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한국의 김봉철(경기)은 8강에서 응웬꾸억응웬(베트남)을 18이닝 만에 40:32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세계랭킹 118위 김봉철(경기)이 꺼져 가던 한국 당구의 불씨를 살렸다.

나홀로 8강 진출 돌풍을 일으키며 깜짝 활약을 펼친 김봉철이 8강에서 세계랭킹 16위의 강적 응웬꾸억응웬(베트남)을 18이닝 만에 40:32로 누르고 새로운 '4강 신화'를 썼다.

17일 오후 6시에 시작된 '2018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8강전에서 김봉철이 응웬꾸억응웬을 꺾고 준결승에 오를 것으로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당구월드컵 8강에 처음 오른 김봉철에 비해 응웬꾸억응웬은 최근 4년 동안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약 세계 정상권의 선수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응웬꾸억응웬은 그동안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 1회와 4강 3회 등의 성적을 올렸고,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하는 활약을 펼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김봉철과 응웬꾸억응웬의 승부는 응웬꾸억응웬이 단연 앞섰고, 이런 큰 무대에 처음 올라온 상황도 김봉철에게 훨씬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결과는 김봉철의 압승.

김봉철은 경기 중반에 주도권을 잡은 이후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고 응웬꾸억응웬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8이닝 후구 타석 전까지 김봉철은 7:12로 끌려가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그 타석에서 연속 5득점으로 12:12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서로 점수를 주고 받으며 접전을 펼치던 김봉철은 13:12로 한 점 앞선 10이닝부터 2-3-2점을 득점하며 20:17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연속 7득점(13이닝)을 올리며 27:17로 앞서 완벽하게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15이닝에서 응웬꾸억응웬이 6득점을 만회해 27:23으로 쫓아왔지만, 곧바로 4득점을 더 달아나 31:23으로 점수 차를 유지한 김봉철은 다음 16이닝에서 연속 7득점을 올리며 38:24로 앞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17이닝과 18이닝에서 응웬꾸억응웬이 뒤늦게 4점씩 만회하며 32:39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18이닝 후구 타석에서 김봉철이 남은 점수를 득점하며 40:32로 승리를 거두었다.
 

18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서 김봉철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사진=이용휘 기자


김봉철은 준결승전에서 '돌아온 그리스의 황태자'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세계 46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카시도코스타스는 지난 2013년 콜롬비아 메델린 대회 이후 5년 만에 당구월드컵 4강에 올라왔다.

신경계 이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큐를 잡지 못했던 카시도코스타스는 오른손 근육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그동안 왼손으로 당구를 치는 훈련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 2년 만에 왼손으로 당구를 치게 된 카시도코스타스는 올해부터 다시 세계무대에 나타나 서서히 기량을 찾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카시도코스타스는 마치 왼손잡이였던 것처럼 정확한 샷을 구사하며 승승장구,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봉철의 8강 경기와 같은 시각에 카시도코스타스는 콜롬비아의 로빈슨 모랄레스(세계 30위)를 단 14이닝 만에 40:1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 당구의 마지막 희망' 김봉철과 '왼손잡이 슬러거'로 다시 태어난 카시도코스타스의 준결승 경기는 18일 오후 3시에 시작되며, MBC스포츠플러스와 빌리어즈TV, 코줌 등의 플랫폼에서 동시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 '2018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8강 경기결과

응웬꾸억응웬 32(18이닝)40 김봉철

로빈슨 모랄레스 13(14이닝)40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경기결과 제공=코줌큐스코/UMB 세계캐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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