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NH농협카드)가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조재호(NH농협카드)가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시원한 공격으로 진검승부를 벌인 조재호(NH농협카드)가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꺾었다. 

조재호는 지난 8일 밤 11시에 시작된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16강전에서 쿠드롱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플레이로 정평이 난 쿠드롱과 그에 못지않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을 이어온 조재호.

성향이 닮은 두 선수는 수비보다는 공격 위주의 빠른 플레이로 매번 애버리지 2점 이상의 화끈한 경기를 펼치며 십수년 동안 당구 팬들에게 3쿠션의 묘미를 전달한 장본인들이다.

따라서 프로당구(PBA)에서 조재호와 쿠드롱의 대결은 사실상의 프로당구 최강자가 벌이는 빅 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는 지난 세 시즌 동안 투어와 팀리그에서 모두 6차례 맞붙어 3승 3패로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그러나 최근 팀리그 대결에서는 쿠드롱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또한, 쿠드롱은 지난 시즌 5차 투어 결승에서 조재호와 벌인 사상 첫 '창 대 창' 정식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4-1로 완승을 거둔 바 있어 대외적으로 조재호가 쿠드롱에게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난해 8월에 시작한 팀리그에서 벌어진 두 선수의 세 차례 에이스전 맞대결에서 쿠드롱이 두 번이나 연달아 1이닝 공격에서 '15점 퍼펙트큐'를 성공시키며 조재호를 완파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더했다.

조재호는 프로에 입성한 이후 팀리그 2021-22시즌 4라운드 경기에서 쿠드롱을 처음 만났다. 조재호의 데뷔는 프로 무대에서 그와 쿠드롱과이 벌이는 맞승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고, 조재호는 보란 듯 4라운드 첫 승부를 5이닝 만에 15:12로 이겼다.

그리고 5라운드에서 다시 쿠드롱과 대결한 조재호는 2:13으로 크게 지고 있던 8이닝부터 4득점, 9득점 연속타로 역전승을 거두며 팀리그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었다.

세 번째 승부였던 지난 시즌 5차 투어 결승전에서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쿠드롱이 무려 결승전 애버리지 3.550을 기록하며 조재호를 4-1로 완파했다.

7개월여 만에 다시 팀리그에서 쿠드롱을 만난 조재호는 13이닝 만에 15:14로 간발의 차 승리를 거뒀다. 프로 무대에서 쿠드롱과 4번 대결해 3승 1패를 거둔 것은 좋은 성적이었다.

'한국의 쿠드롱' 조재호를 상대로 밀렸던 진짜 쿠드롱은 다음 두 경기에서는 아예 중무장을 하고 나타나 급기야 퍼펙트큐를 연달아 두 번이나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하며 상대전적을 3승 3패로 돌려 다소 자존심을 회복했다.

조재호에게 패해 16강 탈락한 쿠드롱.  빌리어즈 자료사진
조재호에게 패해 16강 탈락한 쿠드롱. 사진=김민영 기자
8강에서 조재호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는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사진=김민영 기자
8강에서 조재호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는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사진=김민영 기자

이번 월드챔피언십 16강전 승부는 사정이 달랐다. 퍼펙트큐 두 방으로 조재호를 잠재운 쿠드롱은 기세가 올라 있었고, 반대로 조재호는 지난 시즌 5차 투어 결승전의 쿠드롱처럼 이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했다.

결국, 조재호의 투지는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쿠드롱보다 더 강했고, 애버리지 2.400 대 2.211의 더없이 화끈한 공격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1세트부터 득점력이 폭발한 두 선수는 3이닝까지 13:12의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선공을 잡은 조재호가 4-6-2 연속타로 앞서자 쿠드롱은 1-7-4로 따라붙어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조재호는 선공으로 먼저 시도한 4이닝 타석에서 남아 있던 2점을 득점하고 15:12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쿠드롱이 4이닝에 하이런 8득점을 터트리며 5이닝 만에 15:3으로 승리했고, 다시 3세트에서는 쿠드롱이 4이닝 8득점으로 치고 나가자 8:11로 뒤진 조재호가 6이닝 공격에서 끝내기 7점타를 성공시켜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세트스코어 2-1로 다시 주도권을 잡은 조재호는 4세트에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조재호는 1이닝 5득점으로 포문을 열고 1-3-4 연속타로 13:1(4이닝)까지 크게 앞섰다.

쿠드롱이 4이닝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반면에 조재호는 더 끌어올려 완벽한 마무리를 시작한 것. 조재호는 6이닝 공격에서 남아 있던 2점을 득점하면서 15:4로 승리, 조재호의 설욕전이 마무리됐다.

이번 경기 결과로 조재호는 프로당구에서 쿠드롱을 상대로 4승 3패로 다시 앞서게 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쿠드롱은 조재호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탈락했다. 

조재호의 8강 상대는 쿠드롱에 버금가는 강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다. 카시도코스타스는 16강전에서 박주선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라왔다.

조재호와 카시도코스타스는 투어에서 처음 대결한다. 팀리그에서는 이번 시즌에 두 번 대결해 5라운드에서는 조재호가 6이닝 만에 15:6으로 이겼고, 6라운드에서는 7이닝 만에 7:15로 조재호가 패해 프로에서의 상대전적은 막상막하다. 두 선수의 8강전은 9일 밤 9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3-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한 강동궁(SK렌터카).  사진=PBA 제공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3-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한 강동궁(SK렌터카). 사진=PBA 제공

한편, 이날 16강전에서는 강동궁(SK렌터카)이 '1대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0(15:13, 15:13, 15: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강동궁은 지난 2년 전 열렸던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사파타에게 당한 4-5의 분패를 이번에 설욕했다.

월드챔피언십 준우승자인 강동궁은 이번 8강에서 이영훈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이영훈은 16강전에서 오태준에게 0-2에서 3-2(6:15, 10:15, 15:3, 15:14, 15:6)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우승후보 중 한 명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는 16강에서 백찬현을 3-1(1:15, 15:7, 15:6, 15:6)로 꺾고 월드챔피언십 첫 8강 관문을 넘어섰다.

8강에서 마르티네스는 김영섭과 대결한다. 김영섭은 16강전에서 정경섭을 상대로 2.143의 높은 평균득점을 기록하며 3-0(15:13, 15:8, 15:5)으로 승리했다.

그밖에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과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도 오성욱(휴온스)과 에디 레펜스(SK렌터카)를 각각 3-1(11:15, 15:14, 15:8, 15:10), 3-2(6:15, 15:6, 15:12, 12:15, 15:13)로 제압하고 8강에서 만나게 됐다.

8강 경기는 9일 오후 4시 30분과 9시 30분에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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