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혁, 앙카라 - 라스베이거스 2회 연속 최종예선에 이어 4번째 출전 만에 본선行

고등학교 3학년인 '제2의 조명우' 손준혁(부천상동방통고)이 2022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고등학교 3학년인 '제2의 조명우' 손준혁(부천상동방통고)이 2022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고등학교 3학년인 '3쿠션 유망주' 손준혁(부천상동방통고3, 세계랭킹 197위)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초 세계 무대에 처음 데뷔해 좋은 기량으로 '제2의 조명우'라 불리기 시작한 손준혁.

마침내 그가 세계 최강자들이 즐비한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본선 관문을 넘었다.

손준혁은 지난 25일 열린 '2022 서울 3쿠션 당구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승을 올리며 H조 1위로 본선 32강 리그에 진출했다.

경력이 많은 선수들도 통과가 어려운 3쿠션 당구월드컵 대회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손준혁이 4번째 출전 만에 올린 놀라운 성과다.

올해 2월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손준혁은 당시 최종예선까지 올라가는 대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손준혁은 한 달 반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 나가 두 대회 연속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 번째 도전이었던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는 2라운드에서 1승 1패로 아깝게 탈락했고, 이번 서울 당구월드컵이 손준혁의 네 번째 도전이었다.

이날 최종예선에서 손준혁은 어려운 상대들을 만났다. 콜롬비아의 호세 후안 가르시아와 베트남의 응우옌짠딴뜨 모두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상대들이었다.

세계랭킹 24위 가르시아는 남미권의 최강자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선수다.

세계랭킹 41위에 올라 있는 응우옌짠딴뜨는 지난 2020년 코로나 이전 마지막 대회였던 안탈리아 당구월드컵에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와 사메 시덤(이집트) 같은 강자들을 꺾고 8강에 올라가는 활약을 펼쳐 당구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그러나 손준혁은 우직하게 이 선수들과 맞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고 최종예선 H조 1위를 차지했다.

본선 32강전 첫 경기에 나선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본선 32강전 첫 경기에 나선 손준혁. 사진=김민영 기자

첫 경기에서 손준혁은 응우옌짠딴뜨와 대결했다. 손준혁의 초반 흐름이 좋았고, 단타로 점수를 쌓아 12이닝까지 13:7로 앞섰다.

13이닝에서 연속 6득점을 올린 손준혁은 14이닝 만에 20:13으로 전반전을 앞섰다.

손준혁은 후반 첫 타석부터 5점을 뽑아 굳히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종반으로 갈수록 상대 선수의 기세가 살아나며 21이닝에서는 26:26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에 손준혁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고, 22이닝 공격에서 힘차게 몰아붙인 손준혁은 7득점 결정타에 성공했다.

34:29로 앞선 손준혁은 24이닝 타석에서 남은 6점을 한 번에 쓸어 담아 40:31로 값진 1승을 거두었다.

다음 상대인 가르시아는 손준혁에게 일격을 맞은 응우옌짠딴뜨에게 26이닝 만에 29:40으로 패해 1패를 안고 손준혁과 마지막 일전을 벌였다.

노련한 가르시아와의 대결은 초반 싸움이 4이닝까지 8:8로 치열했다. 가르시아가 이후 8연타석 범타에 허덕이는 사이에 손준혁은 꾸준히 점수를 올려 17이닝에서 23:11로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후반전에 가르시아가 4번의 공격으로 4점, 6점, 2점, 5점 등 17점을 만회해 25:28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손준혁이 24이닝에 3점을 쫓아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곧바로 가르시아가 5점 더 달아나면서 28:33으로 벌어져 손준혁에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본선 32강전이 열리고 있는 태릉선수촌 승리관.  사진=김민영 기자
본선 32강전이 열리고 있는 태릉선수촌 승리관. 사진=김민영 기자

앞서 가던 경기를 막판에 뒤집힐 경우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손준혁에게는 크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

다만, 손준혁은 첫 경기에서도 동점을 허용하고 연속 7득점을 터트려 승리를 거두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공교롭게도 손준혁은 이번에도 '7점타'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호흡을 가다듬고 25이닝 타석에 선 손준혁은 침착하게 연속 7득점을 올리며 35:34로 역전시켰고, 결국 29이닝에 5득점 끝내기타에 성공해 40:34로 승리를 거두었다.

손준혁이 마침내 당구월드컵 본선행 관문을 넘었다.

'제2의 조명우'로 주목받는 손준혁이 세계 최강자들의 격전장인 3쿠션 당구월드컵 본선에 올라가면서 한국 당구계는 한껏 고무되는 분위기다.

26일 본선 32강에서 손준혁은 에디 멕스(벨기에), 사이그너, 뤼피 체넷(튀르키예) 등 세계 정상권 선수들과 리그전을 벌인다.

물론 이번 32강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세계 무대에 4번 도전하는 동안 본선 1회, 최종예선 2회, 2라운드 1회 등의 준수한 성적표를 가져온 손준혁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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