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서 5-3 사파타 꺾고 우승

통산 6승·연속 4승과 함께 최초 '그랜드슬램' 달성

우승 쿠드롱 상금 2억원, 준우승 사파타 7000만원 받아

쿠드롱 "새 시스템, 당구대, 당구공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프로당구 PBA 투어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며 통산 6승과 연속 4승, 결승 불패 기록에 이어 최초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당구 황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프로당구 PBA 투어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며 통산 6승과 연속 4승, 결승 불패 기록에 이어 최초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통산 6승, 연속 4승, 결승 불패, 그리고 최초 그랜드슬램. 프레데릭 쿠드롱(54·웰컴저축은행)이 프로당구 PBA 투어를 끝내 완전 정복했다.

우승상금 2억원이 걸린 2021-22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이 쿠드롱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프로 출범 3년 만에 최초 그랜드슬램이 달성되었다.

쿠드롱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열린 3개 투어를 연속 우승했고, 팀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비롯해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어서 월드챔피언십까지 모두 챔피언에 오르며 개인전과 팀리그 타이틀을 한 시즌에 전부 휩쓸었다.

28일 밤 9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이번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쿠드롱은 디펜딩 챔피언 다비드 사파타(30·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쿠드롱의 플레이는 완벽했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 총 56분 동안 19번 타석에 들어서서 18번을 득점했고, 세트스코어 3-0으로 앞서면서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초반에는 시원한 장타는 없었지만 1점부터 6점까지 중단타를 쉬지 않고 뽑아내며 점수를 쌓았다.

1세트를 8이닝 만에 15:12로 마무리한 쿠드롱은 2세트도 8이닝 만에 15:6으로 끝냈고, 3세트는 5-4-6 연속타로 3이닝 만에 15:2로 승리했다.

두 세트만 더 따내면 승리하는 쿠드롱은 여유가 생겼다. 반면에 사파타는 쿠드롱을 상대로 3세트까지 연달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4세트에서는 신중해진 사파타가 매 타석 한두 점씩 점수를 모았고, 쿠드롱은 3이닝 7득점타 한 방으로 9:9 접전을 이어갔다.

쿠드롱이 5번의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에 전세가 잠시 사파타의 흐름으로 뒤집히기도 했다.

14:14로 치닫던 4세트는 사파타가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쿠드롱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3-1)

5세트에서 1이닝 6득점과 2이닝 4득점타로 10:1로 크게 앞선 쿠드롱은 결국 6이닝에서 5득점 끝내기타를 성공시키며 15:3으로 승리, 세트스코어 4-1을 만들었다.

결승전에서 샷하는 쿠드롱.  사진=김민영 기자
결승전에서 샷하는 쿠드롱. 사진=김민영 기자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김민영 기자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김민영 기자

쿠드롱이 승리까지 남은 세트는 단 한 세트. 막다른 길에 몰린 사파타는 6세트 첫 타석에서 하이런 10점을 뽑아내며 반전을 노렸으나 쿠드롱이 3, 4이닝에서 5점, 4점 등 순식간에 10:10 동점을 만들어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다행히 4이닝 타석에서 4득점타가 터지면서 한숨을 돌린 사파타가 5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마무리해 15:11로 한 세트를 더 만회했다. (4-2)

이렇게 사파타의 집중력 살아나면서 쿠드롱은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7세트에서 쿠드롱은 7이닝 동안 단 4득점에 그쳤고, 사파타는 6-2-3 연속타를 터트리며 15:4로 승리했다.

한 세트를 남겨두고 세트스코어 4-3까지 추격을 당한 쿠드롱은 만약 8세트를 빼앗기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후 1시간 동안 경기를 주도하고 쉽게 승리하는 듯했던 쿠드롱은 이후 77분 동안은 1승 3패로 끌려갔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파타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쿠드롱은 크게 흔들렸다. 따라서 8세트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승부처였다.

쿠드롱은 8세트 초반부터 다시 달라졌다. 2-1-2 연속득점에 이어 4이닝 타석에서 결정타가 터졌다.

4이닝 연속 8득점타로 쐐기를 박은 쿠드롱은 다음 5이닝에서 남은 두 점을 쓸어 담고 15:3으로 8세트를 마무리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사진=김민영 기자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사진=김민영 기자
쿠드롱과 대회 관계자들.  사진=김민영 기자
쿠드롱과 대회 관계자들. 사진=김민영 기자

쿠드롱은 프로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 우승 2회에 그쳐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프로당구가 출범하고 쿠드롱을 제외한 다른 톱 클래스 선수들이 대부분 UMB 잔류를 선택하면서 PBA는 쿠드롱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쿠드롱의 세상'은 아니었다. 뱅크 샷 2점제나 서바이벌 예선전 같은 새로운 룰과 새로운 당구대와 당구공 등으로 인해 변수가 많았고, 사상 최초로 억대 상금에 도전하는 국내파 선수들이 비교적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어느 한 선수의 독식은 일어나지 않았다.

PBA는 투어마다 드라마틱한 우승 스토리가 전해지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며 당구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3년 차가 되면서 서바이벌 경기가 폐지되는 경기 내적인 요소를 비롯해 국내 장기 체류를 선택한 쿠드롱이 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얻어 전보다 더 철저하게 시합을 준비하는 등 여러 변화가 생기면서 예상했던 반전이 시작되었다.

지난 12월 7일 시작된 이번 시즌 4차 투어부터 쿠드롱은 독주를 시작했다. 개인투어 3회 연속 우승을 비롯해 통산 5승을 달성했고, 이번 대회 예선까지 총 23경기 연속 승리라는 불멸의 기록까지 세웠다.

이러한 활약이 이어진 최근 112일 동안 개인투어에서 쿠드롱이 받은 상금은 무려 5억원. 누적 7억 5800만원을 기록한 쿠드롱은 프로당구 무대에서 명실상부한 랭킹 1위를 고수했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쿠드롱과 타이틀스폰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쿠드롱과 타이틀스폰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TS샴푸 퍼펙트큐상'으로 상금 2000만원을 받은 강승용과 TS샴푸 장기영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TS샴푸 퍼펙트큐상'으로 상금 2000만원을 받은 강승용과 TS샴푸 장기영 대표. 사진=김민영 기자
'웰뱅톱랭킹 톱애버리지상'을 받은 마민깜과 PBA 장상진 부총재.  사진=김민영 기자
'웰뱅톱랭킹 톱애버리지상'을 받은 마민깜과 PBA 장상진 부총재. 사진=김민영 기자

쿠드롱은 경기 후 "나는 30년 동안 당구를 쳤고,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라고 말하며 "서바이벌 등 대회 시스템과 새 당구대, 당구공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회장 근처에 아파트를 얻었는데, 가까운 거리여서 대회장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런 점이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를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은 많다. 이번 시즌에 그 선수들이 자기 실력 발휘를 잘하지 못한 것 같다. 덕분에 내가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3쿠션 역사상 최고 상금인 3억원을 받았던 사파타는 1년 만에 다시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 2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쿠드롱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큐를 접었다.

사파타는 "쿠드롱과 같은 선수를 결승에서 만나면 스스로 200% 이상 경기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내가 6, 7세트를 잘해서 8세트를 이겼다면 승산이 있었을 수 있다"라고 아쉬워했다.

또한, "사람들이 왜 나는 왕중왕전에서 잘하고 팀리그에서 못 하냐고 묻곤 하는데, 그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경기는 초반에 잘하지 못 해도 3, 4세트에서 집중하면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지만, 팀리그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상금이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라고 밝혔다.

사파타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상금 7000만원을 받고 누적상금 5억 350만원이 되면서 쿠드롱에 이어 랭킹 2위를 지켰다.

한편,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 톱애버리지상(상금 400만원)'은 32강 예선 리그전 A조에서 쿠드롱을 상대로 애버리지 2.882를 기록하며 승리한 마민깜(신한금융투자)에게 돌아갔다.

그밖에 한 타석에서 15점(LPBA 11점)을 모두 득점하는 'TS샴푸 퍼펙트큐상(2000만원)'은 예선에서 한 큐에 15점을 득점한 강승용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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