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S, '9볼', '10볼' 등 어려운 종목이 주류가 되면서 사양화된 '8볼' 활성화 시도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일반적으로 테이블 위에 있는 공을 큐로 치는 ‘빌리어즈 스포츠(Billiards Sports)’, 즉 당구는 캐롬(Carom), 포켓볼(Pool), 스누커(Snooker) 등 3개의 종목을 총칭한다.
이 3개 종목은 경기를 하는 당구대와 당구공, 큐 등 모든 용품이 다르다. 기본적인 경기의 형식이 아예 다른 이들은 경기 방식에 따라서 다시 여러 가지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캐롬은 3쿠션, 1쿠션, 빠띠 리브레(4구) 등으로 나뉘고, 미국∙유럽∙동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는 포켓볼은 8볼, 9볼, 10볼, 14.1 등으로 나뉜다.
영국과 중국 중심의 스누커는 전통적인 15-레드와 근래에 보급되고 있는 6-레드 등의 세부 종목이 있다.
그렇다면 이중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종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된 포켓볼 세부 종목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8볼’이다.
8볼이 가장 대중적인 이유는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8볼은 비교적 간단한 룰과 다양한 경기방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펍(Pub)이라 불리는 술집의 형태와 결합한 ‘빌리어즈 바(Billiards Bar)’가 대중의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발전하면서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던 것이 8볼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넘어가면서 8볼보다는 9볼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그 결과로 8볼은 ‘하수’, 9볼은 ‘고수’라는 인식이 쌓이면서 큰 상금이 걸린 8볼 토너먼트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당구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접근성인데,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8볼 종목이 사양화되고 9볼과 10볼 등 더욱 어려운 형태의 종목이 주류가 되면서 사용자층까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포켓볼 관계자들은 90년대까지 한참 규모가 커지던 포켓볼이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부터 8볼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1년에 네 번 ‘월드 풀 시리즈(World Pool Series)’ 투어가 열린다.
WPS를 통해 8볼의 부활을 이뤄내고 아울러 포켓볼 종목과 당구 전체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