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년 만에 프로당구 PBA 팀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에 오른 블루원리조트 엔젤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창단 3년 만에 프로당구 PBA 팀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에 오른 블루원리조트 엔젤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블루원리조트 엔젤스가 창단 3년 만에 프로당구(PBA) 팀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블루원리조트는 21일 오후 4시에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2-23' 포스트시즌 파이널 5차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팀 웰컴저축은행 웰뱅 피닉스를 세트스코어 4-3으로 꺾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두 세트를 승리해 포스트시즌 MVP로 선정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를 비롯해 6, 7세트에서 벌어진 험난한 승부에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강민구 등이 제 몫을 해내며 블루원리조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4차전까지 3승 1패로 웰컴저축은행을 압도했던 블루원리조트는 이날 5차전에서는 풀 세트의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1세트와 3세트에서 사파타가 승리하며 경기 초반에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던 블루원리조트는 최강 혼합복식팀 강민구-스롱 피아비(캄보디아)가 4세트에서 패배를 당해 2-2 동점이 됐고, 5세트까지 웰컴저축은행의 에이스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에게 빼앗기면서 2-3으로 역전을 허용해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나 6세트와 7세트에 출전한 스롱과 강민구가 승리를 거둬 이날 5차전에서 마침내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이번 5차전에서도 블루원리조트는 사파타가 1세트 남자복식에서 혼자 8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5이닝 만에 11:1로 승리했다. (1-0)

앞선 4차전까지 모든 1세트 승부에서 패한 웰컴저축은행은 마지막으로 남은 카드인 쿠드롱-비롤 위마즈(튀르키예)를 5차전에 내보내 반전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사파타의 맹타를 막지 못해 아쉽게 1세트를 내줬다.

블루원리조트는 2세트 여자복식에서 서한솔-김민영이 웰컴저축은행의 김예은-오수정에게 7이닝 만에 4:9로 패해 1-1 동점을 허용했고, 3세트 남자단식(15점)에 다시 출전한 사파타가 11이닝 만에 15:6으로 서현민을 꺾어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5차전 1세트와 3세트를 승리로 이끌어 포스트시즌 MVP에 선정된 다비드 사파타.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5차전 1세트와 3세트를 승리로 이끌어 포스트시즌 MVP에 선정된 다비드 사파타.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팀 타임아웃에서 작전을 상의하는 스롱 피아비와 리더 엄상필.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벤치 타임아웃에서 작전을 상의하는 스롱 피아비와 리더 엄상필.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2차전부터 3연승을 달리고 있던 최강 혼합복식팀 강민구-스롱이 버티고 있던 블루원리조트의 승리가 유리한 상황.

그러나 남녀 선수가 번갈아 가며 한 타석에 서야 하기 때문에 선수 간 호흡이 중요한 스카치 방식의 혼합복식은 상대전적에서앞선 팀이 이길 확률이 비교적 높다.

두 팀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혼합복식전에서 전기리그에는 블루원리조트가 3승, 후기리그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이 3승을 거뒀다.

블루원리조트는 모두 강민구-스롱이 나선 반면에 웰컴저축은행은 쿠드롱-김예은, 위마즈-오수정, 서현민-오수정 등으로 매 경기 출전 선수가 바뀌었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합친 상대 전적에서는 이번 5차전에 출전한 위마즈-오수정이 2승 1패로 강민구-스롱에 앞서 있었다. 

지난 4라운드 경기에서 강민구-스롱을 상대로 6이닝 만에 9:8로 역전승을 거둔 위마즈-오수정은 포스트시즌 파이널 1차전에서도 7이닝 만에 9:3으로 승리했고, 3차전에서는 2이닝 만에 0:9로 패했다.

5차전에서 웰컴저축은행이 상대전적에서 앞선 위마즈-오수정을 출전시켰고 단 2이닝 만에 9점을 합작하면서 9:2로 승리, 결국 세트스코어가 2-2로 동점이 됐다.

2세트를 승리한 웰컴저축은행 김예은-오수정(왼쪽부터).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5차전 2세트를 승리한 웰컴저축은행 김예은-오수정(왼쪽부터).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웰컴저축은행의 프레데릭 쿠드롱과 비롤 위마즈, 한지승.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웰컴저축은행의 프레데릭 쿠드롱과 비롤 위마즈, 한지승.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벼랑 끝으로 몰려갔던 웰컴저축은행이 4세트를 승리하면서 기사회생을 노리게 된 반면에 블루원리조트는 3-1로 앞설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더군다나 5세트 남자복식(11점)에서 웰컴저축은행은 쿠드롱이 나오기 때문에 승부는 반전될 가능성이 컸다.

우려했던대로 5세트에서 쿠드롱이 블루원리조트 잔 차팍(튀르키예)에게 8이닝 만에 11:6으로 승리하면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5차전에서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블루원리조트는 무척 아쉬운 상황이 됐고, 웰컴저축은행은 6차전까지 승부를 끌고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6세트 여자단식에 출전한 스롱이 김예은과의 진검승부에서 또 한 번 상황을 반전시켰다.

스롱은 3:6으로 지고 있던 7이닝에서 대거 6점을 쓸어 담고 9:6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세트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7세트에서 팀의 운명을 걸고 맞붙은 강민구와 한지승의 대결에서는 노련한 강민구가 1세트부터 2점, 1점 등 연속으로 득점한 다음 3이닝 공격에서 주특기 뱅크 샷을 앞세워 5점을 더 달아나 8:1로 크게 리드했다.

이어서 강민구는 4이닝에서 남아있던 3점을 모두 성공시켜 11:1로 승리, 블루원리조트가 마침내 창단 첫 팀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7세트를 승리하며 블루원리조트의 우승 마지막 계단을 올라선 강민구.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7세트를 승리하며 블루원리조트의 우승 마지막 계단을 올라선 강민구.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강민구의 마지막 득점이 성공하자 기뻐하며 뛰어 나가는 블루원리조트 선수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강민구의 마지막 득점이 성공하자 기뻐하며 뛰어 나가는 블루원리조트 선수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우승을 자축하는 블루원리조트 선수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우승을 자축하는 블루원리조트 선수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블루원리조트는 팀리그가 시작된 2020-21시즌 1, 2라운드까지 최하위에 머물러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당시 3라운드부터 분발해 4, 5라운드에서 3위까지 올라왔지만, 마지막 6라운드를 공동 4위에 그쳐 여섯 팀 중 네 팀이 올라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다음 2021-22시즌에는 여자 당구 최강자인 스롱을 영입해 새 출발에 나섰고, 2라운드까지는 여전히 최하위로 부진하다가 3라운드부터 팀원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한때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전기리그를 공동 5위로 마쳐 중위권에 머물렀던 블루원리조트는 후기리그에서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하고 12승 3무 6패로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팀으로 급부상했다.

정규리그 전체순위 공동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던 블루원리조트는 포스트시즌에서 5연승을 거듭하고 챔피언결정전 파이널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파이널에서 웰컴저축은행과 정식 경기에서는 3승 3패의 승부를 벌이고도 어드밴티지 1패로 인해 3승 4패가 되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블루원리조트 엔젤스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블루원리조트 엔젤스 선수 및 관계자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준우승 웰컴저축은행 선수들과 PBA 및 대회 관계자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준우승 웰컴저축은행 선수들과 PBA 및 대회 관계자들. 왼쪽부터 PBA 장상진 부총재, 블루원리조트 윤재연 구단주, 웰컴저축은행 김예은, 한지승, 오수정, 서현민, 프레데릭 쿠드롱, 웰컴저축은행 박성수 단장.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이번 2022-23시즌에는 전기리그에서 공동 3위에 그쳤던 블루원리조트는 후기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후기리그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NH농협카드 그린포스가 6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웰컴저축은행에 1-4로 패하면서 승자승에서 2승 1패로 앞선 블루원리조트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전체순위 공동 2위였던 NH농협카드는 이 경기 패배로 포스트시즌행에 실패, 블루원리조트와 운명이 엇갈렸다.

웰컴저축은행에 이어 전체순위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블루원리조트는 플레이오프에서 하나카드 원큐페이를 3승으로 따돌리고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다.

파이널에서는 지난해 아깝게 패했던 웰컴저축은행을 상대로 1차전을 2-4로 패했지만, 2차전과 3차전, 4차전을 연속해서 4-2로 이기며 3승 1패로 앞서다가 이날 5차전을 4-3으로 승리하고 포스트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블루원리조트는 상금 1억원, 준우승팀 웰컴저축은행은 5000만원을 받았고, MVP 사파타는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우승을 차지한 블루원리조트.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우승을 차지한 블루원리조트. 왼쪽부터 서한솔, 김민영, 다비드 사파타, 스롱 피아비, 잔 차팍, 강민구, 엄상필.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우승상금 1억원을 받은 블루원리조트 리더 엄상필(왼쪽)과 타이틀스폰서 웰컴저축은행의 박성수 본부장.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우승상금 1억원을 받은 블루원리조트 리더 엄상필(왼쪽)과 타이틀스폰서 웰컴저축은행의 박성수 단장.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MVP 다비드 사파타(왼쪽)와 PBA 장상진 부총재.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MVP 다비드 사파타(왼쪽)와 PBA 장상진 부총재.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시상식 후 언론사 공동 인터뷰에서 블루원리조트 리더 엄상필은 "너무 좋다. 지난 3년이 시상식 단상에서 스쳐 지나갔다. 팀리그 우승은 남다른 것 같다"라며 "어려움을 딛고 우승을 이뤄서 더 값지다. 우리 팀원들이 자랑스럽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블루원리조트가 환골탈태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던 스롱은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행복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MVP에 선정된 사파타는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팀리그 기간이 굉장히 길어서 그만큼 압박이 컸는데, 팀원들과 함께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승까지 활약이 컸던 강민구는 "개인투어 우승으로 혼자 우승트로피를 드는 것보다 더 큰 팀리그 우승트로피를 드니깐 기분이 다르다. 1년에 한 번밖에 못 드는 트로피라서 너무 영광스럽다"라고 우승소감을 말했다.

PBA는 이날 블루원리조트의 우승으로 팀리그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고, 오는 3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PBA 월드챔피언십 2023'에서 시즌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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