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표를 들고 시즌 챔피언에 오른 김행직(전남)은 내년 수퍼컵 매치에서 쿠드롱과의 재대결에 도전장을 다시 내밀었다. 2015년에 부활한 수퍼컵 매치는 월드컵 시즌 챔피언과 세계선수권자가 대결하는 이벤트 경기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빌리어즈=김탁 기자] 한국 당구선수 최초로 3쿠션 당구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른 김행직(전남)은 무척 기쁜 목소리였다. 

김행직(전남)은 한국 선수 중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과 '월드컵 2연승', 그리고 '월드컵 시즌 챔피언' 등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스포츠에서의 도전은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듯 전 세계를 30년 넘게 호령한 사대천왕의 아성을 무너트리며 역대 최고의 성적표를 들고 금의환양하게 된 김행직이지만, 자축은 짧게 끝내고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엘구나 3쿠션 월드컵 8강전에서 김행직은 '세계선수권자'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에게 분패했다.

시종일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김행직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그 경기는 무척 아쉬웠다.

김행직은 내년 슈퍼컵 매치에서 "반드시 쿠드롱에게 승리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시상식을 마치고 귀국을 준비하던 김행직과의 일문일답.

 

김행직은 이번 시즌 열린 7번의 월드컵에서 연속 2회 우승 등 총점 244점을 기록해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축하한다.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른 소감은.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챔피언에 오를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응원해 주신 당구 팬 여러분과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LG 관계자 여러분과 한밭큐 권오철 대표님, 벤투스테이블 유재수 대표님에게 감사한다.
 

- 이번 시즌 대기록을 세운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상황이 안정된 것이다. 그러면서 두 번의 월드컵을 연속 우승할 수 있었고, 결국 그것이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를 것을 예상은 했나.

사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시즌 랭킹 1위이긴 했지만, 사대천왕 전원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어서 그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 32강전에서 토브욘 블롬달이 롤랜드 포툼에게 졌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뜻밖의 결과였다. 블롬달은 라볼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상승세에 있었다. 이번 엘구나 월드컵 전까지의 시즌 랭킹에서 내가 218점, 블롬달이 불과 8점 적은 210점이었기 때문에 블롬달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 32강전에서 하이런 14점과 애버리지 2.105로 출발이 좋았다. 컨디션은 좋았나.

컨디션도 괜찮았고 경기 초반에 집중이 잘 됐다. 상대방이 경험이 많은 아드난 윅셀이어서 경기 운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야 했다. 


- 16강전은 더 좋았다. 15이닝 만에 경기를 끝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 32강전과 마찬가지로 스트로크도 좋았고 수구 컨트롤도 잘 되었다. 그런 면에서 쿠드롱과의 8강전은 무척 아쉽다. 어쨌든 쿠드롱이 준결승에서 패하고 나와 사대천왕이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운 좋게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엘구나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김행직은 쿠드롱과 외나무다리 진검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간발의 차로 득점에 실패하거나 예상 밖의 키스가 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끝에 40:22(26이닝)로 패했다. 사진은 8강전에서 뱅킹하는 김행직과 쿠드롱. 후르가다=장한얼 기자


- 쿠드롱과의 8강전은 경기가 너무 안 풀렸는데, 갑자기 흔들린 이유가 무엇인가.

연습 때부터 스트로크가 잘 안 되었다. 상대가 쿠드롱이다 보니 긴장도 됐고 타이틀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을 수도 있다. 연습이 끝나고 경기가 시작했는데 두께도 안 맞고 뱅크 샷 각도조차 헷갈렸다. 이렇게 수구 컨트롤이 안 되면 다득점이 어렵다.


- 평상시 쉽게 처리하던 포지션도 놓치는 등 전체적으로 운이 안 따르는 듯했다.

공을 별로 칠 게 없는 포지션이 많이 떨어졌다. 대체로 경기 운이 없었다. 키스도 이상하게 나고. 32강이나 16강전 경기력이 조금 따라만 주었어도 해볼 만 했는데 너무 아쉬운 경기였다.


- 내년에 수퍼컵 매치가 열리면 쿠드롱과 재대결하게 된다. 어떤 각오인가.

8강전에서 무기력하게 진 것이 너무 아쉽다. 내년에 수퍼컵에서는 반드시 쿠드롱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5년에 열린 수퍼컵에서 성원이 형(최성원)이 쿠드롱에게 4-1로 졌는데, 내년 대결에서는 한국 당구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UMB 스케줄에서 '올해의 선수상 및 수퍼컵 이벤트'가 빠져 있던데 따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나.

따로 아직 전달받은 것은 없다. 내년 올해의 선수 및 수퍼컵 이벤트가 꼭 열려서 성원이 형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올해의 선수상'도 받고, 수퍼컵에서는 쿠드롱과의 재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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