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는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히긴스의 디펜스를 풀기 위해 스워브샷을 시도했다.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스누커는 포켓볼이나 캐롬 종목과 달리 테이블에 깔린 천에 한쪽 방향의 결이 있고, 당구공마저 작기 때문에 스누커 경기에서 스워브샷(swerve, 곡구)을 성공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얼마 전 2017년 스누커 세계 챔피언에 오른 마크 셀비(34, 잉글랜드)가 지난 5월 1일 열렸던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장거리 '슈퍼 커브 샷'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상대방 존 히긴스(42, 스코틀랜드)가 수구를 완벽하게 가리는 디펜스를 하자 이를 셀비가 큐를 세워서 스워브샷으로 풀어낸 것.

목적구인 레드볼까지 두 개의 컬러볼이 진로를 막고 있었는데, 셀비는 과감하게 장거리 스워브샷을 시도해 레드볼을 퍼팅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득점은 멋진 '슈퍼 스워브샷'이기는 하지만, 사실 성공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당시 셀비는 23:61로 크게 뒤지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레드볼이 한 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셀비가 레드볼 한 개와 남은 컬러볼을 다 퍼팅해도 모두 35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디펜스로 점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58:61로 지게 된다. 

목적구인 레드볼을 포켓에 퍼팅하면 유리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 지고 있는 선수는 테이블 위에 장애물인 목적구가 많이 남아 있어서 수구를 숨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이 유리하다.

디펜스로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여 이길 수 있는 점수를 확보한 뒤에 남은 공들을 퍼팅해야 역전승을 노릴 수 있다. 

따라서 셀비의 이번 '슈퍼 스워브샷'은 절반의 성공인 셈.

셀비는 이번 경기에서 이 장거리 스워브샷을 성공시킨 이후 테이블 위에 남은 목적구가 하나둘 없어지면서 디펜스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결국 33:68로 패했다. 

스누커 경기는 단순히 포켓에 퍼팅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펜스로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디펜스에 성공했을 때 상대방이 파울을 범하게 되면 득점을 하기 때문에 점수 차가 크게 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역전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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