워하라’(パワハラ, Power harassment, 권력을 이용해 사내 동료를 괴롭히는 경우)처럼 최근 일본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단어다.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아침, 직장 동료로부터 “입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다. 만취해서 칫솔질을 하지 않은 채 잠들거나, 피곤해서 씻지 않고 잠이 들면 아침까지 얼굴이 돌리고 싶어지게 만드는 입 냄새가 나게 된다. 

이것이 칫솔질을 안 하고 잠이 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과음으로 인한 구취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알코올이 입 냄새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가나가와치과대학 야마모토 타츠오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강한 구취는 단순히 알코올이 아닌 ‘치주염’이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야마모토 교수는 “치주 병균인 염증성 균이 입안에서 번식하면 냄새의 원인이 되는 황화수소와 메틸메르캅탄이라는 악취 가스가 발생한다. 이것이 구취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치주염은 구강 내 세균과 플라그(치석)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플라그 덩어리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있는 치주포켓에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고 폐포를 녹여서 세균을 증식시키게 된다. 가만히 놔두면 치아가 썩게 되고 통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알코올은 치주염을 촉진시킨다. 야마모토 교수의 말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가 많은 사람일수록 치주염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40대 남성 8,6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상적으로 알코올 섭취 습관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1.27배나 치주염에 걸릴 위험이 컸다. 

또한, 야마모토 교수는 “여기에 흡연이 겹치면 결정타를 날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흡연자가 잇몸 질환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최대 8배나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에서는 ‘스메하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치주염으로 인한 입 냄새가 사회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 야마모토 교수는 술을 안 마실 수는 없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침, 점심, 저녁 칫솔질’ 철저한 칫솔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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