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당구대회 개최권을 둘러싸고 세계캐롬연맹(UMB)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이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UMB는 첫 번째 '코줌 3쿠션 마스터스 당구대회'가 오는 7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에 있는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9일 UMB는 홈페이지를 통해 "UMB와 코줌이 공동주최하는 첫 번째 3쿠션 마스터스가 서울 강남에서 개최된다"라고 발표하며 새로운 UMB/코줌시리즈의 시작을 공식 선포했다.
새로운 '3쿠션 마스터스 당구대회'는 24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초청대회로 총상금 22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2억3600만원이 걸려 있다.
전 세계 톱랭커와 주최측에서 초청하는 선수가 출전 방식으로 열렸던 '아지피 마스터스'처럼 이번 새 시리즈도 대회가 개최되면 종전 3쿠션 당구월드컵과 더불어 당구 붐 조성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가 되는 이벤트다.
다만, 대한당구연맹과 UMB가 국제적인 분쟁화된 핵심사안이 바로 'UMB/코줌 시리즈의 국내 개최'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UMB의 발표를 두고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구계 한 인사는 "한국 땅에서 개최되는 대회의 주최권을 한국과 전혀 관계없는 주체가 행사하고, 방송권이나 후원 등 한국 당구 인프라에 기반한 알맹이는 모두 주최측이 독점하는 규정이 타당한 것인가 생각해볼 문제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다른 관계자는 "이번 첫 대회는 대회개최 비용, 상금 등을 모두 코줌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한 일간지와 함께 개최하는 것으로 당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며 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하며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롭게 바뀐 UMB 규정에 의하면 대한체육회 산하 공식 종목단체인 대한당구연맹은 앞으로 3쿠션 당구월드컵과 LG유플러스컵 등 2개 대회만 국내에서 개최할 수 있고, 그 외에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당구대회는 모두 UMB의 대행사인 코줌이 주최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세계당구대회 개최권을 UMB와 코줌이 휘두르게 되면 당구계 지형에 많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국내 당구인들도 이해관계에 얽혀 분열하는 등 심각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UMB/코줌시리즈는 지난해 말 후르가다 이사회에서 변경된 규정에 의해 시작하는 대회로, 당시 회의 과정과 결과를 놓고 한국과 UMB는 계속해서 첨예한 대립을 하는 상황이다.
UMB는 한국 안에서 세계당구대회 개최권을 행사하던 대한당구연맹에 "규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룰에 의해 시작되는 이 시리즈 대회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으나, 대한당구연맹이 '한국 당구의 권리'를 내세워 반발하면서 분쟁이 일어났다.
그 결과로 UMB는 대한당구연맹의 주최로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유플러스컵과 청주 3쿠션 당구월드컵 등의 개최를 못 하도록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하며 연간 대회 스케줄에서 삭제했다.
따라서 국내 당구 종목의 대회 개최를 총괄하는 대한당구연맹이 올해부터 아무런 세계대회도 개최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희한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지난해 코줌에서 UMB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시리즈 대회는 올해 7월, 9월, 11월에 세 차례 마스터스 당구대회와 12월에 열리는 클루망컨티넨탈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한국은 7, 9월에 열리는 2개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고, 11월도 유럽이나 남미 등에서 개최가 어려울 경우 한국에서 대회를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마스터스 대회인 종전 LG유플러스컵과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 등을 새로운 시리즈에 포함하지 않기로 UMB가 결정했지만, 현재 로잔 마스터스는 문제 없이 개최될 예정이고 한국의 LG유플러스컵은 스케줄에서 삭제되어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UMB는 얼마 전 대한당구연맹에 5월 31일을 시한으로 새로운을 규정을 준수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은 오는 11일 이 사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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