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세트 연달아 차지한 이종주, 3세트 컨디션 난조로 박광열에게 뺏겨

4세트서 1, 2이닝에 12점 만든 후 7이닝째에 매치 포인트 성공시키며 3-1로 4강 진출

“기왕 여기까지 올라 온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첫 PBA 투어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이종주.  사진=김민영 기자
첫 PBA 투어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이종주.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종주가 8강전에서 박광열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첫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전까지 64강 진출이 가장 높은 성적이었던 이종주는 이번 4강 진출로 자신의 경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특히 PBA 투어 첫 시즌 1부 투어에서 활동한 이종주는 두 번째 시즌에 2부 투어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은 후 다시 1부 투어에 올랐으나 올해도 이렇다 할 성적이 없어 다시 강등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성적으로 강등 위기에서 탈출한 모양새다. 

8강전 1세트를 10이닝 만에 15:5로 차지한 이종주는 2세트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하며 6이닝 만에 15:11로 박광열을 제압하고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갔다. 

2세트에서의 기세로만 봤을 때 3세트에서도 이종주의 활약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3세트에서는 이종주의 장타가 터지지 못했다. 2이닝과 8이닝 2득점이 유일한 연속 득점이었고, 무려 20이닝까지 가는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박광열은 8이닝에 5점을 몰아치며 12이닝에 8:12로 이종주를 앞섰으나 13이닝부터 19이닝까지 7이닝을 공타로 날리며 16이닝째에는 12:12로 이종주의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결국 20이닝에 먼저 남은 3점을 획득한 박광열이 13:15로 승리하며 세트를 가져갔다. (2-1)

경기 후 이종주는 3세트에서의 부진을 컨디션 난조로 꼽았다. “너무 긴장해서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다. 2세트까지는 괜찮았는데, 3세트에는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왔다. 마치 뒤에서 누가 팔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고, 경기가 잘 안됐다”고 평가했다. 
 

이종주와 박광열의 8강전. 사진=김민영 기자
이종주와 박광열의 8강전. 사진=김민영 기자

잠깐의 브레이크 후 시작된 4세트에서 이종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1이닝에 7득점을 올린 이종주는 2이닝에 5점을 보태 12:2로 단숨에 우위를 선점했다.

박광열이 4이닝부터 6이닝까지 3-3-4점을 치며 13:12로 턱밑 추격을 펼쳤으나 7이닝에 득점 없이 타석을 넘겼고, 타석을 넘겨받은 이종주는 스리뱅크샷으로 2점을 추가하며 15:12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3-1)

경기가 끝난 후 이종주는 “너무 기쁘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아내인 임정숙 선수가 우승했을 때만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리셋이다. 이겨도 너무 들뜨지 말고, 져도 실망하지 말고 다음 세트에 임할 수 있는 정신 상태를 만들려고 연습과 노력을 많이 했는데, 4세트에서 그동안의 훈련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8강전 승리를 설명했다. 
 

남편 이종주의 경기를 지켜보는 원조 'LPBA 여왕' 임정숙.  사진=김민영 기자
남편 이종주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원조 'LPBA 여왕' 임정숙. 사진=김민영 기자

이 대결에서 이종주는 무려 10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총 58점의 득점 중 20점을 뱅크샷으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종주는 “원뱅크를 잘 치는 스승에게 처음 공을 배웠다. 그렇다 보니 원뱅크에 관심이 많았고, 다른 사람보다 많이 구사하게 됐다. 이번 대회도 뱅크샷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이 컸다. 어제 경기 해설을 해주신 김용철 해설위원의 말씀이 맞다. 2점제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1점 공이 부족하다.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같은 확률이라면 뱅크샷에 승부를 걸었다”고 밝혔다. 

이종주는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임성균의 8강전 승자와 내일(5일) 4강전에서 대결한다. 

“만약 쿠드롱이 4강전 상대가 된다면, 그동안 한 번도 경기를 해 본 적은 없지만 꼭 한번 붙어보고 싶은 상대다. 내 공만 생각하고 내 공만 치는 ‘무심 타법’으로 어금니 깨물고 열심히 쳐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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